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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신학 산책65: 육신(肉身)이 부활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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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8-09 ㅣ No.1648

신학 산책 (65) 육신(肉身)이 부활한다구요?

 

 

“신부님, 육신이 부활한다고 교리 시간에 배웠는데요, 그럼 죽을 때의 모습으로 부활하는 건가요? 그러면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부활하겠네요. 또 만약 아프다가 죽으면 아픈 그 모습으로 부활하나요?”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사도신경에 나타난 ‘육신의 부활’을 고백하고 있지만, 막상 육신의 부활을 이해하기란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우리는 과연 죽을 때의 모습으로 부활하는 것일까?

 

우리는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영혼과 육신으로 이루어진 인간 전체를 만드셨음을 믿고 있다. 그런데 사람이 죽게 되면, ‘영혼과 육신이 분리’되는데 영혼은 그대로 지속되는데 반해 육신은 썩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육신’은 “연약하고 죽어야 할 운명에 놓여 있는 사람”(가톨릭교회교리서, 990항)을 가리킨다. 따라서 ‘인간의 죽음’이라고 할 때 이는 ‘육신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며, 이와 마찬가지로 ‘육신의 부활’은 바로 ‘인간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다.

 

육신의 부활을 분명하게 보여준 사건은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보여 주시며 말씀하셨다.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루카 24,39). 나아가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 안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부활하리라는 희망으로 이어진다.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는 당신의 영을 통하여 여러분의 죽을 몸도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로마 8,11).

 

부활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살펴보자(가톨릭교회교리서, 997-1001항 참조).

 

① 부활은 무엇인가? 죽음으로 사람의 육신은 썩게 되지만 그의 영혼은 지속되는데, 세상 끝 날에 영광스럽게 된 그 육신이 자신의 영혼과 다시 결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② 누가 부활할 것인가? 죽은 모든 이들이 부활할 것이다.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요한 5,29).

 

③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모든 사람들은 부활할 때, 지금 가지고 있는 자신의 육신을 지니고 부활하지만, 이 육신은 “영적인 몸”(1코린 15,44)이며 영광스러운 몸으로 변화될 것이다(1코린 15,52 참조). 그러므로 부활한 육신은 우리가 죽을 때의 바로 그 모습이 아니라 영광스럽게 변화된 육신이 될 것이다.

 

④ 언제 부활할 것인가? 부활은 ‘마지막 날에’(요한 6,39-40.44.54; 11,24) ‘세상 끝 날에’ 결정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언젠가 마지막 날에 있게 될 최종적인 사건에 관한 단순한 기대를 갖는 것도 아니며, 어떤 모습으로 육신이 부활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어야만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례를 통하여 예수님과 하나가 된 우리는 어떤 면에서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부활의 모습과 그 시기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육신이 참으로 부활하게 될 그 날을 잘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여러분은 세례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2,12; 3,1).

 

[2016년 8월 7일 연중 제19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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