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토)
(녹)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강론자료

대림 2 주일-다해-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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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0-12-10 ㅣ No.224

대 림 2 주 일 ( 다해 )

 

        바룩예언서 5,1-9    필립비 1,4-6.8-11    루가 3,1-6

    2000. 12. 10.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어느 덧 대림절을 맞고 오늘은 2 번째 주일입니다.  대림시기는 자신들의 현상을 바꾸어 주시기를 바랐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역사를 따라 기억하는 우리도 우리 삶을 바꾸어주실 예수님을 맞아들이기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노력도 없이 시간이 흘러서 저절로 맞게 될 성탄이 아니라,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과 정성을 들여서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을 받아들이자는 기간입니다.

 

2000년 12월을 지내는 우리에게 세상의 구원자로서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일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에 합당한 자세는 어떤 것이겠습니까?  모든 사람이 긍정할 수 있는 응답을 쉽사리 댈 수 없는 이 질문은 현재의 세상이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소리도 되는 것이며, 그 복잡하고 다양한 가운데서 우리가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오늘 대림 2 번째 주일에 복음 말씀은 세례자 요한의 외침을 전해줍니다. 그는 구세주로 다가오실 분을 맞아들일 합당한 준비를 하라고 외칩니다.  그 외침의 내용은 '회개하고 세례 받아라'는 아주 간단한 선언이지만, 그 안에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자리에 앉으신 여러분은 대부분 이미 세례를 받으신 분들입니다.  그러므로 세례자 요한의 외침에 따르면 이미 중요한 한가지 일은 실행하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바쁜 사람들이 자신의 생을 뒤돌아보고 반성의 시간을 갖기가 어려운 것처럼, 신앙인에게도 늘 '회개하라'는 외침은 부담스러운 것으로 생각합니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회개하라는 것이며, 설사 내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를 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성서를 통해서 실천에 관계되는 답을 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로 듣는 '바룩'예언서는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아주 어려운 때,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때에 선포된 희망의 말씀입니다. 시대상황은 어렵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독서 내용에는 어려움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의 삶에 이리저리 시달린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가오는 희망을 맞이하기 위하여 어떤 해야 일을 할 것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잘 분석하고 책임소재를 가리는 사람들은 세상이 변하면, 나도 변하겠다는 말을 씁니다.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틀어진 일이 발생했는데, 다른 사람이 먼저 나에게 용서를 청하는 이야기를 한다면, 마지못해서 내가 변해주겠다는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도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한가지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에 삶의 기쁨은 찾아오기 힘들다는 것을 모릅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도 같은 입장에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현실을 아무리 둘러봐도 기뻐할 요소는 없는 시대에, 기쁨이라고는 없던 시대에 바룩 예언자는 왜 희망의 소식을 전했을까?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응답은 얻기 어려운 것입니다.

 

세상 일 가운데는 홀로 이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손뼉을 쳐도 두 손이 부딪혀야 소리가 납니다.  한 손을 아무리 휘둘러도 적당한 것이 없다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신앙생활을 통해서 삶의 기쁨과 활력을 얻고 싶다면, 내가 지금 움직이는 행동들이 기쁨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은 변하는 것이지, 세상이 내가 원하는 만큼 변한 다음에 내가 변하겠다고 움직이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하는 일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외침에도 나옵니다.  '골짜기는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눕혀지고, 굽은 길이 곧아지는 날,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 된다'는 선언을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세상은 저절로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필요에 따라 이리로 파고, 저리로 길을 뚫어야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 사정은 감정의 변화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하느님이 통치하시는 날을 원한다면 그에 알맞은 일을 해야하고, 세상의 변화에 따라 감사와 찬미의 마음을 봉헌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대림 2 번째 주일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은총의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과연 그 은총의 자리에 내가 함께 할 자격이 있는지 하는 것은 내가 삶을 돌이켜 무슨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 시대에 우리를 통하여 하느님이 보고 싶어하시는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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