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두줄의 편지...펌

스크랩 인쇄

서미경 [deepsky] 쪽지 캡슐

2000-10-09 ㅣ No.1871

단 두줄의 편지.....  

 

어릴적부터 아버지는 술에 취했다 하면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손찌검까지 하셨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던 해 아버지는 관절염이 심해져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는데, 그때 부터 늘 술에 빠져 지내셨다  

 

그날도 아버지는 잔뜩 취해 어머니에게 이유없이 화를 내고 계셨다.  

 

그런 모습에 화가나 폭발한 나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제발 그만 좀 해요.한두 번도 아니고... 부끄럽지도 않아요? ’  

 

엄마 불쌍한 사람이다.너희들 엄마한테 잘 해야 한다.’  

 

맨날 그런 말 하면서 왜 엄말 그렇게 못살게 굴어요.  

 

아버진 그런 말 할 자격도 없어!"  

 

그 일이 있고 나는 아버지를 피해 다녔다.  

 

아버지도 그 동안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으셨는데  

 

그렇게 닷새째 되던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아버지가 다  

시 술을 들고 계셨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찾으니 어서 가 보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실망이 컸던 나는 내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결국 안절부절못하시는 어머니 때문에 안방으로 건너갔더니 아버지는 이미 잠들어 계셨다.  

 

잠든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 쇠약해 보였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늘어진 눈꺼풀,푹패인 볼, 내려앉은 어깨, 핏줄이 심하게 불거진 가느다란 손....  

 

돌아서 나가려는데, 아버지 옆에 하얀 종이쪽지가 눈에 띄었다.  

 

얼마나 매만졌는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그 종이를 펼쳐 든 순간 눈앞이 흐려졌다.  

 

’막내에게, 미안혔다’라는 단두 줄의 편지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한 아버지는 삐뚤어진 글씨로 그렇게 당신의 마음을 적어 보인 거였다.  

 

그리고 그 옆에 다 부서져 버린 초코파이가 있었다.  

 

눈도 안 맞추고 말도 하지 않았던 며칠동안,마루에 앉아 주머니 속에서 자꾸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물속으로 번져갔다



2,616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