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술ㅣ교회건축
성미술 이야기: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은 영원한 생명의 양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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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차 세계 성체 대회 기념 유리화: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은 영원한 생명의 양식이다.
명동성당의 제단을 가득 장식한 대형 유리화는 그리스도인의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의 일생을 담고 있다. 이 성당이 성모 마리아를 주보 성인으로 모시며 그분께 봉헌되었기 때문에, 제단 유리화의 주제도 묵주기도에 나오는 성모님의 삶이다. 프랑스 툴루즈의 제스타(Jesta) 공방에서 제작된 유리화는 명동성당이 축복되었던 1898년부터 제단을 장식하였다. 이후에 몇 차fP 보수·보완 공사를 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성당의 유리화는 주로 제단이나 신자석 주변에 장식되어 있지만 성당 뒤편에도 성당 뒤편에도 있다. 내부를 다 둘러보고 뒤돌아 나오면 입구 쪽에 있는 세 개의 문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서 중앙문 위의 아치형 창문에도 작은 유리화가 장식되어 있다. 이 유리화는 1989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열린 제 44차 세계 성체 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제44차 세계 성체 대회 기념’ 유리화는 이남규 (루카, 1931-1193) 화가의 작품이다. 그는 우리나라 유리화의 선구자로 불릴 정도로 여러 성당과 교회 기관에 유리화의 보급과 토착화에 튼 공헌을 하였다. 1898년에 설치된 명동성당의 유리화도 오랜 세월과 6·25전쟁으로 많이 훼손되었는데,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을 앞두고 이남규 작가가 많이 보수·복원하였다.
이 유리화의 한 가운데는 십자가가 새겨진 둥근 성체가 묘사되어 있다. 하얗게 빛나는 십자가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으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한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우리 인간을 극진히 사랑하셨다. 오늘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이처럼 큰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명동성당에서 거행되는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은 예수님의 몸인 성체와 성혈을 모시고 각자 삶의 자리로 돌아간다. 이 유리화는 이런 사실을 다시 상기시켜 준다.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바로 성체성사의 정신을 따라 사는 것, 즉 예수님처럼 자신을 나누며 사는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따라서 이 유리화는 제단에서 말씀을 선포한 사제의 강론과 같다고 할 수 있다.
• 출처: 정웅모 신부 (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예수와 열두 사도: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가톨릭 직장인』, 2020년 3월 (275집), pp. 42~45. • 작품: 이남규(루카, 1931-1993), <제44차 세계 성체 대회 기념>, 유리화, 1989년, 명동대성당 중앙 출입문 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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