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 (일)
(녹) 연중 제29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 주일)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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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29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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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6:22 ㅣ No.192515

인공 지능 시대에 적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똑같은 인공 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도 어떤 사람은 20%의 성과를 얻었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20%의 손실을 보았다고 합니다. 인공 지능 자체의 차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능력과 태도에서 차이가 생긴 것입니다. 인공 지능은 우리가 무엇을 묻고, 어떻게 지시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놓습니다. 정확하게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표현할 수 있는 ‘문해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좋은 질문을 하면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와 그릇된 의도를 넣으면 그에 맞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공 지능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지혜와 마음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 폰으로 글을 읽으면서 ‘F자 형태’로 읽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처음 몇 줄을 읽고, 중간의 일부만 훑어본 뒤 곧바로 마지막 결론으로 내려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글의 전체 맥락과 그 안에 담긴 깊은 의미를 놓치기 쉽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그렇게 대할 수 있습니다. 성경 말씀 가운데 듣고 싶은 말씀만 듣고, 부담스러운 말씀은 건너뛰며, 하느님의 뜻보다 내가 원하는 결론만 찾을 수 있습니다. 인공 지능을 잘 사용하려면 문해력이 필요하듯이, 재물을 올바로 사용하려면 삶을 바라보는 영적인 지혜가 필요합니다. 인공 지능도 재물도 그 자체로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무엇을 위해, 어떤 마음으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많은 곡식을 거두었습니다. 풍성한 수확은 죄가 아니며, 더 큰 곳간을 마련하는 것도 그 자체로 잘못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의 마음속에 하느님도 없고 이웃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며 오직 자신만을 위해 쌓아두었습니다. 재물이 많았지만 감사할 줄 몰랐고, 나눌 줄 몰랐으며, 자신의 생명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를 부자가 아니라 “어리석은 자”라고 부르셨습니다. 재물이 그의 마음을 넓혀 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마음을 닫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장례에 함께해 준 동창 신부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뉴욕에 있어서 직접 갈 수 없었기에 동창회장 신부님에게 돈을 송금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보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실수로 동그라미 하나를 더 붙여 보냈습니다. 순간 당황했지만, 회장 신부님은 제 마음만 받고 일부를 돌려주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다른 신부님의 착오로 적지 않은 금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정을 말씀드리자, 신부님은 이왕 그렇게 되었으니 본당 건축기금으로 사용하라고 하셨습니다. 돈은 사람을 당황하게 할 수도 있고, 사람을 욕심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돈이 감사와 신뢰를 전하고 공동체를 세우는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의 액수가 아니라 돈을 대하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선행은 잘못 전달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갈 수도 없습니다. 선행은 큰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기도, 자선, 희생, 봉사, 나눔뿐만 아니라 따뜻한 말 한마디, 친절한 미소,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인내, 용서와 겸손도 모두 선행입니다. 식당 탁자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사람들은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마치 시간이 영원한 것처럼 산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여유가 없어서, 형편이 어려워서 선행을 미루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선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입니다.

 

인공 지능도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고 유익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재물도 가족을 돌보고, 공동체를 세우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소중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 지능이 우리의 양심을 대신할 수 없고, 재물이 우리의 생명을 보장해 줄 수도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사용하는 우리의 태도와 마음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이며,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능력과 재물을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곳간만 채우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와 나눔과 선행으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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