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9일 (금)
(녹)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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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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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9:19 ㅣ No.190186

2023‘Chat GPT’가 세상에 나왔을 때입니다. 컴퓨터가 사람과 대화하는 기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복잡한 프로그램을 몰라도 친구와 대화하듯이 질문하면 컴퓨터가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이제 검색의 시대가 저물고 대화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인공지능과 함께 어느덧 3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도움을 받은 것은 번역이었습니다. 한국어 강론을 영어로 번역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든 작업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부탁하면 실시간으로 제가 하는 번역보다 더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번역을 보여주었습니다. 교구의 공문이나 영문으로 오는 메일도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었습니다. 저는 번역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었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계획과 일정 정리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여행 계획을 질문하면 교통, 숙박, 장소를 정리해 주었습니다. 사목에도 도움을 받습니다. 성경 말씀을 찾아 주기도 하고, 제가 쓴 글을 요약해 주기도 합니다. 지도 대신 내비게이션, 운전 대신 자율 주행이 있듯이 인공지능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029년이 되면 에이전트 인공지능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인공지능이 질문에 응답하는 수준이라면, 앞으로의 인공지능은 비서역할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기업의 임원에게는 부속실이 있습니다. 부속실 직원은 임원의 일정을 정리하고 필요한 자료를 준비합니다. 앞으로의 인공지능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병원 예약도 대신해 주고, 건강 관리도 도와주고, 은행 업무도 처리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세상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기 마련입니다. 인공지능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개인정보와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기술은 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해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구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상속에 대해서 미국은 한국과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부모도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상대적으로 덜 하는 것 같습니다. 잘 키워주고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그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식들도 부모의 재산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독립하면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와 자식이 재산으로 묶이는 것이 아니라 존경과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만난 이민 2세대들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재산은 부모님의 것이니 부모님이 알아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재산을 자녀에게 남길 수도 있고, 기부할 수도 있고, 여행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님의 선택입니다.

 

저의 부모님은 세상의 재물을 많이 물려주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께서는 더 귀한 것을 물려주셨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신앙입니다. 부모님께서는 말보다 삶으로 기도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부모님은 건강하게 사시다가 하느님의 부르심 속에 선종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이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봅니다. 자녀들에게 부모의 신앙이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세상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신앙 교육이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릇과 같습니다.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되고, 보석을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돈과 성공만 담으면 불안과 경쟁으로 가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과 믿음과 희망을 담으면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먼저 담아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인공지능은 편리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자동차와 좋은 집도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돈도 필요합니다. 건강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뜻이 우리 삶 안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의 영혼입니다. 편리함이 커질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많은 정보를 얻을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지혜입니다. 그리고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향한 믿음입니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남겨야 할 것은 단지 재산이 아니라 신앙의 유산입니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붙들어야 할 것도 단지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마음이라는 그릇 안에 무엇을 담고 살아가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과 사랑을 가장 먼저 담을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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