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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슬기로운 삶 반석 위에 인생집 짓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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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5.대림 제1주간 목요일 이사26,1-6 마태7,21.24-27
슬기로운 삶 반석 위에 인생집 짓기
"주님께 만세 만세, 내 바위를 찬양하라. 날 구하신 하느님을 높이높이 찬양하라."(시편18,47)
오늘 새벽에 읽은 슬기로운 교황님의 강론에 대한 충고 말씀을 마음에 새깁니다. “강론은 하나의 견해(one idea), 하나의 정서(one sentiment), 하나의 행동으로의 초대(one invitation to action)이다. 복음은 성령을 통하여 자기가 아닌 주 예수님이 선포되어야 한다. 최대한 10분이다. 8분이 지나면 강론은 산만해지고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 강론은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결코 10분 이상 넘지 마라. 언제나!(Never go over 10 minutes, ever!)’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
5분은 하느님의 말씀이고, 10분은 인간의 말이며, 15분은 마귀의 말이라는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정말 긴 강론은 고문입니다. 삶이 진실하고 절실하면 강론도 짧고 순수합니다.
다음 현자의 말씀도 문제는 나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삶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내 마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다산> 이래서 마음을 새롭게 하는 회개가 슬기로운 삶의 지름길입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부단한 선택의 과정이 인생입니다. 무수한 선택으로 이루어져가는 인생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원한 현재 진행형의 인생집 짓기입니다. 제가 70대 넘어 주로 읽는 책은 자서전이나 평전, 회고록입니다. 위인들의 인생집이 어떠했나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760쪽에 달하는 “앙겔라 메르켈, 자유”란 메르켈 전 총리의 회고록입니다. 독일의 제8대 연방총리로 2006-2021까지 무려 16년간 독일 최초의 여성총리로 16년간 재임했던 분입니다. 54년생이니 현재 70세입니다. 얼마나 충실한 삶이었는지 거대한 나무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충실한, 참으로 한결같이 노력한 삶이었음을 봅니다. 언젠가 갑자가 잘 지어지는 인생집은 없습니다. 결코 우연이나 요행의 집짓기는 없습니다. 모든 위인들의 책을 읽을 때 마다 깨닫는 진리입니다.
나무는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보이지 않게 성장합니다. 사람역시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인생집 짓기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똑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 고유의 인생집을 짓는 것입니다. 둘중 하나를 선택하여 평생 짓는 인생집입니다. 오늘 복음은 마태복음은 5장에서 7장까지 산상설교의 결론 부분입니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슬기로운 삶이냐 어리석은 삶이냐 둘중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반석 위에 평생 인생집을 지어가는 이가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하루 아침에 며칠만에 지어지는 날림집 같은 인생집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정성을 다해 최선을 다해 짓는 인생집입니다. 방법은 단 하나 주님의 진리 말씀을 사랑하고 실행하는 수행자의 삶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회개하여 시작하면 언제든 늦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주님 반석 위에 회개와 더불어 말씀을 공부하고 실행함으로 인생집을 짓는 것입니다. 저 역시 하루하루 인생집을 짓는 마음으로 평생 쓰는 강론입니다. 이런 주님을 사랑하고 찾으며 인생집 짓기에 전념하는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의 슬기로운 이들의 고백이 더욱 우리를 용기백배 힘을 줍니다.
“우리에게는 견고한 성읍이 있네. 그분께서 우리를 보호하시려고 성벽과 보루를 세우셨네. 신의를 지키는 의로운 겨레가 들어가게, 너희는 성문을 열어라. 한결같은 심성을 지닌 그들에게, 당신께서 평화를, 평화를 베푸시니, 그들이 당신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길이길이 주님을 신뢰하여라. 주 하느님은 영원한 반석이시다.”
한결같이, 길이길이 주님을 사랑하고 신뢰하며 그 말씀을 실행함으로 하느님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짓는 이들에게 선사되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이런 슬기로운 삶을 선택하여 하느님 반석위에 인생집을 짓는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계속될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집짓기 인생입니다. 이런 인생집은 기초와 과정이 튼튼하기에 웬만한 폭풍우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사회나 국가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어리석은 사람의 인생집입니다. 결코 이런 인생집을 선택하는 이는 없을 것이나, 주님을 떠나 말씀공부와 실행에 소홀하면 이런 사상누각沙上樓閣될 가능성은 다분합니다.
“그러나 나의 이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이런 모래 위에 지어지는 어리석은 이들의 인생집도 많을 것입니다. 폭풍우의 시련과 고난이 왔을 때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인생집이라면 대책이 없습니다. 인생집을 짓는데 요행이나 우연, 비약이나 첩경의 지름길은 없습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하루하루 우직할 정도의 말씀 실행의 한결같은 노력뿐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높직이 하늘 위에 나타나소서. 온땅에 빛나소서 당신의 영광."(시편57,6).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