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월)
(백) 부활 제7주간 월요일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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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현상적인 죄를 보지 않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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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사목국 [papangelus] 쪽지 캡슐

2008-03-05 ㅣ No.167

사순 제4주 3월 2일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사순 제4주입니다. 미사 전례의 말씀들은 우리에게 세례여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지난주에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에게 ‘살아있는 물’을 선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으며 오늘은 태생소경을 보시며 당신 자신을 ‘세상의 빛’으로 계시하십니다. 다음 주일에는 친구인 라자로를 일으켜 세우시면서 당신이 ‘부활이요, 생명’이심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물과 빛과 생명은 세례의 표징들입니다. 성사를 통해 믿는 모든 이들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잠겨’듭니다. 그분은 죄의 종살이에서 우리를 해방시키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

  잠시 태생 소경이야기를 생각해봅시다.(요한 9,1-41). 제자들은 당시의 사고방식에 따라 소경이 눈먼 것이 부모들이나 자신의 죄 때문이라고 단정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런 선입견을 멀리하시고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요한 9,3)라고 확언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위로를 줍니다. 또한 지혜와 사랑으로 가득하신 하느님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느끼게 합니다. 어려움과 고통에 신음하는 한 사람 앞에서 예수님은 현상적인 죄를 생각지 않으시고, 창조주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십니다. 그분은 사람에게 생명을 주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장엄하게 선포하십니다.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우리는 낮 동안에 해야 한다...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 (요한 9,5)

  그리고 곧장 침으로 흙을 개서 소경의 눈에 붙입니다. 이 행동은 흙으로 빚어 만들어져서 하느님의 숨결로 생명을 얻은 인간의 창조이야기(창세 2,7참조)를 간접적으로 암시합니다. ‘아담’은 ‘흙’을 뜻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몸은 실제로 흙의 성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소경을 낫게 하시며 새로운 창조를 하십니다. 하지만 이 치유사건은 뜨거운 토론을 불러일으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그일을 행하셨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들은 그분이 축제의 규정을 어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소경은 ‘밖으로 쫓겨’납니다. 한 사람은 율법을 어겼기 때문이고, 또 한 사람은 치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면서부터 죄인으로 낙인 찍혀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소경을 낫게 하시며 세상에 정의를 실천하러 오셨음을 보여주십니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유받지 못하는 이들로부터 소경을 따로 떼어내십니다. 사실 사람들 안에는 안정을 위한 사상적 체계를 만들고자하는 유혹이 대단히 큽니다. 무신론자들이나 비종교주의자들에게 있어서는 종교도 이런 체제의 한 요소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사람은 이기주의가 자기중심적으로 되어버리고 맙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의 눈멂, 우리의 근시안, 그리고 무엇보다 성경이 가장 큰 죄라고 부르는(시편 18,14) 교만을 고백합시다. 세상에 참 빛을 주신 그리스도를 당신 안에서 육화하신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che generando Cristo nella carne)께 우리를 도와 주시기를 간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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