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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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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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4-08 ㅣ No.171332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루카 1,26-38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합니다. 자기를 둘러싼 상황이 자기 뜻과 기대대로 흘러가기를 바라고, 누군가가 자기 뜻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틀렸다’고 ‘잘못됐다’고 몰아부치며 어떻게든 자기 뜻을 관철시키려고 하지요. 비단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그러는게 아닙니다. 심지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자기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겁니다. 말로만 하느님을 ‘주님’이라고 부를 뿐, 하느님을 이용하여 자기 뜻을 이루는데에 열을 올립니다. 그러다 제 뜻대로 안되면 실망하고 하느님께 불평 불만을 늘어놓으며 그분으로부터 멀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낱 피조물일 뿐입니다. 이 세상과 우리 삶은 우리 뜻대로가 아니라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섭리대로 흘러가지요. 그러니 온 세상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아는게 중요합니다. 배우들이 감독의 뜻과 의도를 제대로 헤아려야 극의 흐름에 맞는 올바른 연기를 하여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뜻과 의도를 제대로 헤아려야 그분의 섭리에 맞는 올바른 행동을 하여 우리 삶이 하느님 보시기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겁니다. 그래야 삶이 주는 참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지요. 감독이신 하느님의 뜻이 내 맘에 안든다며 내 뜻대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결국 내 인생이라는 작품을 망치게 될 뿐입니다. 그리고 나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다 그분께서 나를 위해 준비해주신 최고의 작품을 망쳐버린 책임을 져야하겠지요.

 

오늘은 가브리엘 대천사가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은총으로 구세주를 낳으리라고 예고한 것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마리아는 처음에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잉태하리라는 천사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으니’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기고 따르라는 말에 순명하지요. 그런 자신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지 못해 받아들인 굴복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자신 또한 원해서 적극적으로 그분 뜻을 받아들인, 자기 삶이 하느님의 섭리가 이루어지는 무대가 되도록 기꺼이 내어드린 참된 순명이었습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요구에 따르는 것을 순명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 요구에 따르지 않는 것이 누가 봐도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면 눈치가 보여서라도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건 굴종일 뿐이지요. 참된 순명은 이성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 의지로 받아들이기 버거운 일을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기에, 굳이 이유를 따지지 않고, 굳이 과정을 묻지 않고, 일단 받아들인 후 최선을 다해 따르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뜻과 섭리에 나의 전적인 순명과 노력이 더해질 때 우리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능력에 힘 입어 풍성한 결실을 얻게 됩니다. 나의 삶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작품이 될지는 내가 하느님의 뜻에 얼마나 순명하고 따르는가에 달려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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