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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만나고 싶지 않은 자매님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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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5-11 ㅣ No.253

[묻고 답하고] 만나고 싶지 않은 자매님이 있어요



묻고 : 저는 성당에서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매님과의 불화로 서먹하고 불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매우 상냥하고 친절하고 마음도 잘 맞았던 자매님이었는데, 금전적인 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게 되었습니다. 급히 쓰실 때가 있다고 하셔서 아무런 의심 없이 제가 갖고 있던 적지 않은 돈을 빌려드렸습니다. 그런데 돈을 갚으실 생각은 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십니다. 어려운 상황은 이해가 되는데 제게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기다리라고 하시는 태도 때문에 화가 나고 마음이 상했어요. 그 자매님 때문에 성당도 구역모임도 봉사활동도 가기 싫어졌어요.


답하고 : 예전에는 두 분의 관계가 어땠나요? 신앙생활을 함께하는 교우이고, 게다가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깊이 존경하고 함께하는 동반자의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사회에서와 달리 자신이 밥도 사면서 일을 하지만 그러면서도 참 행복했지요. 가끔은 입방아 찧으며 웃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였지요.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봉사하시는 자매님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해 보았겠지요.

힘들고 속상하시지요? 이렇게 좋았던 관계가 서먹서먹하게 되어 버렸네요. ‘돈’이라는 것이 중간에 끼면서 말이지요.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빌려달라고 하는데, 도와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하고, 잠깐만 쓰고 금방 돌려준다고 약속하는데…. 이를 거절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빌려주지 않으면 두 사람의 관계가 깨어질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또 금방 돌려줄 거라 믿고 지갑을 열었습니다. 돈을 빌리는 분은 어땠을까요? 당장 급하게 돈이 필요한데 빌릴 곳은 없고, 떠오르는 사람은 함께 단체 활동을 하는 열심하고 착하고 게다가 돈도 여유가 있어 보이는 자매님 밖에 없네요. 게다가 다른 곳에서 금방 들어올 돈이 있으니 신용을 지킬 수 있을 것이고. 겉으로는 담담하게 말을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떨면서 어렵게 말을 건네었지요. 그래도 자매님을 믿기에 손을 내민 것이지요. 하지만 세상일이 계획대로 잘 이루어지나요? 갚지 못하게 되니까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자매님은 구차한 변명 같아서 말도 못하고. 빨리 사정이 나아져서 갚기만을 기다리고. 빌려준 자매님은 그 자매를 볼 때마다 참 불편하지요. 돌려줄 때가 되었는데 왜 안주나. 어제는 다른 사람들과 식사하며 식사비도 냈다던데…. 사과라도 하거나 사정을 말하면 좋으련만. 서로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렇게 관계가 조금씩 멀어지고 오해가 더 커지고 결국 좋은 사람하나 잃어버리게 되네요.

교우들 사이에서는 돈 거래는 안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꼭 거래를 해야 한다면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하느님께 감사드릴 일입니다. 능력마저 없다면 그것도 가슴 아프니까요. 빌려주기보다는 그냥주세요. 원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가능한 만큼 선물할 마음으로 주세요. 혹시 돌려받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공돈’이 생기는 것이니 한 턱 근사하게 낼 수 있네요. 재물보다는 믿을 수 있는 교우를 얻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 아닐까요? 참, 적은 액수를 여러 사람에게 빌리는 사람은 대책이 없어 보이고, 작은 돈을 빌렸다가 갚고 조금씩 액수를 올리며 다시 빌리면 위험 신호(경광등부호)입니다.

[외침, 2014년 1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김길민 신부(광주성당 주임, 교구 사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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