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8일 (월)
(녹)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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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어찌 주님께서 제게 이러실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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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09:06 ㅣ No.192167

 

욥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전개되는 스토리가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불가사의합니다.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어떻게 당신이 사랑하시는 한 인간에게 그토록 혹독한 인생의 슬픔과 좌절, 상실을 맛보게 허락하시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제한된 조건 속에 불완전함을 지니고 살아가는 오늘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사탄의 계략으로 인해 욥은 참으로 혹독한 고통, 참척의 고통, 그야말로 골수에 사무치는 끔찍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단 하루 만에 욥이 겪은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토록 풍성한 하느님 축복 속에 만사형통하는 삶을 살아가던 욥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소유하고 있던 수많은 가축들, 소, 나귀, 양, 낙타 등등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강탈당합니다. 불행은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강풍이 불어와 집이 붕괴되면서 사랑하는 자녀들뿐만 아니라 하인들이 모두 몰살당합니다.

 

후에 욥은 더 끔찍한 일을 겪습니다. 여기저기 가렵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온 몸이 회복 불가능한 종기로 뒤덮입니다. 하루 온종일 그가 했던 일은 재를 뒤집어 쓰고, 기왓조간으로 가려운 곳을 박박 긁는 일이었습니다.

 

얼마나 괴로웠던지 욥은 일어서서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갈기갈기 찢어버렸습니다. 또한 풍성했던 머리카락을 잘라버렸습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을 것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하느님이 계시다면 이게 가능한 일이긴 한 것인가?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한평생 그분 뜻 안에 성실히 살아온 내게, 그분께서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단 말인가?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욥이 겪는 고통을 지척에서 지켜보던 아내와 친구들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가기도 해서, 한 마디 건네는데, 욥의 입장에서 더 견디기 힘든 말이었습니다.

 

“맨날 주님 주님! 외치고 다니더니, 지금 이 꼴이 대체 뭔가? 그가 믿는 하느님이 계시다면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욥은 분명 평생토록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었던 것이 분명해!”

 

그런 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것은 욥은 끝까지 하느님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떠나가지도 않았습니다. 등을 돌리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너무 괴로워 하느님께 부르짖고 원망도 하기는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절대 홧김에 죄를 짓는다거나 하느님을 모욕하지도 않고, 끝까지 하느님을 신뢰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보십시오. 정말이지 놀랍습니다. 욥은 자신의 근본, 자신의 최후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랍게도 그 지경에서도 그는 주님의 이름을 찬미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갑작스레 닥쳐온 불행이나,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 앞에서 어떻게 처신합니까? 혹독한 고통이라 시련 앞에서 어떻게 대처합니까? 욥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모범 답안을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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