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6일 (일)
(녹) 연중 제20주일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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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님_“예수님께서는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마태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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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09:01 ㅣ No.191231

* 오늘의 말씀(8/16) : 연중 제20주일

* 제1독서 : 이사 56, 1. 6-7

* 제2독서 : 로마 11, 13-15. 29-32

* 복음 : 마태 15,21-28

* <오늘의 강론>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땅에 오셨지만, 유대 지도자들은 그분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병자들은 그분을 메시아로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그분을 구세주로 믿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방인들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전례]는 우리의 구원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달려 있음을 밝혀줍니다. 곧 아무도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받을 수 없음과 동시에, 구원이 하느님에 의해 모든 이에게 열려 있음을 말해줍니다.

<제1독서>인 <이사야서>에서 주님께서는 구원이 모든 이에게 열려있음을 말씀하십니다.

“~주님을 따르는 이방인들, ~나의 계약을 준수하는 모든 이들, 나는 그들을 나의 거룩한 삶으로 인도하고,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리리라.”(이사 56,6-7)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의 자비가 불순종한 유대인들을 통해 오히려 이방인들에게 내려지고, 마침내는 모든 백성에게 미치리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여러분도 전에는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들의 불순종 때문에 자비를 입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시려는 것이었습니다.”(로마 11,30-32)

<복음>은 이방인에게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방인 가나안 여인의 믿음을 통하여, 당신을 그리스도로 믿고 받아들이는 이는 누구나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십니다.

오늘은 가나안 여인에게 보이신 예수님의 침묵과 거부에 대해서 주목해 봅니다.

“주 다윗의 자손이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마태 15,22)

가나안 여인은 “큰 소리로 계속 간청하였습니다.”(마태 15,2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습니다.”(15,23). 침묵하셨습니다.

여인은 예수님을 “주님”이요, “다윗의 자손”으로 고백했습니다. 곧 메시아로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예수님께서는 침묵하셨습니다. 또 여인은 오직 믿음으로 부끄러움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자비를 청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예수님께서는 침묵하셨습니다.

여인은 마귀 들린 딸보다도, 그러한 딸을 슬하에 둔 어머니의 아픔이 하도 크기에, 딸과 한 마음이 되어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것도 끈질기게 “계속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예수님께서는 침묵하셨습니다. 아니, 그 제자들마저도 그녀를 돌려보낼 것을 재촉하고, 그분께서는 자신의 사명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시며, 박절하게 거절하십니다. 그러나 가나안 여인은 바로 이 순간, 더 간절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다가와서 꿇어 엎드려” 애원했습니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마태 15,25)

그런데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냉혹하게 거절하십니다.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강아지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다”(15,26)

그러나 이러한 예수님의 모욕과 냉혹한 거절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여인의 겸손과 인내, 믿음과 확신은 속이 저미도록 눈물겹습니다.

“주님 그렇긴 합니다마는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주워 먹지 않습니까?”(마태 15,27)

여기에서, 우리는 가나안 여인의 겸손을 봅니다. 여인은 자신을 “강아지”로 인정하는 자신이 자격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자신이 비록 개 취급을 받는 이방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최소한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의 부스러기는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그것은 마땅한 권리로서의 은혜가 아닌, 오로지 당신 자비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여인의 그 겸손과 인내, 그 믿음과 확신은 드디어 예수님을 감동시켰습니다.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태 15,28)

바로 그 순간에 그 여인의 딸은 나았습니다. 이토록, 우리는 예수님의 침묵과 냉대 속에서도 항상 그분의 놀라운 경륜과 섭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풍랑 속에서, 침묵으로 뱃고물을 베개 삼아 주무시던 예수님께서는, 끝내 바람과 바다를 잠재우시고 제자들의 믿음을 키우셨고, 간음하다가 잡혀온 여인 앞에서, 침묵으로 땅바닥에 무엇인가를 쓰시던 예수님께서는, 끝내 여인을 구하시고 우리에게 용서를 가르치셨고, 마침내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말없이 골고다로 끌려가 끝내, 침묵으로 십자가 위에서 사랑을 완성하셨습니다. 이 놀라운 침묵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외침을 듣습니다.

주님, 주님의 침묵이 결코 단순한 거절만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하소서.

당신의 침묵 앞에 좌절하지도 반항하지 말게 하소서.

오히려 더 큰 믿음과 인내로 간구하며 기다리게 하소서.

침묵 속에 완성되어 있는 당신의 외침을 듣게 하소서. 아멘. 

 

“예수님께서는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마태 15,23)

주님!

당신은 삼킬 것 같은 풍랑 속에서 말없이 주무시지만,

끝내 바람과 바다를 잠재우셨습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말없이 골고타로 끌려가시지만,

끝내 십자가 위에서 사랑을 완성하셨습니다.

하오니, 당신의 침묵 속에서 제 믿음과 겸손을 양육하소서.

당신의 침묵 앞에서 견고해지게 하소서.

거부당함 속에서도 새로워지게 하소서.

더 큰 소망을 품고 끝없이 간구하게 하소서.

침묵 안에 완성되어 있는 놀라운 사랑의 외침을 듣게 하소서.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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