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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교리교육위원회: 한국교회 첫 청년 교리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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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7-27 ㅣ No.387

[19+4] 교리교육위원회 - 한국교회 첫 청년 교리서 발간

 

 

선교사들에게 복음을 전파받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200여 년 전 진리를 탐구하던 젊은 유학자들이 책을 통하여 스스로 하느님의 말씀을 발견하고서 그 복음의 씨앗이 이땅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이렇게 세워진 한국 천주교회는 100여 년의 박해와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의 시련 속에서도 발전해 왔다. 그러나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교리서들은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이에 1964년 4월 21일,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교리교육위원회 설립을 결정하면서 교회는 교리교육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교리교육위원회에서는 교리서와 해설서(아동용, 청소년용, 청년용, 성인용, 어르신용 교리서와 교사용 교재) 편찬, 국내 교리교육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유대, 교리교육 자료 제공, 교리교사 양성, 교리교육 정책에 관한 업무 등을 맡고 있다.

 

교리교육위원회는 설립 후 지금까지 예비신자와 신자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여러 교리서를 번역했으며, 각 대상에 맞는 교리서들을 편찬하여 한국 천주교회의 교리교육에 이바지하여 왔다.

 

 

청년 교리서 편찬

 

2006년 추계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는 “어르신 예비신자 교리서” 발간에 이어 각 계층별 교리서를 완성하기로 하고, 그동안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으나 필요성을 시급하게 느낀 청년 신자용 교리서를 편찬하기로 결정하였다.

 

오늘날 많은 청년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고 있음은 자못 우려할 만하다. 이는 외적으로 군복무, 학업, 취업 등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으나, 그 바탕에는 중 ? 고등학교 시절의 부실한 교리교육과 결부되어 있다. 주로 부모들의 물질주의적 가치관에 따라 입시에만 매달리던 그 시기의 미흡한 교리교육은 쉽게 냉담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각 본당에는 청년성서모임, 주일학교 교리교사, 기타 청년 단체가 있어 열심히 활동하는 청년 신자들이 있으나 이들도 교리 지식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교회는 이들을 위해 신자 평생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초중고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맡고 있는 청년신자들이 그들의 중?고등학교 시절에 건너뛴 교리교육을 보충하여 성숙한 신앙인이 되도록 돕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 교리서와 청년 교리교육 체계의 확립은 이런 순환적인 교리교육의 문제들을 푸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청년 교리서 편찬 과정

 

교리교육위원회 위원들은 청년 교리서 집필에 앞서 첫 번째 작업으로 국내 교리서와 외국 청년 교리서들을 수집했다. 외국 청년 교리서로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의 교리서들을 모았고, 그 책들의 목차와 구성을 검토해 보았다. 전반적으로 외국의 청년 교리서는 구성이나 내용상, 우리나라 청년들에게는 수준이 높고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 청년 신자들의 삶의 자리를 충분히 고려하기로 하고, 전국 6개 본당(서울, 부산, 광주)과 서울 가톨릭 노동청년회, 마산교구 청년 연합회 등에서 활동하는 총 160여 명의 청년들로부터 교리서에 관한 전반적인 의견을 수렴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청년들은 기본적인 교리 지식은 물론 신앙생활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답을 얻고자 했다. 주입식을 지양한 책 구조를 바랐고, 이해를 돕는 이미지 삽입으로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기를 바라며, 대화식, 단순 간결한 문체, 사전식 구성을 도입하면서 여백이 많은 교리서를 바랐다.

 

1차 설문조사 뒤, 본격적으로 교리서 시안 마련에 들어갔다. 교리서 집필은 특히 두 가지 면에 중점을 두었다. 우선 내용적으로 청년들이 하느님께 다가가는 교리서가 되도록 예수 그리스도 중심 교리교육에 초점을 맞추었다. 모임을 좋아하는 청년들이기에 대화식 교재를 만들고자 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뒤 1992년에 나온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토대 삼아 교리서 전체 내용을 모두 7단원으로 나눈 다음, 각 단원을 별책으로 구분하여 순서대로 출간하기로 했다. 각 권의 주제는, 현재 1) 삶의 여정과 구원의 역사, 2)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 3)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 4) 구원의 표징과 기도, 5) 교회의 7성사, 6) 성령 안의 삶, 7) 참삶의 길(십계명)로 계획하고 있다. 각 교리서의 크기는 휴대하기에 좋고, 표지는 청년들에게 호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골랐다. 앞으로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각 권을 합본하는 일도 생각하고 있다.

 

현재 발간된 청년 교리서는 전체 교리서의 제1권이다. 이 시안은 집필 뒤 교구별 청년 모니터 요원들과 여러 차례 의견 나눔을 거치고, 교리교육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수정 보완하였다. 그 뒤 2007년 8월 18-19일, 제주에서 열린 제1회 한국 가톨릭 청년대회(KYD)에서 청년 신자들을 대상으로 이 시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참가자 청년 신자 400여 명 중에서 모두 340개의 의견이 회수되었는데, 부정적인 의견보다 긍정적인 의견이 훨씬 많았다.

 

이 설문조사를 토대로 하여 시안을 보완 작업한 뒤, 서울대교구 내의 몇 개 청년 모임에서 여러 번 시범 적용하여 수정 보완하였다.

 

 

청년 교리서의 내용과 구성

 

교리서는 귀납법으로 짜여졌다.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주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하느님에 관한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나눔’으로 시작된다. 이어서 삶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인으로서 지닐 가치관을 제시하는 개념 교육인 ‘배움’이 있다. 교회의 가르침에 관한 질문은 스스로 생각해 본 다음 정답을 배워 익힐 수 있도록 뒷면 ‘교회의 가르침 부분’에 별도로 질문 응답과 해설이 삽입되어 있다.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마음에 새기고 심화하는 ‘새김’이 있고, 배운 지식을 삶으로 살게 하는 구체적 실천사항인 ‘다짐’이 있다. 끝으로 교리서에 제시된 내용을 삶으로 실천하여 우리들의 모델이 된 인물들이 ‘귀감’에 제시되어 있다. 각 과를 배운 다음에는 배운 내용을 평가해 볼 수 있는 ‘풀어보기’가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일상생활에서 매일 바칠 ‘주요기도’가 실려있다.

 

 

청년 교리서 활용 방안

 

신자 청년들의 모임이라면 어느 단체든 청년 교리서를 사용할 수 있다. 모임 운영을 위해서는 봉사자가 있으면 좋지만 없을 경우에는 회원 중에 한 사람이 내용을 숙지하여 미리 준비하면 된다. 모임 인원은 7-8명이 알맞고 소요 시간은 60분 안팎으로 할 수 있다. 진행 방식은 의견이나 느낌을 강요하지 않고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원하는 사람만 발표하여 서로의 생각을 나눈 다음 교리서에 제시된 내용을 학습하도록 한다.

 

교리교육위원회에서 처음으로 발간한 체계적이고 간편한 청년 교리서 제1권이다. 많은 청년들이 이 교리서를 통해 가톨릭 신앙인의 가치관 확립에 도움을 받아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면서 신앙생활의 길잡이를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 이무연 레지나 - 살레시오 수녀회 수녀이며,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08년 7월호, 이무연 레지나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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