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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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을 드러내는 나의 빛 / 따뜻한 하루[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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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4-04-19 ㅣ No.171628

 

 

1980년대만 하더라도 동네 전체에 전기가 끊기는 후진국형인 정전이 자주 벌어졌습니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온 동네가 깜깜해지면 초나 호롱으로 불 밝혀 잠시 어둠을 쫓았습니다.

 

해는 지고 아직 잠자리에 들기 전인지라, 그 작은 불빛 아래로 가족이 오손도손 모입니다.

같은 피붙이인지라 단지 숨결만으로도, 서로의 체온 느끼며 책 읽고 바느질까지 합니다.

그 빛 아래 드리운 그림자마냥 비비대는 촉감에 서로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전기가 돌아와 전구가 켜지면 방안 어디에도 어둠 없는 밝은 공간이 됩니다.

 

더 큰 빛, 더 큰 기운 아래 이제껏 어둠을 밝혀왔던 그 작은 빛과 기운은,

자신들의 소멸에 아쉬움이 없이 슬며시 그 소임을 다하고 사그라집니다.

 

그렇지만 초나 호롱으로 밝혀진 그 작은 빛들은 다시 켜질 때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은 빛 다시 찾아 꺼내게 될 때가 곧 돌아오리라는 것을 그들은 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삼위일체를 믿음의 교리로 따르는 우리는 저마다의 성화로,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큰 빛으로, 언제 어디서나 드러내야만 합니다.

그리하면 비록 초라해 보일지라도, 때가오면 그분께서 밝혀주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 손에 들려져 있는 이빛이 작고 초라해 보일 때면,

다른 사람들 손에 들려진 그 빛은 보다 크고 화려해 보입니다.

하지만 내 손 불빛이, 지금 간절하게 필요한 어둠 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른 이 불 잘 전하게 잠시 내 빛 꺼두는 것도, 그리 아쉬워할 일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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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성화,큰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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