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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언어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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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cosma] 쪽지 캡슐

2005-09-09 ㅣ No.87773

통신 언어의 문제점으로는 크게 내용상 문제와 형식상의 문제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2-1. 내용상의 문제

내용상의 문제로 언어 사용에 대한 특별한 검열 체제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욕설'이나 '음란한 발언', '비속한 표현' 등이 자주 쓰여지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형식에 있어 일상어의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무시되며, 네티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들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가) 비속어 사용

컴퓨터 통신 공간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는 익명성 때문에 무책임하게 비속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무책임한 비속어의 남용은 경계해야 할 현상이다.

인터넷 잡지의 한 종류인 인기 청소년 웹진 <채널 텐>의 '길거리 단어장'엔 사전에 없는 '그들만의 단어'가 가득하다.
'범생(모범생), 왕따(왕따돌림)' 등 비교적 알려진 단어는 물론 '십빠빠 울랄(진짜 못생겼다), 야리다(째려보다)' 같은 출처불명·해독불능의 단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발음의 과장과 왜곡을 통한 변형도 두드러진다. '새끼'가 '쉐리, 쉐이'가 되고 '겨우'가 '제우', '꺼져'가 '버져'가 되는 식이다.
이것은 욕설이 주는 직접적 도발성을 줄이기 위해서 생겨난 것으로 '새끼'는 '쉐이'로, '놈'은 '넘'으로, '년'은 '뇬'으로 바꿔 말하기도 한다.
'씨팔'이나 '좆나게' 같은 비속어 역시 '씨바, 띠바', '졸라, 절라'로 살짝 비틀어 어감의 강렬함을 경감시킨다.
그 외에도 단어 뒤에 '다리깐다(둘이서 정당히 싸우는 것), 센터깐다(가방 검사한다)'와 같이 '-까다'란 말이 자연스레 따라 붙는 것도 특징의 하나다.

(나) 은어 사용

통신 언어에서 은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통신 언어의 특성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통신 언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던 바와 같이 '인가니(인간이), 가튼데(같은데), 마자마자(맞아맞아)'와 같은 이어적기, '조아(좋아), 방가(반가워), 칭구(친구), 만타(많다),추카추카(축하축하)'와 같은 소리나는 대로 적기, '구래 이넘아(그래 이놈아), 오믄(오면), 알쥐(알지), 넝담(농담), 안냐세요(안녕하세요)'와 같은 바꾸어 적기, '겜방(게임방), 금(그럼), 맴(마음), 글쿤요(그렇군요), 아뒤(아이디)'와 같은 음절 줄이기 등도 은어에 포함시킬 수 있다.

'심심' 대신에 '띰띰'을 사용하고, 심심할 때는 '음야'라는 말을 사용하고, '잠수', '당근'과 같이 의미가 변형된 단어들이나 '오케오케', '아뒤' 등 정확치 않은 외래어 및 외국어의 사용이나 약어 등이 모두 통신 언어에서 사용되고 있는 은어의 예들이다.

비속어나 은어와 같은 불건전한 언어의 사용은 컴퓨터 통신에 입문하는 경우 혼란을 일으키고, 일반 통신인에게 불쾌감을 유발시키며, 언어발달이나 국어순화에 악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비속어나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은 정화되어야 한다.
불건전 언어라고 규정한 어휘들의 사용이 컴퓨터 통신인 사이에 가상공간(cyber space)에서 간단하고, 즉흥적이며, 직접적이고, 생동감 있는 문체로 부담 없이 용이한 글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세계와 언어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지향되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다.

2-2. 형식상의 문제

맞춤법과 띄어쓰기의 무시는 물론 일상어를 뒤틀어 놓은 새로운 신조어들은 통신 언어를 일종의 '특수어' 형태로 만들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기성 세대나 국어학자들은 언어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을 하는데 반하여, 네티즌들은 통신 사회의 특성상 나타난 언어 현상으로 청소년 계층의 고유한 계층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옹호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통신 언어가 통신에서만 사용되는데 그치지 않고 일상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 간과할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더욱이 이런 통신 언어를 사용하는 대다수가 앞으로 언어 생활을 이끌어 갈 청소년층이라면 그 심각성은 더할 것이다.

(가) 맞춤법 파괴

통신 언어에서는 자음과 모음을 따로 따로 분리하여 표기하는 방식과 띄어쓰기를 완전히 무시한 형태들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ㅂㅂㅏㅂㅂㅏㅅㅣ∼∼∼"라든가 "매일매일 ㅎㅐㅍㅣㄷㅔㅇㅣㅎㅏㅅㅔㅇㅕ !!!"라는 식이다. 받침이 있는 글자들은 "ㄱㅏㄱㅣㅈ ㅅㅣ"이나 "ㅅ"과 같이 여러 줄을 이용하여 표기하였다. ㅁ ㅗ ㅁ ㅠ

앞서 통신 언어의 특성에서 밝혔던 바와 같이 경제적·심리적·사회적·매체적 원인 등에 의하여 형성된 통신 언어는 일상 생활에서 쓰는 언어와는 다른 독특한 변이 양상과 특성을 지닌다.

이런 통신 언어는 컴퓨터 통신의 대화방이나 토론방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또, 짧고 즉흥적이며 직접적이고도 생생한 문체로 글을 쓰게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현행 맞춤법과 문법을 완전히 무시한 언어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

현재는 맞춤법이나 표준어에 맞지 않는 것을 알면서 재미 삼아 통신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런 언어를 계속 사용한다면 어떤 것이 표준어이며 맞춤법에 맞는 언어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올 것이다.

아직 표준어나 맞춤법을 확실히 모르는 초등학생도 55%가 컴퓨터 통신의 대화방이나 토론방을 이용하고 있음을 볼 때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또 이렇게 맞춤법과 문법에 어긋난 표기를 계속하다보면,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고가 자리잡을 수도 있다.

실제로 현재 청소년이 사용하고 있는 통신 언어를 고칠 필요가 있냐는 설문 조사에서 '고치지 말아야 한다'는 대답이 고쳐야 한다는 대답과 똑같은 50%를 차지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 철자를 무시하고 한글을 표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40%),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38%)으로 응답해, 무려 78%가 한글의 엉터리 표기와 맞춤법을 지키지 않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 글자 파괴

지금까지 살펴본 통신 언어의 특성과 문제점들은 이제 언급할 글자 파괴의 문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현재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통신 언어들은 통신상에서 대화의 효율성을 위해 썼던 줄여쓰기의 단계를 넘어선지가 이미 오래이며, 한자와 특수문자 등을 남용하고, 상대방을 부를 때 '00님아'로 일관하여 존대말은 찾아볼 수가 없다.
대화방과 게시판 글을 갈무리한 예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예 1) 대화방

학생1 : ㉡┫집ⓔya?¿
학생2 : 항궝.강타.왕써횻?
학생1 : 눙ㆌ.깡빡깡빡㉪ㅖ...╋.┯
학생2 : 잉따㉮.나왕셔.봉씨닷;;
학생1 : 퓌공해횻.풋풋..굼양.ⓞ능.봉지.망씨닷;;
학생2 : 앙냐옹꾜얏??¿¿.글엉.톨아징㉠┫0ㅑ.!! --^
학생1 : 5능.졍망.퓌공ㅎㅒ셔.몽㉡ㅑ㉸겡셔.녜일.항교에셔.봉씨㉢ㅑ--;;
학생2 : 그례??.그렴.엉쪄.슈.엉찌..쟝.쉬여..
학생2 : 앙 횽 앙 횽 쟐 가 효^-^
학생2 : 준호닝.앙냥㉻㉦ㅖ횻?
학생2 : 와ⓔ.대댜-ㅂ이.엉ㅆㅕ횻?..
기 자 : ^^;
학생2 : 쳬륑 몽태횻?
학생2 : 헐... ●ㅏ졍씨쟝●ㅏ?¿
기 자 : v^^;
학생2 : v난 ㉧┃먕 쟘수. ₩ㅏ₩ㅏ.!!

예 2) 게시판 글

㉯㉯납!! 因九月패믤릔궈 ⓡⓖ훀¿¿¿ 긍뒙 ⓔ뎨 ㉯. . 亞영ⓔ능횹 . . . . 서울뤄 뎐학乙 家훀 ! ! !ㅠ.ㅠ 흐흐흐 ㄱㄱㄱ☆ㅠ_ㅠ 어릨 탸콰긐 뎌응 칑九들乙 ㉯드긐 설릌 家훀 . . . . 굴애쉌 ⓔ궈 ⓡ릘㉱긐 因仁川女中까즼 와쒀훀 ! ! 亞영ⓔ 家능궈 ☆上관 없능궈능 亞능뒈훀 글애듴 ⓡ려듀九 싀풔숴훀 어릨 因仁川女中싁⑨들앜!! ㉯㉯납♡ ⌒⌒* ┏鉉⑨ㆀ②ㅃⓔㅿ4ⓤㆀ┛
ⓔ빠이쌀앙할..

예 3) 게시판 글

ㅡ_-
첨..인뒈..
님아 홈피가 참 2ㅹYo
2빠이 쌀앙할 틴구를 구해효..-_-
14세 명랑ㆀ 少年임돠..ㅡ_-
번애쥬세孝!

예 4) 게시판 글

㉯ ㉯ 납 별 뉨 ⓔ 는 ⓔ 렇 퀘 글 쓰 능 高 ☆ 로 ㉯ 뽀 게 생 각 안 훼. 乙 ⓔ 튄 구 들 도 ⓔ 퀘 쓰 능 뒈 언 어 ㉺ 괴 ㉱ 高 생 각 안 훼.

위의 글들은 실제 초등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통신 언어이다.
맞춤법 틀리고, 띄워 쓰기 안하는 것은 고사하고 각종 기호와 한자가 난무한다. 예시 1번의 대화 글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학생1 : 너 집이야?
학생2 : 학원 갔다 왔어?
학생1 : 졸려죽겠어..
학생2 : 있다가 나와서 보자.
학생1 : 피곤해.. 그냥 오늘 보지말자.
학생2 : 않나올 꺼야? 그럼 삐짐이야..!!
학생1 : 오늘 정말 피곤해서 못 나가겠어. 낼 학교에서 보자
학생2 :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잘 쉬어..
학생2 : 안녕안녕 잘 가요..^^
학생2 : 준호님 안녕하세요?
학생2 : 왜 대답이 없어요?
학생2 : 채팅 못해요?
학생2 : 어.. 아저씨잖어?
학생2 : 나 갈래.. 빠이..

2 번의 예시 글에서 몇 문장만 살펴보면, '鉉⑨ㆀ②ㅃⓔㅿ4ⓤㆀ'는 '당신을 위한 무척 친근한 친구'라는 뜻이고, '어릨 탸콰긐 뎌응 칑九들乙 ㉯드긐 설릌 家훀'는 '우리 착하고 좋은 친구들을 놔두고 서울로 가요'라는 뜻이다.

이와 같은 식으로 3 번 예시 문장 전체를 풀어보면 '처음인데 홈페이지가 참 이뻐요. 매우 사랑할 친구를 구해요. 14살 명랑(땀흘림) 소년입니다. 보내주세요'라는 뜻이고

4 번 예시 문장은 '나 별님이는 이렇게 글 쓰는 거 별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우리 친구들도 이렇게 쓰는데 언어파괴라고 생각하지 않아'라는 뜻이다.

도저히 한글이라고는 볼 수 없는 이들의 통신 언어를 일부에서는 '외계어'라고 부른다. 이 '외계어'라는 명칭에 이러한 통신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한 초등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뎌희가 ⓔ헌글을쓰능뒈다듈익얼외계언어樂호하더군효글험뎌희능외계인입늬깍 ?

이것은, '저희가 이런 글을 쓰는데 다들 이걸 외계언어라고 하더군요.
그럼 저희는 외계인입니까?'라는 뜻이다.

언어파괴가 자유롭고 새로운 창의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으로서 그리 나쁜것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언어파괴현상은 이미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자유롭고 창의적이고를 떠나서 서로 알아들을 수 있는 온라인상의 의사소통을 생각해야 하는데, 지금의 언어파괴는 파괴된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꾸민다는 쪽에 더 가깝다.

언어로서의 역할은 이미 상실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파괴된 언어는 오히려 '그들만의 의사소통체계'로 작용하여 이러한 파괴성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채팅방에서 이른바 '왕따'를 당하고, '세상 흐름에서 뒤쳐진 노인네' 취급을 받으며 강제추방을 당하는 등의 현상까지 벌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온라인상의 언어 사용의 문제는 '효율적인 줄여쓰기'의 수준을 넘어 기존의 멀쩡한 언어를 파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계층, 특히 일부 10대들에게 강하게 나타나는 언어 파괴 현상은 가족간의 대화가 어려워지고, 세대간의 대화가 불가능해지는 양상까지 나타나며, 계층간의 분화, 폐쇄적 인간관계의 강화는 물론 네티즌간의 불쾌감과 의사소통 장애, 여론의 비정상적 형성을 일으키게 된다.

2-3. 일상 언어로의 사용

통신 언어는 사용하는 이가 대부분 청소년 계층임으로 말미암아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기성세대들은 청소년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게되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세대간의 대화를 단절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통신 언어가 컴퓨터 통신의 대화방이나 토론방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통신 언어를 일상 생활에 사용하고 있는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의 70%이상이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하였고, 현재 통신 언어를 일상 생활에 사용하고 있지 않는 중·고등학생의 10%이상이 앞으로는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통계를 볼 때, 통신 언어가 컴퓨터 통신만이 아닌 일상 생활에도 꾸준히 사용되면서 일상 언어를 계속 훼손시킬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세태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소년 사이에서 채팅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편하고, 쉽고, 재미있고, 틀렸다고 누가 말하지 않기 때문'이며, '글은 몰라도 채팅어는 알아요, 많이 알면 짱이에요'라며 비정상적인 언어사용이 당연하고 많이 아는 것을 자랑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언어파괴 현상이 가장 심하다는 초등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채팅언어는 어린 나이에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말할 정도로 또래들만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요즘은 타자가 느려서가 아니라 채팅 용어를 몰라 쓰지 않으면 채팅방에서 왕따를 당하고 심한 경우 대화방에서 쫓겨나기도 한다고 한다. 채팅방에서 채팅 용어 모르면 말더듬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통신 언어에 대한 네티즌의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2/3정도가 '통신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글이 훼손되거나 변화하는 건 아니다'며 편하고 개성적인 '제2의 언어'라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다.

컴퓨터 통신 공간 내에서의 문화와 통신 언어는 다양하고 복잡한 것 같지만 앞에서 설명했듯이 여러 가지 특성들에 의해서 자신들의 생각과 나오는 말을 그대로 문자로 나타낸다는 점에서는 단순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내에서는 표현하지 못했던 말을 문자를 이용해서 컴퓨터라는 특수한 매체를 통해 나타내며, 또한 그 글을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이라는 것을 통해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

단지 이것을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이고 실생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 사회는 사이버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할 정도로 통신 매체가 크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신 언어는 큰 사회요인의 한 가지로 대두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가 갈수록 편리를 추구하고 신속함을 추구하다 보니까 직접 대면해서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떨어져 있어도 서로 간의 대화가 가능하고 화상 매체를 통해 옆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가 있기 때문에 문화도 이런 통신 문화의 형식으로 차츰 변화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앞으로 컴퓨터 통신 공간에서의 문화와 언어는 하나의 중요한 우리사회와 생활의 일부로 자리 매김 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일상 언어 생활과 통신 언어 생활을 명확히 구분하여 언어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통신 언어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은 통신 언어에 국한시켜, 일상 언어의 규범을 흔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해결책

3-1. 기술적·교육적 차원

현재 실시되고 있는 통신 언어에 대한 대응책을 보면 기술적 대응, 법적 대응, 학교의 대처방법이 있는데 언어 변형에 따른 역기능에 대한 법적인 대응은 사실상 부적절하다.
즉, 현재는 기술적인 대응과 학교의 대처방법만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셈이다.
통신 언어에서 '욕설'이나 '음란한 발언', '비속한 표현' 등이 자주 쓰여지고 있다는 내용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기술적 대응방법으로 현재 사용중인 욕설차단 프로그램을 설치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욕설, 비속어를 사용하면 '바른말을 사용합시다' 같은 경고문이 나타나게 된다.
가장 많은 청소년들이 즐기는 인기 온라인 게임인 "포트리스"는 욕설 및 저속한 표현을 차단하여 그러한 단어를 입력할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는 말입니다' 라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단어가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다.

학교의 대처방법으로는 학교 홈페이지에 표준어법의 언어를 사용토록 권장하는 것 이외에 통신 언어와 표준어법을 비교하는 학습지도가 있어야 하겠다.

이와 더불어 표준어와 맞춤법의 교육이 확실히 이루어져한다. 현 6차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3년 동안 국어 수업 시간에 맞춤법과 표준어에 대하여 공부하는 것은 1학년 1학기 교과서의 4단원 표준어와 표준 발음뿐이며, 문법 교육이 전체 국어 수업의 10% 미만이다.

하지만, 7차 교육과정에서는 통신 언어를 올바른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것이 국어 교과서에 실린다고 한다.
대구대의 이정복 교수는 통신언어 사용 결과로 나타나는 어문규범의 파괴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국어문법 교육의 강화, 국어교육 시간에 통신언어 교육, 교사들의 통신언어에 대한 이해 및 지도 등의 교육적 해결 노력과 이용자 실명제 확대, 익명대화방 축소, 언어 폭력자에 대한 제재 등 통신망 내에서의 해결 노력, 그리고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한 가정, 사회 등의 각별한 관심과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교사들이 통신 언어에 대해 올바르게 지도하기 위해서는 교사도 통신언어를 이해해야 하므로 게시판이나 채팅을 이용할 필요가 있으며, 변형된 언어의 사용은 올바른 한글 사용에 저해가 됨을 주지시켜야 한다.
또한, 외래문화가 범람하는 현실에서 바른 한글 사용은 고유문화를 지킨다는 맥락에서 지도하고 바른 한글 사용은 학생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동참할 경우에 가능함을 주지시킨다.

언어폭력과 허위비방이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강조하여 지도한다.

3-2. 자발적 노력

실제로 통신 언어를 자제하자는 자발적인 노력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현재 많은 홈페이지들이 게시판이나 대화방에서 통신언어의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공지를 내걸고 있다.

그림 1)

그림 1)은 '외계어'라 불리는 언어파괴의 현상을 막는 것에 동참하자는 의미로 한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배너 달기 캠페인이다.

이처럼 심한 통신 언어를 사용한 게시물은 홈페이지의 대표가 삭제 조치하고, 언어파괴의 현상을 함께 막기 위한 배너 달기 캠페인이 일어나고 있는 등의 자발적인 노력이 계속 되고 있다.

언어파괴 현상을 놓고 10대들 내부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10대들이 주축이 돼 만든 아이두넷(www.idoo.net)은 최근 '10대들의 언어파괴 중단'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배너달기 캠페인을 시작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아이두넷이 벌이는 언어파괴 중단 캠페인에는 10대들의 동참이 이어져 '신고건수'만 벌써 200건을 넘어섰고, 게시판에는 "외계어 같은 통신언어는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매일 100여건씩 올라오고 있다.

다음은 아이두넷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의 일부이다.

10대를 공략하는 일부 인터넷 업체들이 10대 또래 시장타겟에게 공감대를 얻기 위해 거친 어법과 욕설, 파괴된 언어를 주도적으로 유포시킨 것도 문제입니다.

채팅이나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자사 수익성 확보에만 매달린 채 사회의 공익성과 언어 파괴 문제에 관해 고민을 안한 책임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급속하게 변화하는 네트워크 사회에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 교육과 사회시스템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일 큰 책임은 언어가 서서히 파괴되는 현상에 마치 공기의 가치를 발견 못하듯 무심코 지나간 우리 네티즌, 특히 유행에 적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글자를 파괴시킨 청소년과 젊은 네티즌들에게 있습니다.

이제 사회 각계 각층과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이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우리 네티즌들의 의사소통 장애를 해소하고, 특히 10대들의 언어 파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뭉치고자 합니다.

언어파괴 게시물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는 답장을 달아줍시다.
우리 스스로 자신들의 달라진 어투를 발견하며 반성합시다.
언어파괴는 자멸을 뜻합니다. 또래간. 세대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올바른 언어를 사용합시다.

온라인에서 존재하는 한글은 우리의 큰 재산입니다. 올바른 한글을 지켜나가도록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이와 같이 많은 각 곳의 홈페이지에서 통신 언어의 사용을 줄이자는 자발적인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먼저 개개인의 자발적인 노력에 앞서 각종 매스 미디어 매체에서 이런 통신 언어의 사용을 자제하여야 할 것이다.
SBS -TV에서 방영되었던 어린이 만화영화 '방가방가 햄토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유행처럼 사용되는 통신 언어를 제목에 붙였다.
각종 매스 미디어 매체에서 맞춤법과 표준어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고, 청소년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계도하여야 한다.

Ⅲ. 결론

이상으로 본 연구에서는 통신 언어의 특성 및 문제점을 살펴보고, 제시되고 있는 대안들을 고찰하였다.

통신 언어가 구어에 가깝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일상적인 대화는 입을 통하여 발음 기관을 자극하여 음성으로 대화를 나누는데 비하여 컴퓨터 통신에서의 대화는 자판을 이용하여 문자로 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으로 하는 대화보다는 훨씬 느리다. 그런 이유로 통신상에서의 대화의 효율성을 위하여 통신 언어가 생겨났으며, 지금도 다양한 통신 언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통신 언어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의 표현과 대화자 사이의 친교를 목적으로 이루어져 되도록 재미있게 표현하려는 마음과 자기를 강조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고 이에 따라 일상어와는 다른 통신 언어가 생겨난 것이라 여겨진다.

통신 언어는 탈락·축약·생략·첨가와 같은 어휘의 변형과, 대치·아라비아 숫자와 로마자의 도입과 같은 형태의 발음대로 적기, 약어·의미 변형을 포함한 은어와, 의성어·의태어·감탄사의 사용, 이모티콘 등의 특성을 보인다.

위와 같은 특성을 지니는 통신 언어는 불건전한 언어의 사용과 같은 내용상의 문제와, 현행 맞춤법과 문법을 완전히 무시한 언어라는 형식상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최근에는 심각한 언어 파괴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통신 언어가 일상 언어로까지 사용된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더욱이 앞으로 언어 생활을 이끌어 갈 청소년 계층에서 통신 언어를 일상 생활에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때, 앞으로 우리의 언어는 통신 언어의 영향으로 인하여 파괴되고 혼란스러워지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세태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며, 앞으로 언어 생활을 이끌어 나갈 청소년 계층 중에는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이가 꽤 많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보면, 앞으로 이런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의 언어 생활은 더욱 혼란스러워지며 지금의 문법 체계도 변화되리라 예측되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행되고 있는 욕설 차단 프로그램과 같은 기술적 대응과 함께 표준어와 맞춤법의 교육이 확실히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통신 언어를 자제하고 언어를 순화하자는 자발적인 노력도 있어야겠다.

통신 언어의 문화는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 '바이러스 번지듯'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는 문화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한 번에 뿌리뽑는 건 어려운 일이다.
좀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통신 상 언어순화를 실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맞춤법을 무시해 표기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우리말 사용하기 운동에 이르기까지 통신 공간에 확산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본래의 필요성과 긍정적인 측면을 살려 부정적인 문제점을 최소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신 공간에서 우리말 사용하기 운동과 함께, 그러한 풍토와 분위기를 꾸준히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효과적인 대안의 모색과 방법 제시, 보급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통신 언어문화도 점차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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