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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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이면 나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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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마친 후 내려오는데 동네어귀에서 어떤 할머니가 꼬부라진 허리로 파지를 카트에 싣고 계셨다. 큰 대문집 앞에는 적지않은 종이박스가 널부러진 채 쌓여 있었는데 그것을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에 할머니는 40여명의 일행 중 나를 지목하여 실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기꺼이 도와드릴 마음을 갖고 있던 터라 발걸음을 멈추고 테이프를 떼어내며 차곡차곡 실었다. 일행은 모두 가고 아무도 없었다. 다 담아냈는데도 할머니는 나를 쳐다보며 가만히 계셨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카트를 밀었고 할머니는 따라 오시며 "저쪽 담벼락 골목길로 가라."고 하시며 연신 땀을 닦으셨다. 길가 차 옆구리에 닿지 않게 무척 조심하며 골목길로 들어서니 멀리 공터가 보이고 고물상이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여쭈어 보았다. "할머니 그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저에게 실어달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랬더니 놀랍게도 할머니 입에서 나온 말은 분명히 "하느님께서 그렇게......"하며 말끝을 흐리셨다. 나는 기겁을 하며 충격을 먹었다. 놀람을 숨기고 고물상에 다달으니 동그란 프라스틱 의자에 주인인 듯한 사람이 무심히 앉아 있었다. 큰 소리로 "파지 갖고 왔어요." 하였더니 별거 아니라며 "수고했어요" 한 마디하고 하늘을 바라 보신다. 할머니에게 카트를 넘기고 인사를 드리니 연신 "고맙다."며 손을 흔드시는데 마음이 무척 안쓰러웠다. 지갑에서 천 원짜리가 딸랑딸랑 소리를 내었다. 지하철 역으로 가면서 '왜 하필 나일까?' 몇번을 되뇌이며 '하느님께서 그렇게......'도 묵상하였다. 그 할머니가 가톨릭 신자실까? 다시 돌아가 확인도 하고 지폐를 몇장 드렸어야 하지 않았을까 돌아오는 내내 그 생각 뿐이었다. 살면서 '하필이면 왜 나일까......'그러면서 숱한 삶을 살아 내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나를 택하시어 지금의 나를 자비로 이끄셨다. 영성체 후 언제나 "하느님,감사합니다." 라는 기도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왜 하필이면 나일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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