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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교우를 모셔오라3: 냉담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상) - 개인적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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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7-31 ㅣ No.112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3) 냉담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상) - 개인적 원인


행복하지도 않고 확실한 이유도 없다면 누가 성당에 올까요?

 

 

공동 기획 평화방송ㆍ평화신문 / 미래사목연구소

 

병을 낫게 하려면 환자의 질병발생 원인을 정확히 짚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냉담교우를 회두시켜 교회로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그들을 냉담하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적합한 처방이 가능하다. 현장 사목 관계자들은 "일반적으로 신자들이 냉담을 하는 이유는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작은 관심만 있어도 냉담을 얼마든지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례받은 신자가 냉담하게 되는 원인을 개인적 원인과 교회적 원인으로 구분해 분석해 본다.

 

벌써 8년째다. 회사를 그만두고 요리사의 길로 들어선 권 베드로(42)씨는 직업 특성상 주일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느라 한두 번 미사참례를 빠지다보니 자연히 성당과 멀어졌다. 몇 년 전 아내와 이혼하고부터는 신앙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박씨는 신앙생활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었지만 자신과 아이들을 버리고 떠난 아내를 원망하는 마음이 아직도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픔을 이해하거나 위로해 주기는커녕 무조건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강요하는 교회 가르침이 그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박씨는 결국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냉담원인 1순위 '바빠서'

 

수원교구 복음화국이 펴낸 「2007년 쉬는 교우 대상 설문분석 보고서」를 보면 신자들 스스로도 냉담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응답자의 69.5%가 냉담 원인에 대해 '자신의 문제'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응답자들은 개인적 원인으로 ▲ 생계ㆍ학업으로 바빠서 37.6%(이하 복수응답) ▲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귀찮아서 22.4% ▲ 성당을 못 찾거나 한두 번 빠지다 보니까 20.9% ▲ 신앙에 대한 회의가 들어서 17.8% ▲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소외된 느낌이 들어서 15.6% 등을 들었다.

 

또 교회적 원인으로는 고해성사가 부담스러워서가 39.6%로 가장 높았고 ▲ 전례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싫증나서 15.4% ▲ 본당에서 활동하다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 12.4%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가 2007년 발표한 「신자의식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위의 수원교구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냉담의 가장 큰 원인은 '생계나 학업'이 25.2%로 가장 높고, '고해성사 부담'(17.1%)과 '신앙에 대한 회의'(13.6%), '신자ㆍ수도자ㆍ성직자에 대한 실망'(10%) 등의 순서다.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의 1997년 「냉담의 원인과 해소 방안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보고」 역시 '직장이나 학업'(21.1%) 등 생활고로 인한 냉담률이 가장 높고, '신자ㆍ수도자ㆍ성직자에 대한 실망'(18%), '신앙에 대한 회의 및 교리 부족'(12.4%), '교회에서 느끼는 소외감'(9.3%) 등이 냉담 원인으로 나타났다.

 

청주교구가 2002년 실시한 「교구 내 쉬고 있는 교우들의 의식」 설문조사에서도 냉담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바빠서'가 3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리대로 살기 부담스러워서'(17.8%) '고해성사를 보기 싫어서'(16.1%) '귀찮아서'(15.1%) 순으로 나타났다.

 

 

흔들리는 신앙 정체성

 

이 같은 조사 결과들을 보면 고해성사 부담, 성직자ㆍ수도자에 대한 실망, 본당 교우와의 갈등 등을 제외하고 냉담 원인의 대부분이 개인적 이유에 집중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설문조사에서 냉담교우들이 첫 번째로 꼽는 이유는 '직장(생계)이나 학업' 등으로 바쁘다는 것이었는데, 결국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학교 진학ㆍ생계ㆍ취업 등에 의해 신앙생활이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미래사목연구소 소장 차동엽 신부는 "냉담교우 비율이 늘고 있는 것은 결국 신앙인들의 구원관이 확고히 서 있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풀어 말하면 구원에 대한 낮은 확신과 흔들리는 신앙 정체성이 냉담교우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자들 스스로 가톨릭 신앙을 통한 구원을 확신하지 못하고, 또 신앙인으로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데 어떻게 적극적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어쩌다 한두 번 빠지다 보니까', '일요일에 일하기 때문에' 냉담하게 됐다는 것도 결국 신앙생활 초기에 교회 차원에서 확고한 신앙관을 심어주는 교육이 부족했거나 본인 노력이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선 사목자들은 20ㆍ30대 청년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신앙 미성숙'을 꼽는다. 청년들이 신앙의 은총을 깨닫지 못하거나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신앙의 본질은 뒷전으로 하고 활동이나 친교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총무 배경민(의정부교구 금촌2동본당 주임) 신부는 "성당은 시간이 남을 때 가는 곳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 결과 '시간이 없어서', '귀찮아서' 의무를 지키지 못하고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사목정보」 2010년 3월호)

 

현장 사목 관계자들은 "냉담이 개인적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 원인들이 교회 공동체의 구조적 여건과 무관하지 않으므로 냉담교우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개인적 차원에 한정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신문, 2010년 7월 18일, 서영호 기자]

 

 

냉담교우 발생 원인의 변화 추이

 

 

지난 2월 미래사목연구소는 냉담교우 발생 원인을 분석, 개인과 본당 차원의 맞춤형 대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하고자 '냉담교우 모시기 방안 세미나'를 실시했다.

 

여기에서 발표된 '쉬는 신자들의 냉담 이유'는 △ 서울 한강본당의 냉담자 연구(1996년) △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에서 서울대교구 평협 주최 본당 총회장회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냉담의 원인과 해소 방안에 관한 설문조사(1997년) 결과를 기초로 분석했다.

 

그리고 △ 대전교구가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개인과 교회 차원에서 냉담 이유를 묻는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2005년) △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가 작성한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에 나타난 냉담의 원인(2007년)까지 총 4개의 냉담교우 관련 연구를 종합해 분석했다.

 

사실 이들을 종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설문의 내용과 용어가 표준화되지 않았고 표본층도 다양했으며 나아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쉬는' 이유도 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변화 추이를 관찰하기 위해 이들 내용을 도표로 종합할 수 있었다.

 

이 도표를 통해서 우리는 냉담 원인을 개인 차원에서 볼 때, 1순위가 '직장이나 학업'이며, 2순위가 '신앙의 회의 내지 교리 부족', 3ㆍ4 순위가 '여가(취미)생활', '가족 내 (종교)갈등' 임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신앙생활이 점점 개인주의화되고 있으며, 포스트모더니즘의 도래로 형식적 전례나 성사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재미와 감성 욕구가 점차 증대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평화신문, 2010년 7월 18일, 김양석(미래사목연구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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