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교황님 말씀 이전 (교황청 뉴스)가 명칭 변경되었습니다.

제7차 세계가정대회 폐막미사 교황님 강론

스크랩 인쇄

김호열 [khoyeoul] 쪽지 캡슐

2012-07-17 ㅣ No.291

제7차 세계가정대회(2012년6월1일~3일)

2012년 6월 3일 폐막미사(삼위일체 대축일)  교황 베네딕도 16세 강론



 

친애하는 형제 주교님들, 존경하는 사회 각 계층의 지도자분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성찬의 희생제사를 거행하는 오늘 아침 우리가 마주하는 이 시간은 커다란 기쁨과 일치의 시간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많은 신앙인들이 베드로의 후계자와 일치를 이루며 여기 모였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세우신 하나이며 보편된 교회의 모습을 잘 드러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라”(마태 28:18~19) 라는 복음말씀처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맡기신 사명의 결실이라 하겠습니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밀라노 대교구장이신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님, 교황청 가정평의회 의장이신 엔니오 안토넬리 추기경님, 제7차 세계가정대회 책임자들과 임원들, 밀라노의 보좌주교님들과 다른 모든 주교님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사회 각 계층의 모든 지도자분들께도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오늘 여기 모인 여러분 가정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참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세례를 통해, 형제 자매로서 그리스도와 하나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하시는 성령을 받아, 마침내 우리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참조. 로마 8:15,17)라고 부르게 되었음을 상기시켜 주십니다. 세례를 받는 그 순간, 우리는, 천상의 영광속에 궁극적으로 완성되기까지 거듭 성장해야하는 새롭고 거룩한 삶의 불꽃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가족인 교회의 구성원이 된 것입니다. 암브로시오 성인께서는 이 교회를 “삼위의 거룩한 성전”(Sacrarium Trinitatis)라고 표현하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 백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 하나된다”(교의헌장4항)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늘 지내는 삼위일체 대축일은 우리가 이러한 신비를 관상하도록 초대할 뿐만 아니라 삼위일체의 친교의 모델에 따라서 우리 각자가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고 서로서로가 친교의 삶을 사는데 전념하기를 독려합니다. 우리는 조화의 정신안에서 신앙의 진리를 받아 전수하도록 불리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용서를 청하고 용서를 하는것을 배우며, 주교들의 지도아래 서로 다른 은사들(카리스마)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서로서로를 사랑하고 모든 이를 사랑하는 삶을 살도록 불리움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하면, 우리에게는, 성삼위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며 말씀 뿐만 아니라 사랑을 살아가는 힘으로 세상을 비추며 복음화 시킬 수 있는 더욱더 가족과 같은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야 가야하는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교회는 삼위이시며 한분이신 하느님의 모상일 뿐 아니라 남녀 사이의 결혼에 근거한 가족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으로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모습대로 인간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복을 내리시며 말씀하십니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창세1:27~28). 하느님께서 우리를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되, 동등한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만드셨을 뿐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만드시어, 두 존재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고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며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가 되도록 하셨습니다. 사람을 복된 삼위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진정으로 드러내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부부 여러분들은 기억하십시오: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은 여러분이 서로에게 특정한 물건을 주거나 어떤 특정한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 전체를 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사랑은 먼저 여러분 스스로에게 풍요로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며 그것을 이루어 내는 과정에서 서로 주고 받음의 기쁨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결혼생활은 여러분의 자비롭고 책임감있는 자녀들의 출산, 정성어린 보살핌 그리고 주의깊고 지혜로운 교육으로 더욱 풍요로워 집니다. 궁극적으로, 결혼은 사회에 풍요로움을 가져다 줍니다. 가정생활은 사람에 대한 존중, 감사, 신의, 책임감, 결속력, 협동과 같은 사회의 덕을 가르치는 가장 첫자리에 있는 학교이며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치될 수 없는 교육의 장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부부 여러분, 과학기술에 지배되어 자녀들을 위협하는 세상에서, 자녀들을 잘 돌보십시오. 평온함과 신뢰, 삶에 대한 가치 그리고 굳건한 신앙으로 자녀들이 더 높은 목표을 지향하도록 도와주며 약한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십시오. 여기 있는 자녀들에게도 한 마디 덧붙이겠습니다: 언제나 깊은 사랑으로 부모님을 대하며 정성을 다하여 부모님을 보살피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형제와 자매들의 관계가 사랑안에서 성장하는 기회임을 잊지 마십시오.
 
부부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은 결혼을 성사로 끌어올리신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온전히 드러납니다. 사랑하는 부부 여러분, 성령의 특별한 선물로써,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을 당신의 교회에 대한 사랑의 표징으로 세우심으로, 그분의 부부애(신랑인 그리스도와 신부인 교회- 역자 주)에 동참하게 하십니다: 이는 신실하고 전적인 사랑입니다. 여러분이 이러한 선물을 받으신것을 이해하셨다면, 매일매일 굳건한 믿음으로 여러분의 “예”라는 대답을 새롭게 하십시오. 그러면 성사의 은총으로 부터 오는 힘으로 여러분의 가정도 나자렛의 성가정의 모범을 따라 하느님의 사랑안에서 성장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 여러분, 자주 동정 마리아님와 요셉 성인의 도우심을 청하십시오. 그러면 그분들께서 하셨던 것처럼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법을 가르쳐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성소는, 특별히 오늘날에는, 살아가기가 쉬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의 성소는 위대한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주인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입니다. 지금, 여러분 앞에 사랑안에서 성장하는 길을 가리키고 있는 많은 가정들을 목격하고 계십니다. 사랑안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하느님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교회의 삶에 동참하며, 대화를 하고 다른이들의 사고를 존중하며,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고 타인의 잘못에 인내하며, 용서하고 용서를 구하며, 지력과 겸손으로 어떠한 갈등도 극복하며, 교육의 원칙에 동의하며, 다른 가정들에 열린마음으로 다가서며, 가난한 이들을 향해 주의를 기울이며 사회에서 책임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가정을 세우는 요소들인 것입니다. 용기를 가지고 이를 행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서로 사랑하며 모두를 향해 사랑할때 여러분은 살아있는 복음서가 되는것이며 참된 가정 교회가 되는 것임을 명심하십시오(Familiaris Consortio:가정공동체 49항 참조). 또한 저는 가정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에 동의하고 받아들임에도 불구하고 가정이 파괴되고 갈라서는 아픈 경험을 한 신자분들에게도 한 마디 덧붙여야 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교황과 교회가 여러분이 겪는 아픔속에 여러분을 지지하고 있음을 알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전히 여러분의 공동체들에 하나되어 남아주시기를 독려합니다. 한편, 교구들이 여러분을 환대하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올바른 프로그램들을 실행하기를 희망합니다.
 
창세기에 보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피조물을 인간 부부에게 일구고 돌보며 그분의 계획에 따라 다스리라고 맡기십니다(창세 1:27~28; 2:15 참조). 성경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노동, 과학 그리고 기술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에서 하느님과 협력하여 일하는 것이 남녀의 사명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창조주의 사랑으로 행하여야하는 이 중요한 사명에서도 역시 남자와 여자 모두는 하느님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현대의 경제이론을 보면, 종종 노동과 생산 그리고 시장에서 효용주의의 원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계획은, 우리가 경험하여서 알듯이, 순전한 효용성과 최대이윤창출이라는 치우진 논리가 조화로운 발전, 가족의 선과 정의로운 사회에 공헌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그 자체로 치열한 경쟁상태로, 불평등으로, 환경의 파괴로, 소비자를 두고 하는 경쟁으로 그리고 가정의 긴장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효용주의적 정신은 이기적인 관심에만 덧없는 집착을 하게 하고 사회유기체의 견고함을 쇠퇴시킴으로서 인간의 상호유대와 가족의 관계를 약화시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은 쉬고 축제를 즐기도록 초대받았다는 것입니다. 창조 이야기는 다음의 말씀들로 결론지어집니다: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창세 2:2~3).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축제의 날은 주님의 날이며 주간의 부활절인 주일:일요일 입니다. 이 날은 주님으로 부터 불리움을 받아 말씀과 성찬의 식탁에 둘러 앉은 회중, 즉 교회의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여 둘러 앉은것 처럼 말입니다; 그 목적은 하느님께 온 시선을 모으고 그분의 사랑안으로 들어가 그분의 사랑으로 살아가기 위함입니다. 이는 또한 인류의 날이며 인류의 가치들:유희, 우애, 결속, 문화,자연친화, 놀이 그리고 스포츠를 위한 날입니다. 이 날은 가정의 날이기도 합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미사에 참석함으로써 축제와 만남 그리고 나눔의 정신을 경험하고 그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경험을 다 함께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여러분, 현대세계의 멈추지 않는 리듬속에서도 결코 주님의 날의 의미를 잃어버리지 마십시오! 그것은 만남의 기쁨을 맛보게 하고 하느님을 향한 갈증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쉬어가는 오아시스와도 같은 것입니다.
 
가정, 노동 그리고 축제: 이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세 가지 선물입니다. 우리 삶의 이 세가지 면들은 조화로운 균형속에 있어야만 합니다. 노동시간과 가족과의 시간의 조화, 전문성과 부성&모성의 조화 그리고 노동과 여가의 조화가 인간의 모습을 지닌 사회를 건설하는데 중요한 것들입니다. 이에 관해, 소유의 논리보다는 존재의 논리를 우선 하십시오; 존재의 논리는 건설적이지만 소유의 논리는 궁극적으로 파괴로 치닫습니다. 우리는 가장 먼저 하느님으로 부터 나오는 진정한 사랑안에서 가족을 믿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 사랑은 우리의 분열을 뛰어넘어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것, 바로 ‘우리’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께서는 마침내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1코린 15,28)이 되십니다. 아멘.
 


주: 1) 교회의 신비 안에서의 가정
 교회적 임무도 그리스도인 가정의 기본 임무 중의 하나입니다. 가정은 교회의 삶과 사명에 참여함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데에 봉사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참여의 기초, 내용, 특성을 좀더 잘 인식하자면, 교회와 그리스도인 가정을 연결하고, 가정을 “소규모의 교회”(가정교회)114)로 설정하는 여러 가지 깊은 유대를 고찰해야 합니다. 이 유대로 인해서 가정은 독특한 방법으로 교회의 신비의 산 모상이요 역사적 표현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로서의 교회는 주님께 받은 구원의 사명을 실천하면서 그리스도인 가정을 출생시키고 교육하며 키워갑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함으로써 그리스도인 가정의 참된 정체를, 즉 주님의 계획 안에서 가정은 무엇이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밝혀줍니다. 교회는 성사의 집행을 통해서 그리스도인 가정을 그리스도의 은혜로써 풍요롭게 하며 보강하고,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성화시킵니다. 교회는 사랑의 새계명을 꾸준히 선포함으로써 사랑에 봉사하도록 장려하고 그리스도인 가정을 지도하며, 주 예수님이 전인류에 대하여 가지셨던 자기 봉헌과 희생적 사랑을 본받고 실천하게 합니다. 그러면 그리스도인 가정은 그 나름대로 교회의 고유한 구원의 사명에 참여하는 만큼 교회의 신비에 접목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부부와 부모는 성사를 받았기 때문에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서 그들의 신분과 역할에 고유한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고 구원받은 공동체가 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을 자녀들에게 전달하며 구원하는 공동체가 될 소명도 갖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 가정은 교회가 지닌 초자연적 출산력의 결실이요 징표가 되는 동시에, 교회의 모성의 상징, 증인, 참여자도 되는 것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가정공동체:Familiaris Consortio, 49항.


(번역: 윤종두 요한 신부, 예수성심의 로가찌오니스티 수도회)



3,717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