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7일 (월)
(녹) 연중 제20주간 월요일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너의 재산을 팔아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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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고통스러운 유배지에서도 희망을 노래했던 에제키엘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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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10:01 ㅣ No.191249

 

언뜻 생각하면 예언자로서의 삶이 무척 멋있어 보입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그릇된 지도자나 악인들의 악행 앞에서 다들 숨죽이며 지내던 시절, 하고 싶은 말 거침없이 하는 것이 참 멋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오늘 첫 번째 독서 예제키엘 예언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언자로서의 삶,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항상 고독하고 쓸쓸하며, 혹독하고 신산할 뿐입니다. 
 
어느날 주님의 말씀이 예제키엘 예언자에게 내렸습니다.
죽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타락한 백성 이스라엘을 향해 당신의 말씀을 전하라 하시는데,
그 말씀은 백성을 칭찬하거나 격려하거나 위로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끔찍한 죽음과 멸망을 예고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사람의 아들아, 나는 네 눈의 즐거움을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너에게서 앗아 가겠다.
너는 슬퍼하지도 울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마라. 조용히 탄식하며, 죽은 이를 두고 곡을 하지 마라.
머리에 쓰개를 쓰고 발에 신을 신어라. 콧수염을 가리지 말고 사람들이 가져온 빵도 먹지 마라.”(에제 23, 16-17) 
 
에제키엘 예언자 입장에서 그 예언의 말씀을 전하기가 얼마나 난감했을까요?
다들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 가장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예고하니,
정말이지 말을 전하기가 힘들었을 것입니다. 
 
애써 용기를 낸 에제키엘 예언자가 백성들이게 그 말씀을 전했는데, 백성들의 반응은?
냉랭했을 것입니다.
뭔 그 따위 악담을 퍼붓느냐는 질타가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냉담한 반응에 우울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끔찍한 소식이 에제키엘에게 전해집니다.
에언의 말씀을 선포한 바로 그날 저녁에 그의 아내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주님 예언의 말씀이 자신에게 제일 먼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마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하느님께서 주신 예언자로서의 소명에 충실합니다. 
 
에제키엘 예언자 아내의 죽음 앞에 세상 사람들은 다들 비웃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예언자로 헌신하고 봉사한다는 사람의 인생이 그게 뭐냐? 엄청 잘난 체 하더니만, 꼴 좋구먼! 
 
백성들의 비아냥으로 순식간에 노리갯감으로 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에제키엘 예언자는 흔들림이 없습니다.
엄청난 슬픔과 서글픔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또다시 용기를 내어 백성들 앞으로 나아가 또다시 말씀을 선포합니다. 
 
가장 아끼던 아내를 잃고도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에제키엘 예언자의 모습을 무엇을 의미할까요?
아마도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는 슬픔이 너무 큰 나머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울 기력조차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광복절을 지내면서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일제 군국주의에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청춘을 바친 애국자들, 조국의 해방이라는 대의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과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순국 선열들의 생애와 예언자들의 생애가 꼭 빼닮았다는 생각 말입니다.
바빌론 유배지 한복판에서 절망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님의 '생기'를 예언했던 에제키엘 예언자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예언자가 필요합니다.

고통스러운 유배지에서 더 이상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며 좌절하고 있던 백성 앞에 서서 피 끓는 목소리로 임마누엘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 이스라엘의 회복과 부흥을 외치는, 에제키엘을 꼭 빼닮은 예언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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