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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모닥모닥 사람 향기 진하게 피우는 명서동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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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모닥모닥 사람 향기 진하게 피우는 명서동성당
쉼터가 많은 명서동성당
미사를 마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지 않고 신자들이 군데군데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마당에 넓은 생활공동체 쉼터가 있고, 우리농공동체에도 공간이 있다. 우리농과 현관 사이에도 담소할 수 있는 자리가 여럿 마련되어 있다.
연세가 지긋한 형제들이 익숙한 듯 생활공동체 쉼터에 자리했다. 이렇게 모이는 게 즐거운 일상이라고 했다.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 한 잔 마시며 이야기나 정보를 주고받고 토론도 한다. 때로는 여건이 맞으면 같이 식사하며 친목을 다진다. 한 어른이 성당의 역사를 들추어, 본당의 은인 사제 네 분을 일일이 꼽는다. 사채를 빌려 부지를 확보한 분, 유치원에 더부살이하며 용을 쓴 분, 이웃 본당에서 할당금액보다 큰 금액을 지원한 분, 부지용도 변경에 애쓴 분이다. 한 어른은 명서동성당은 사람 사는 느낌이 난다고 한다. 성당 안에 유치원이 있어 아이들이 노는 걸 보면 흐뭇하다. 아이들이 겁을 내지 않고 노인들에게 살갑게 다가오는 것이 참 기특하단다. 한 어른이 명서동성당은 ‘못자리 본당’이라고 자랑한다. 아파트 세입자 신자들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잘 배우고 잘 살아, 반송이나 대방동 등의 새 아파트로 입주해서 그곳 성당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단다. 한 어른은 이 성당 자판기 커피 맛이 소문났다고 한다. ‘이문을 남기지 않고 사람을 남기려고’ 자판기를 설치했단다. 업자들에게 맡기지 않고 비싼 재료를 직접 배합해서 사용하니, 신자뿐 아니라 지나가던 운전기사들도 차를 세우고 쉼터를 찾을 정도이다. 자판기와 쉼터가 사람을 불러들인다.
사랑의 공동체, 미디어를 통한 그물망
우리 품을 내어 줘야 할 베트남 공동체처럼 큰 공동체도 있지만, 친밀을 위한 조그마한 공동체도 있다. 월요일 새벽미사 후에 차려지는 일명 ‘밥팀’이다. 아침에 문을 여는 실비식당을 찾아 열서너 명이 주로 모인다. 주임 신부를 비롯해 돌아가며 식비를 내고, 소소한 친목을 도모하며 사는 기쁨을 만든다. 어르신학교도 ‘영희와 철수’에서 따와 영철학교라고 재미난 이름으로 생기를 얹었다. 문화적 생활에 접근한 운영으로 전시회나 음악회를 찾아 감성을 키우고, 라인댄스를 배우며 건강관리도 했다. 영철학교가 열리는 목요일이면 학생들과 봉사자들로 북적거리고 활기 넘쳤던 때가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그 주일의 묵상 성경 구절을 사진과 함께 카톡으로 전 신자에게 보낸다. 구역분과장이 받으면 각 소공체장에게로 보내고, 소공체장은 각 반장에게, 반장은 반원들에게 보낸다. 거기다 주보도 세련된 이미지로 시선을 끌게 한다. 공지 내용 외에도 축일이나 쾌유를 위한 난을 만들어 공동체 정신을 더하고 있다. 홈페이지 또한 선교와 공유의 장으로, 새로운 소식과 따뜻한 내용으로 살아있게 운용하고 있다.
성가정을 향한 명서동성당
이런 때에 중책을 맡은 박종석 유스티노 사목회장은 마음을 다잡고 있단다. 코로나시대라고 쳐져 있기보다 활기를 돋우고자 하는 의견에 따라 사목위원들과 함께 한바탕 공동체의 신바람을 일으킬 작정이다. 도심 속에서도 시골 같은 인정이 물씬 풍기는 명서동성당의 분위기를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상을 모시고 더 가족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한다.
[2021년 8월 8일 연중 제19주일 가톨릭마산 2-3면, 황광지 가타리나] 0 1,315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