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찬가지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시대의 소명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2. 잠잠히 묻혀서 고요히 지낼수록 좋은 우리가 이렇게 나서게 된 것은 국민의 엄중한 명령인
‘검찰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빠진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주목하는 것은 검찰이 그동안 힘없는 사람들의 생존과 운명을 쥐락펴락하면서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는 눈감아 줌으로써 공정한 법집행의 최대 걸림돌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검찰개혁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비웃거나 아예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나서는 일들이 너무나 빈번해졌고 그러다보니 검찰개혁을 공언하였으면서도 번번이 실패하고만 지난 민주정부들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지 걱정스러운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3. 거기에는 검찰 자신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검찰이 검찰권의 독립 수호를 외치고 있습니다만 자신들이 저지른 검찰권 남용의 역사를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사건을 조작해서 무고한 이를 간첩으로 내몰고, 멀쩡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인생을 망치게 만들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욕망을 위해 약자들을 괴롭혔던 강자들의 죄를 가려주고 치워주는 범죄의 세탁부 또는 청소부가 되었던 한국 검찰의 역사를 누가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검찰개혁은 검찰로 하여금 이와 같은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더 이상 타락한 거래에 휘말리지 않도록 진정한 독립을 도우려는 일입니다.
수사와 기소에 관한 과도한 독점적 권한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우리 눈에는 어리석게만 보입니다.
통제되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은 검찰 자신을 위해서도 불행한 것입니다.
검찰 일부의 문제일 것입니다만 겉으로는 부패와 거악을 척결하겠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현직과 전관들이 서로의 이익을 챙겨주는 뒷거래는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타락상입니다.
그동안 공익을 대변하기 위하여 일생을 헌신한 대다수 검사들의 명예와 긍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검찰은 공직자비리수사처, 검경 수사권 분리 등의 개혁 조치를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4. 검찰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인 윤석열 총장의 참회를 촉구합니다.
임명 초기 그를 향한 국민의 기대와 신망은 참으로 엄청났습니다.
그러나 이후 그의 개인적 처신과 검찰을 지휘하는 모습은 너무나 뜻밖이었습니다.
처와 장모를 둘러싼 가족의 대들보 같은 허물도 심각하지만, 아무리 티끌처럼 작은 일이라도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무섭게 달려들다가도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기이할 정도로 관대한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태도는 경악스러울 정도입니다.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직무 배제와 징계 청구 사유에서 드러났듯이 검찰총장 본인이 하루빨리 물러나야 할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겸덕을 발휘하여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신이 말했던 “퇴임 이후 사회를 위한 봉사”일 것입니다.
5. 언론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입만 열면 나라가 망하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 과장해서 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나 지금 우리는 건너야 할 다리를 힘겹게 건너고 있을 뿐 방향이 그릇되지 않았습니다.
공연히 불안을 부추기고 정부의 선의를 비트는 행실을 중단하기 바랍니다.
진실을 격려하고 거짓을 꾸짖는 언론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른바 ‘검언유착’, ‘검언일체’의 지경에 이른 부끄러운 현실을 직면하기 바랍니다.
진실의 장수가 되어야 할 언론이 거짓의 하수인 노릇이나 하는 현실을 우리는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6. 사법부의 책임 또한 조금도 가볍지 않습니다.
검찰에 의한 ‘재판관 사찰’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는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이 조직적으로 재판관을 압박하여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범죄를 태연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검찰총장이 재판관에 대한 사찰과 정보정치를 업무상의 관행이라 우기는데도 묵묵부답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 특히 법조의 나아갈 길은 언제나 그래야 한다고 믿는 것인지 한 번 묻고 싶습니다.
7. 제1야당 ‘국민의 힘’에게 묻습니다.
국민의 힘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은 검찰개혁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탈의 방조자 또는 협력자 구실을 하다가 결국 자신이 배출한 대통령 2인을 감옥에 보내고 말았습니다.
이런 과오를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아울러 다시 집권해서 나라를 이끌게 될 때를 위해서라도 여당과 합심하여 국회가 검찰개혁에 일조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8. 신앙인들과 시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정작 다른 데 있습니다.
생태계 말기적 파국의 리허설이나 다름없는 코로나 사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살길을 찾아야 하는 마당에 검찰개혁이라는 숙원을 놓고 분열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힘을 내서 어려운 사람들의 겨울을 돌보고 저마다 역량을 다하여 정의와 인권을 회복하는 데 힘을 보탭시다.
2020년 12월 일
인권주일을 앞두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1천인 일동
▶ 종교계 100인 시국선언◀
“법무부의 검찰개혁 조처를 지지합니다.”
1. 우리는 어느 정파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오직 국민을 섬기고 정의와 평화를 추구할 따름입니다.
요즈음 ‘검찰개혁’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깊이 통탄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검찰개혁은 너무나 오랫동안 지체되어 온 숙원이며 시대의 과제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거악의 한 축으로 살아온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기득권 수호를 위해 자신의 본분을 팽개치기로 작정한 듯 보입니다.
이에 우리는 성찰하는 힘으로 회초리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촛불시민혁명의 요구였던 검찰개혁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법질서를 구현하겠다는
검찰의 사명의식은 일견 갸륵한 것일 수 있으나
그 책임감이 과잉된 나머지 도를 넘어섰습니다.
권한도 책임도 골고루 나눠서 힘의 중심을 분산해야 모든 것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면서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에 노골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검찰의 행태는
마치 집단난동처럼 보여서 우리를 슬프게 만듭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검찰 스스로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진정 직분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서로 힘과 지혜를 합쳐야 합니다.
반칙과 특권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사라졌습니다.
만사를 좌지우지하려는 검찰의 교만한 태도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지난 시절에는 경찰이 그랬고, 중앙정보부와 안기부가 그랬고,
한때 보안사령부가 그랬습니다.
지나고 보니 얼마나 덧없는 일이었습니까.
그런데 공익의 대표자여야 할 검찰이
또 다른 ‘남산 중정’이거나 ‘남영동 대공분실’이 되기를 바라는 것인지
지금 검찰이 보여주는 퇴행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입니다.
부디 국민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참회하기 바랍니다.
3. 검찰이 적폐청산의 최대 걸림돌처럼 되어 버린 현실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괴롭게 만듭니다.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공동체를 지켜야하는
검찰의 명예는 정의로운 섬김이지 특권적 군림이 아닙니다.
검찰의 일부 특권층, 특히 민주적으로 선출된
헌법기관의 합법적 통제를 거부하고
대통령의 지휘체계를 교란시켜온 검찰총장 윤석열의 행동은
너무나 위태롭고 실망스럽습니다.
4. 그는 검찰독립을 명분으로 정치검찰을 결집시켰고,
자기들만의 권부를 강화하는 데 극구 매달려왔습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보다 권력 엘리트로서
검찰의 기득권을 고수하는 것을
검찰의 독립이라고 착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사찰,
정보정치까지 펼쳤습니다.
뒷조사, 미행과 감시 등 정보정치의 패악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는 지난날의 민주주의운동사에서
여실히 드러난 그대로입니다.
검찰은 이른바 ‘재판부 사찰’을 하였습니다.
재판관들을 조사해서 거기서 찾아낸 구실을 가지고
재판과 공소유지에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공정이 생명인 재판에 위헌적 훼손을 가했으니
이런 범죄는 추상같이 단죄해야 마땅합니다.
수사정보를 담당하는 부서가 무슨 까닭으로 판사들의 개인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공유했는지 검찰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직무를 벗어나는 위법적 행위를 그저 ‘관행’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우리는 떳떳할 뿐이라고 우깁니다.
과연 재판부에 대한 정보수집이 법령상 허용되고 공판유지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고 물어도 검찰총장은 묵묵부답입니다.
5. 거듭 말씀드리지만 수사내용의 입증력으로 공소를 유지해야 할 검찰이
판사 개인의 신상과 이력을 캐서 법외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치졸한 범법행위는 반드시 단죄되어야 합니다.
검찰의 본분과 기강을 무너뜨린 가장 큰 책임은 검찰총장 윤석열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근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하여 조치한 직무정지와
징계청구는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법무부가 직무정지와 징계청구의 사유로 제시한 사안 하나하나가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므로 검찰총장의 해임은 물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덧붙여서 시대의 요구를 외면한 채 검찰개혁에 집단으로 저항하는
검사들에게도 합당한 징계가 내려지기를 바랍니다.
대들보 같은 자신의 허물은 보지 않고 남의 티끌만 들추는 기이한
검찰의 행실에 우리 국민은 너무나 오랜 세월 상심하였습니다.
6. 정부는 공명정대,
파사현정의 정신으로 검찰개혁에 전심전력하기 바랍니다.
개혁은 지난한 과정이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역사는 이미 새로운 방향으로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구시대의 특권과 반칙에 매달렸던 자들은
마른 풀처럼 흩어지고 사라져갔습니다.
굳은 신념으로 정의롭고 자비로운 공동체를 우뚝 세우는
모든 노력에 큰 결실이 있기를 빕니다.
7.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민생을 보살피기 위해서라도 공수처 출범을 포함하여
모든 권력기관에 대한 정화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부족한 종교인이오나 믿음과 양심에 따라 약
자를 돌보며 상부상조하는 양심의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