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수)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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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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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환 [ch1831] 쪽지 캡슐

2001-08-27 ㅣ No.4469

 

 

아내는 전화 상담원이고, 남편은 군인이다.

 

맞벌이 부부가 다 그렇듯이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아내가

 

언제부턴가 눈이 피곤하다며 일찍 잠자리에 들곤 했다.

 

"병원에 안가봐도 되겠어?"

 

"좀 피곤해서 그럴꺼야 곧 괜찮아 지겠지."

 

이렇게 두 달이 지난 후에 병원에 갔더니 각막염이라고 했다. 두눈에 다퍼져

 

수술을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했다.

 

일주일 후에 아내는 수술을 받았다.

 

회복하는데 한 3일정도가 걸린다고 해서 입맛이 없는 아내를 위해 바난도

 

만들어다 주고 심심해 할 때는 책도 읽어 주면서 그 동안 고생만 했던 아내에게

 

모처럼 남편역할을 하는 것 같아 행복했다.

 

7일이 지난 후 눈에 붕대를 풀었다.

 

"나 보여?" 아내에게 물었다.

 

"아니 아직 아보여"

 

의사 선생님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보일 거라고 했지만 1시간이 지나고 하루가

 

지나도 아내의 눈은 세상을 볼 수 없었다.

 

사랑스런 아내의 눈은 이미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아내의 마음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다.

 

3개월이 자나서야 차츰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여보, 나 다시 일 나가고 싶어." 아내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내가 다 알아서 할께."

 

"그렇다고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는 없잖아."

 

"그래도 직장생활은 조금..."

 

"전화 상담원인데 뭐 어때, 나 할 수 있어"

 

남편은 아내에게 감사했다. 일을 나가겠다는 아내의 생각이 아니라 세상을

 

받아들여주는 마음이 고마웠다.

 

회사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출근이 문제였다.

 

아내와 남편은 근무지가 서로 반대였기 때문에 매일 데려다 줄수는 없었다.

 

일단 아내와 남편은 한 달 동안 같이 다니기로 했다.

 

다행이 한번에 호사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 집에서 정류장까지는 같이 나가면

 

되는데 정류장에서 회사까지가 문제였다.

 

그래서 아내와 남편은 걸음 수와 주변의 소리를 통해 익히기로 하였다. 차츰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한달이 지났을 때 아내는 혼자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은 아내가 자랑스러웠다.

 

점차 마음이 밝아지기 시작하고 웃음도 찾기 시작했다.

 

이렇게 6개월이 지났다.

 

아내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다.

 

아내는 버스를 타면 기사아저씨 뒷자리에 앉는다.

 

어느 날 회사 앞 정류장에 거의 다 왔을 때였다.

 

기사아저씨가 말했다.

 

"부인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앞도 못 보는 제가 뭐가 행복하겠어요"

 

"매일 아침 부인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잖아요"

"네! 누가 저를..."

 

"모르셨어요?"

 

"남편이 매일같이 부인이 내리는 모습을 길 건너편에서 지켜보고 있답니다.

 

그리곤 부인이 회사에 무사히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되돌아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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