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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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미안해요...그리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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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정 [jsu0819] 쪽지 캡슐

2003-03-24 ㅣ No.8407

 

 

어제 친정엘 다녀 왔습니다.

엄마가 계시지 않은 친정은 조금은 쓸쓸합니다.

허나 아빠와 두 남동생은 살갑게 하나하나 챙겨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저녁을 이르게 지어먹고 나서

아빠가 잠깐 시장엘 가자고 하십니다.

봄에 입을 잠바 하나를 보아두셨는데

그래도 네가 보아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설거지를 끝내며....."네" 아빠 함께 가요....

 

아빠랑 낯익은 동네를 거닐며 나란히 걸어 봅니다.

아빠가 잠바를 입어 보시며 어떠냐고....물으십니다

엄마가 없는 몇년만에 아빠는 몰라보게 늙으셨습니다.

그래 딸자식인 내 눈가에는 뭔가가 자꾸자꾸 차오르려 합니다.

 

내가 좋다고 하니 아빠도 그게 제일 좋았다고 하십니다.

여러번 이곳에 와서 입어 보시고 딸아이가 오면 함께 오겠노라고

하셨나 봅니다.

점원인 아저씨의 눈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아빠 잠바 값을 계산하려 했는데....

아빤 이내 도리질을 하십니다.

조서방 혼자 벌어서 아이들 가르칠랴.....먹고 살랴

힘들텐데....부러 뭐하러 돈을 쓰냐며

자꾸자꾸 만류하십니다.

 

그래....울컥하고 참았던 눈물이 납니다.

아빠 이 정도는 저도 해드릴수 있어요...

허나 아빠는 네 마음만으로도 고맙다시며 한사코

마다하십니다.

네가 사주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해야

내가 맘이 더 편하다시며...

이 다음에 내가 필요하다면 그때 사주려므나......라고

 

자식들에게 손한번 내미는 일을 마다하시는 아빠

이렇게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잠바 하나 값은 너끈히 되고도

남을텐데.

아빠는 참 무심합니다.

아니 그런 아빠의 맘이 자식에 대한 사랑의 깊이일테죠.

 

집에 돌아와서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한참을 울었드랬습니다.

그런 아빠가 고마워서도....그런 아빠의 딸이라서 좋아서도

울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이런 우리 모습 보셨을 엄마도 간만에 그려

보았습니다.

 

엄마.......우리 살아가는 모습 잘 보고 있지?

염려하지말고 걱정하지마...

우리 이렇게 여전히 사랑하며 잘 지내고 있으니까

근데....엄마 엄마가 우리와 함께 있었더라면 더없이

행복할꺼야

그치만 어떡해.... 엄마는 우리와 함께 있을때보다 그곳에서가

아프지 않아서 좋을테니 말이야

우리가 좀 허전하고 엄마 보고파도 엄마가 좋으면 나도

우리 모두도 좋아.

엄마........이렇게 이쁘게 키워주셔서 고마워요....

감사하구요.....아빠께 더 잘하며 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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