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강론자료

0101-평화의날-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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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0-01-01 ㅣ No.174

오늘은 새로운 밀레니엄의 첫 날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시고

펼치시는 굿뉴스 가족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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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

          민수기 6,22-27    갈라디아서 4,4-7    루가 2,16-21

     2000. 1. 1.

 

 주제 :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드디어 200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전혀 올 것 같지 않았던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틀린 것이겠죠.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천년, 반복되지 않을 새로운 천년의 시작을 맞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하고 질문해 봅니다.

 

오늘 아침에는 송추 계곡으로 올라서 ’사패산’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그제와 별반 차이 없는 하루라고 생각하고 그저 방에서 맞이하기에는 뭔가 차이날 것 같아서 본당의 어르신 몇 분과 아침 일찍, 해뜨기 전에 산에 올랐습니다.  바다에서 떠 오른 모습을 본 것은 아닙니다만,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는 날, 태양을 바라보고 우리의 다짐을 잠시 봉헌한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새로운 천년이 바뀌는 순간에 어떤 결심을 하셨습니까?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돌 하나가 굴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리 뾰족, 저리 뾰족해서 굴러가기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돌에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센 물살이 때로는 약한 물살이 자기 몸을 흔들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얼마를 구르던 이 돌에게 곁을 스쳐지나가던 물이 말했습니다.  "어이 여보게. 자네는 왜 떨어져 나와서 어려운 고생길에 접어들었나?  나 같으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걸세. 그렇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아플 이유가 없지!!"  그 말을 들은 뾰족한 돌은 할 말이 없었습니다. 사실은 물이 하는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 자리에 있으려고만 했더라면 몸의 부분 부분이 떨어져나가는 아픔을 겪지도 않았을 것인데... 그래도 내친 몸 가는 데까지 가보자. 미래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이왕에 시작한 일, 끝을 찾아서 가야지...

 

오늘은 새해 첫날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자리에 모여 새로운 밀레니엄의 첫 날에 하느님의 엄위하신 대전 앞에서 첫 마음을 봉헌하는 미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소리가 있습니다.  이 말은 새해 첫날에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단순한 ’시작’이 정말 ’반’이 아니라, 첫 마음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소리라는 것 정도는 누구나 다 압니다.  산 위에서 떨어져 나온 돌멩이 하나의 여행도 제가 그러한 의도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에이 내친 몸이니 가는 데까지 가보자’하는 자세가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그 마음은 시작의 마음이면 충분한 것이고,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뭔가 부족한 일로 남을 것입니다.  

 

오늘은 성탄 축제일의 여덟째 날입니다.  구원을 안겨준 천사들의 소식에 한달음으로 달려간 목동들이 성탄의 현장을 바라본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성서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급한 마음에 달려간 그들의 마음도 축하하는 마음은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축하의 마음을 오늘 새해 첫날에 갖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은 평화와 사랑의 마음을 얻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랑과 평화의 마음은 우리가 갖자고 하는 것만으로 오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도 약속하신 적이 있습니다. "누구든지 마음에 의심을 품지 않고 자기가 말한 대로 되리라고 믿기만 하면, 그대로 될 것이다"  이러한 마음자세를 갖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간으로 오셨고, 그 어머니 마리아를 통하여 평화를 주시고자 하셨던 평화의 마음을 우리가 받아들이고 실천하려고만 한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천년의 첫 해는 기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우리 삶에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새로운 천년의 첫해, 첫 날을 어떤 마음으로 맞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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