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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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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심포지엄: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한국 천주교회 쇄신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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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4-15 ㅣ No.429

[인천교구 '신앙의 해' 국제 학술 심포지엄]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한국 천주교회 쇄신과 미래


2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가톨릭대 한국순교성인성당 대성전에서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8시간 동안 진행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한국천주교회의 쇄신과 미래' 심포지엄은 로마의 신학자들과 한국 가톨릭교회 학자들이 함께 한국교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아울러 그리스도교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수를 느끼고, 이를 토대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240년 전통의 교황청 라테라노대학 교수들은 역사적 사건으로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재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학적 쇄신을 통한 교회 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한국교회 학자들은 공의회 정신과 주요 문헌을 토대로 한국교회 미래를 전망했다. 필립 슈노 교수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장동훈(인천가톨릭대) 신부가 대신 발표했다. 발제문을 요약한다.
 

기조강연 - 정신철 주교(인천교구 총대리)

교황 요한 23세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시작하면서 세상 안에서 교회의 현대적 적응(Aggiornamento)을 표방하면서, 교회가 세상에 문을 열어야 함을 강조했다. 시대의 징표를 읽어 현대 사회에 부응하는 교회 모습을 찾고자 했다. 이 같은 방향은 공의회 회기를 거치면서 교회 쇄신을 위한 결실을 낳았고, 4개의 헌장과 9개 교령, 3개 선언으로 반포됐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앙의 해 선포를 통해 새로운 복음화 방안을 찾아보자고 권고했다. 한국 사회는 외적으로 상대주의와 개인주의 사조가 만연해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한국교회는 △ 절대성 상실 △ 신앙체험 부재 △ 신앙 따로 삶 따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교회 안팎에 새로운 용어와 개념으로 무장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하느님께 정향된 인간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말씀 자체의 능력으로 신앙이 가능하다는 확증주의 신학 등 기초신학의 정립으로 신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교회가 사회를 향해서는 복음화에 대한 재인식과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사목헌장은 올바른 문화를 위한 복음의 역할을 강조했다. 교회가 강조하는 복음화는 문화 복음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중심으로 교회는 세상과 어떻게 대화하고, 사람들의 제반 삶에 어떻게 복음 정신을 세울지 관심을 둬야 한다. 그리스도교 정신과 신앙에 바탕을 둔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복음화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 속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 - 필립 슈노(교황청 라테라노대학 교회법 교수)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사에서 21번째 열린 공의회였다. 1959년 교황 요한 23세는 교황 선출 3달 만에 공의회를 소집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1962년 10월 11일 시작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참가한 교부들(추기경, 대주교, 수도회 장상 등)은 2000명이 넘었다. 역사상 이처럼 많은 숫자의 의결권을 가진 회중은 없었다. 나아가야 할 길은 오로지 '쇄신(Aggiornamento)'이었다. 공의회 첫 회기는 난항의 연속이기도 했다. 위원회 위원도 선출하지 못했고, 문헌에 대한 초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실이 없어 보였던 첫 회기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주교들은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웠으며, '공의회 의식'이 성숙해졌다.

1963년 교황 요한 23세가 선종하고, 후임으로 교황 바오로 6세가 선출됐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자신의 교황 재위 기간 중 해야 할 가장 큰 일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완결 짓는 일이라고 말했다.

1963년 9월 29일 두 번째 회기가 시작됐고, 교황 바오로 6세는 △ 교리에 대한 깊은 이해 △ 참되고 풍요로운 전통들로 회귀를 통한 교회 쇄신 △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에 대한 재구성 △ 현대 세계와의 대화의 개방 등을 목표로 공의회를 진행했다.

1965년 12월 7일 공의회 마지막 날에는 1054년에 있었던 동ㆍ서방교회의 상호 파문을 취소하는 예식이 거행됐다. 이때 동ㆍ서방교회의 화해를 통해 세상과 대화하겠다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기조가 확립됐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67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서고를 설립하고 문서 수집과 자료 출판, 전문가 협력 등을 추진했다. 1980년 볼로냐 종교과학연구소를 비롯해 유럽ㆍ아메리카 주요 가톨릭대 소속 연구원과 학자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역사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한다. 역사학자들은 '사건'으로서의 공의회와 '단절'로서의 공의회라는 두 가지 해석 틀 속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다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사건'으로 해석한 역사학자들은 보존된 모든 자료에 근거해 공의회 작업을 재구성했다. '단절'에 중심을 둔 역사학자들은 공의회 문헌의 '글'보다는 공의회 '정신'을 중심에 두고 해석했다.

두 가지 해석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역사학자들 사이에 제기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또 하나의 대체 역사를 쓰기보다 폭넓은 문헌 자료들을 기초로 이데올로기적 선입견 없이 20세기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건을 좀 더 균형 있게 다루는 역사적 탐구가 필요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신학의 쇄신 - 루보미르 차크 신부(교황청 라테라노대학 교의신학 교수)

신학은 사제나 신학생만 하는 학문이 아니다. 신자가 된다는 것은 믿음에 대해 성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믿음은 곧 이성, 이치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믿음의 이치에 대해 답하도록 부름 받은 이들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영원한 생명에 대해 "그것은 신비"라고 누군가에게 말해주기가 어려울지 모른다. 신앙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우리는 매주 미사에 참례해 신앙을 고백하지만 신비에 대해 말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신학에 대한 성찰이 중요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신학의 쇄신을 위한 공의회였다. 그래서 '신학을 하자'란 목표 아래 신학이 평신도와 가까운 학문이 되길 지향했다. 교황 요한 23세는 공의회 개막 연설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신앙의 진리에 대해 심화, 연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신앙의 진리를 어떻게 전달하느냐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리는 바뀔 수 없지만 선포하는 방식은 쇄신될 수 있다. 교황 요한 23세는 신학은 스스로 쇄신해야 한다고 했다.

신학은 대화에 익숙지 않은 학문이었다. 그저 신앙의 진리를 전하는 스피커와 같은 역할만 해왔다. 공의회 교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기하며 참여와 토론이 가능한 신학을 원했다.

교부들은 '진리를 추구하며 함께 걷는 길'을 신학의 새 방향으로 제시했다. 교부들은 격렬한 토론과 논쟁 속에서도 그 모습 자체가 교회를 위한 친교와 참여라고 여겼다. 이후 교부들은 점차 논쟁을 버리고 교회 체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교부들 자신도 이를 영적 훈련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교부들의 당시 일기를 살펴보면 그 시기 오순절이 마치 성령강림 대축일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한다. 어떤 주교들은 직위와 관계없이 가난하게, 이웃과 가까이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

공의회 문헌들에서는 '대화'의 중요성이 여러 차례 언급된다. 「사목헌장」 62항은 남성ㆍ여성 할 것 없이 동시대 모든 이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가르치며, 그리스도교 교리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더 적절한 방법을 찾고 동시대인들과 대화하도록 신학자들을 초대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신학의 쇄신을 다룬 문헌은 「사제양성에 관한 교령」과 「계시헌장」이다. 「사제양성에 관한 교령」 16항은 신학이 새로운 방식으로 가르쳐져야 함을 알리고 있다. 공의회 이전 신학은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규정하는, 그저 신학생들을 위한 학문에 그쳤다. 신학자들은 성경 구절을 외우며 단순히 순수한 진리에 관해 확인할 뿐이었다. 여기에는 '자신이 사는 환경'과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구심점'이 결여돼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신학이 성경에서 출발해 신자, 미신자할 것 없이 모든 이가 영적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계시헌장」은 '신학하기'와 '신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영혼의 연구, 곧 성경의 정신 연구와 연결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계시헌장」은 하느님 말씀이 해석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성령을 통해 쓰인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해석될 때에만 참된 의미를 알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계시헌장과 한국 신학의 과제 - 곽진상 신부(수원 가톨릭대 교의신학 교수)


오늘날 우리는 다원주의와 종교적 무관심주의 속에 살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발달로 과학적 진리와 객관적 확실성을 선호하면서 종교적 진리를 인간 내면적인 요소나 마음의 평화를 얻는 수단으로 여긴다. 이러한 현상을 '감성화된 신앙' 혹은 '심리치료적 신앙'의 경향이라 일컫고 싶다. 신앙의 개인주의적이고 심리치료적 경향은 신앙 주체의 감성적 측면을 중시하는 것으로, 신앙 내용의 객관적 측면, 즉 신앙의 객관적 내용을 소홀히 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신앙 내용(fides quae)과 신앙 행위(fides qua)의 관계에 대한 물음은 단순히 신앙의 대상과 신앙 주체 사이의 일치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물음은 '신앙 내용이 어떻게 신앙 주체를 변화시키는지'와 '그리스도교 계시 내용이 어떻게 신앙의 주체인 인간에게 다가와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이는 오늘날 새로운 복음화에 대해 고민하는 교회가 필연적으로 숙고해야 할 물음과 직결된다.

신앙과 삶의 괴리 문제를 신학적으로 '외부론적 신앙'이라 칭할 수 있다. 외부론적 신앙이란 초자연적 신앙과 자연적 삶을 이원론적으로 분리해, 신앙을 삶에 덧붙임으로써 자연적 삶을 완성으로 이끈다는 외부론적 사고를 말한다. 세례를 받고 추가로 덧붙여진 의무(주일 미사 참례, 고해성사 등)와 죄의식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이러한 외부주의적 신앙관 때문이다.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인 「계시헌장」은 인격적 하느님의 나타남을 언급하고 있다. 그리스도교는 근본적으로 어떤 교리나 계명의 체계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인격적 나타남인 것이다.

「계시헌장」은 신앙 행위의 본성이 하느님과 인간의 인격적 관계임을 보여준다. 그리스도교 신앙 행위의 특성은 하느님의 존재 사실에 대한 믿음과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믿음과 전적으로 구별되는 하느님을 인격적으로 믿는 것에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이를 통해 신앙의 지성적 측면과 인격적 측면의 근본적인 대립을 극복했다.

「계시헌장」은 성경에 나타난 계시 자체에서부터 출발해 그리스도에게서 절정을 이룬 계시를 언급하고, 이 계시가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특성, 인격적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했다. 말씀과 행적의 일치를 이루는 생명이신 그리스도께 사랑과 자유의지로 응답하는 행위가 진정한 그리스도 신앙이다.

신앙 내용은 그리스도교의 고유한 신앙 행위를 결정하고 특성화한다. 한국 신학은 교회가 아직 한국사회에서 소수 그룹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미 서구 언어로 규정된 교의적 진술을 이성적으로 해설하고 제시하는 데 그치지 말고, 보다 근본적으로 그리스도의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는 데 역점을 두자.


사목헌장 정신에 따른 한국천주교회 새복음화 방안 모색 - 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사목신학 교수)

「사목헌장」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표방한 '현대화'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사목헌장」은 사목 현안을 교의 현안과 동등한 반열에 올려놓음으로써 실천에 대한 이론 우위의 스콜라적 관점을 극복했다. 「사목헌장」은 교회 담을 허물고 세상과 더불어 사는 교회를 표방한다. 또 현세에서의 평신도 소명을 강조하며 평신도가 세상에 그리스도 정신을 전하고, 증거자로 불림 받았음을 천명했다.

헌장이 반포된 지 50년이 흘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이 온전히 구현되기도 전에 시대는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로 바뀌었다. 공의회 개혁 비전은 교회 구조와 성직자들 안에 수용되지 못한 채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이 되다시피 했다. 한국의 경우 1980년대 이전에 수품을 받은 성직자들에게 체계적으로 교육되지 못했다.

공의회와 관련한 내용이 너무 방대해 신학자들 입장에서도 균형 있게 핵심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몇몇 전공자들에 의해 부분적으로만 인용돼 다분히 이데올로기화 된 측면이 있다. 개념 중심의 교육 탓에 실제 교회 구조와 사목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황들은 '선교(Missio)'란 말 대신 '복음화(Evangeilztio)'란 용어를 선호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이를 단순히 신앙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적 생활을 하도록 하는 폭넓은 활동이라고 했다. 하지만 바티칸은 새로운 시대적 경향이나 포스트모던 세대의 심성을 부정적 시각으로만 바라볼 뿐, 그 가운데 긍정적 변화 요구를 읽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새 복음화 방안을 위해 '새로움'을 제시해야 한다. 복음 묵상을 통해 얻은 신앙 체험으로 새로운 열정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본당 중심의 교회 운영은 '오라' 구조이다. 하지만 요즘 신자들은 '오라'고 해도 잘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야 한다. 예수님 명령처럼 '가서'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 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종교를 통해 얻고자 하는 마음의 안정을 위한 복음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SNS세대'로 일컬어지는 젊은층의 감성 코드에 복음을 삼투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대 문화 세대에 걸맞은 문화 복음화, 문서 복음화 등으로 세상 복음화에 힘써야 한다.

주일학교 교육만으론 미래 교회가 질적으로 저하될 것은 자명하다. 전통적으로 신앙 대물림을 위한 가정교육이 제도화돼 있는 타종교처럼 가족기도와 신앙을 위한 잔소리가 가정에 절실히 필요하다.


종합토론

교황청 라테라노대학 부총장 파트릭 발드리니 몬시뇰은 종합토론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 쇄신을 위해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대화와 적응의 기조로 변환한 사건이었다"면서 "교회 쇄신은 교회가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는 물론 타 종교와 함께 어떻게 나란히 걸어나가느냐 하는 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속화와 IT 기술 발달 등 급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지금의 틀로 정착된 지 400년이 넘은 교황청 구조를 개혁하고 쇄신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곽진상 신부는 "요즘 우리는 절대적 진리를 믿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이로운 진리만을 찾아 선택적ㆍ개인적 관점에서 종교를 바라보고 있다"며 "이런 다원주의 사회에서 그리스도교는 고유의 신앙을 발전시켜 다른 사상도 포괄할 수 있는 '특수성 속의 보편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동엽 신부는 "우리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신학자들 간의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공의회 정신을 살리기 위한 교회 차원의 개념 재정립과 교육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보미르 차크 신부는 "교회는 오늘날의 신앙 실태를 제대로 평가하고, 아울러 신자들을 깊이 있게 교육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믿음이 자라나 체험이 되고 사상이 될 수 있도록 일치 안에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선보인 세상과의 대화와 일치, 적응의 기조를 발전시켜 믿음의 체험을 널리 전하는 복음화에 더욱 힘쓰자는 데 공감했다.

인천가톨릭대 복음화연구소장 김기태 신부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토대로 한국교회가 열망하는 쇄신과 새 복음화를 이야기하고자 했다"며 "심포지엄에 참여한 많은 신자와, 학술적으로 어떻게든 더 도움을 주려고 애쓴 라테라노대학 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파트릭 발드리니 몬시뇰(교황청 라테라노대학 부총장) 인터뷰

"오늘 심포지엄은 한국교회는 물론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미래를 함께 내다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인천교구와 인천가톨릭대가 한국교회와 더욱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지난해 인천가톨릭대와 학술교류 협약에 이어 두 번째로 방한한 교황청 라테라노대학 부총장 파트릭 발드리니 몬시뇰은 "무엇보다 한국교회 사제와 평신도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 한국 신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신앙생활을 배우고 가게 돼 기쁘다"며 웃음 지었다.

3월 28일 입국한 발드리니 몬시뇰은 일주일 가량 한국에 머물며 성삼일과 예수 부활 대축일을 보냈다. 그러면서 인천교구 성당과 서울 명동대성당, 절두산순교성지, 강화평화전망대 등을 방문했다.

발드리니 몬시뇰은 "예수 부활 대축일에 인천의 한 본당에서 어르신 40여 명이 세례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움마저 들었다"며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교회에서 이 같은 모습은 보기 드문 일이 돼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직까지 선교 대상국인 한국교회가 자생적 노력으로 이처럼 활기찬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무척 감명받았다"면서 "한국교회가 지닌 생명력을 유럽에 전수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발드리니 몬시뇰은 "공의회가 특별히 역사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용돼야 하는지 설명하는 것은 저를 비롯한 학자들의 몫"이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 신학이 교회는 물론 다른 이들에게 지속적인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발드리니 몬시뇰은 "한국교회는 현재의 활기찬 모습을 통해 충분히 한국적인 방식으로 가톨릭적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회 발전을 기원했다.

[평화신문, 2013년 4월 14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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