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5일 (수)
(녹)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6:50 ㅣ No.191000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빈치는 예수님의 얼굴을 그리기 위해서 맑고 순수한 모습을 지닌 사람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의 얼굴을 그리기 위해서 다시 사람을 찾았습니다. 마침내 탐욕과 절망이 얼굴에 드러난 한 사람을 찾아 유다의 모델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다빈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예전에 예수님의 얼굴을 그릴 때 모델이 되었던 사람입니다.” 이 이야기가 역사적으로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게 깊은 묵상을 전해 줍니다. 사람의 얼굴은 시간이 지나면 변합니다. 그러나 얼굴보다 더 깊이 변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입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닮았던 사람이 유다의 얼굴을 닮게 되었다면, 그것은 외모가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했습니다.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이 말하는 변모는 단순히 외적인 변화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얼굴이 빛나고 옷이 하얗게 변한 것은, 예수님 안에 계신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난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음 안에 있는 하느님의 뜻,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거룩함이 빛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그 자리에는 모세와 엘리야가 함께 나타났습니다. 모세는 율법을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끌어냈고, 시나이산에서 하느님의 계명을 받았습니다. 모세의 마음은 하느님의 뜻을 듣고, 그 뜻을 백성에게 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엘리야는 예언자를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우상 숭배와 거짓 예언이 가득했던 시대에 홀로 하느님을 증언했습니다. 엘리야의 마음은 세상의 힘에 굴복하지 않고, 하느님의 진리를 지키는 마음이었습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율법과 예언이 예수님 안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마음, 하느님의 진리를 따르는 마음, 하느님의 뜻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마음이 바로 거룩한 변모의 마음입니다.

 

세상은 변모의 기준을 다르게 말합니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면 변했다고 말합니다. 더 많은 재물을 가지면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더 큰 권력을 얻으면 빛나는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다른 기준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람은 명예를 얻은 사람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참된 변모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거룩한 변모의 핵심은 빛나는 얼굴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마음입니다. 베드로는 그 산 위에 머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은총의 순간에 머물고 싶습니다. 기도가 잘될 때, 마음이 평화로울 때,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 그 자리에 머물고 싶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산 아래로 내려오십니다. 산 위에서 본 영광은 산 아래의 삶을 위해 주어진 은총입니다. 거룩한 변모는 현실을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한 변모는 다시 일상으로 내려와 하느님의 뜻을 사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본당 공동체에서,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날이 밝아 오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듯이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의 마음에도 어둠이 있습니다. 미움의 어둠이 있고, 분노의 어둠이 있습니다. 욕심의 어둠이 있고, 교만의 어둠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속에 날이 밝아 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기 시작하면 우리 안에도 샛별이 떠오릅니다. 얼굴은 그대로일지라도 마음이 달라집니다. 말투가 달라지고, 눈빛이 달라지고, 선택이 달라집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거룩한 변모입니다. 우리는 모두 변모의 길 위에 있습니다. 누군가는 상처 때문에 마음이 굳어졌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실패 때문에 얼굴에서 웃음을 잃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세상의 걱정 때문에 기도의 빛을 잃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산으로 부르십니다. 잠시 멈추어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라고 하십니다. 세상의 소리보다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 마음이 변합니다. 마음이 변하면 삶이 변합니다. 삶이 변하면 우리가 머무는 자리도 하느님의 빛으로 밝아집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은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보여 주는 축일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축일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기준으로 변모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기준으로 변모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더 많이 가지는 사람이 아니라 더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더 높이 오르는 사람이 아니라 더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더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더 부드러운 마음으로 용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 변해야 합니다. 세상의 명예가 아니라 하느님의 거룩함을 닮아야 합니다. 세상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오늘 주님의 거룩한 변모를 바라보며 우리도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주님, 제 얼굴이 아니라 제 마음을 바꾸어 주십시오. 주님, 세상의 빛이 아니라 당신의 빛을 따라 살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제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당신 아드님의 말씀을 듣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기도하는 사람은 이미 변모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공동체는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빛을 드러내는 공동체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의 마음을 닮고, 주님의 길을 따르며 거룩한 변모의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