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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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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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 [PLAYBOY1108] 쪽지 캡슐

1999-10-27 ㅣ No.749

  

 

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메말라 버렸다고만 생각했던 저의 가슴 한 구석에서도

 

눈물이 어느새 샘 솟았습니다...

 

 

 

어머니...

 

어느샌가 다정하게 부르지 못한 이름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왠지 어머니란 그리움의 대상이 되질 않습니다...

 

 

 

이런 현실에 가슴아파하기 보다는

 

그렇게 길들여져 가는 제 자신에 대한

 

소리없는 외침만이 공허히 맴돌 뿐입니다...

 

 

 

자식이 부모한테 받은 걸 다 돌려 줄 순 없다고 하더군요...

 

물이 흐르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결혼하는 건 자기가 부모에게 받은 걸 주체할 수 없어서,

 

털어놓을 데를 찾는 거라고...

 

그래서 자식을 낳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아이의 엄마로...

 

그렇게 인생의 반을 보내시는 우리의 어머니...

 

이제는 "ㅇㅇㅇ"가 아닌, "ㅇㅇ엄마"로 불려지는

 

우리의 어머니...

 

 

 

구태 의연한 남성우월 주의 사상 때문에

 

남편이나 아들로부터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 한마디를 듣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건지...

 

 

 

남편의 술 값, 자식의 용돈에는 아무런 이유를 달지 못하시며

 

당신의 옷 한벌, 화장품 하나를 사는데는 왜 그렇게 인색하신지...

 

 

 

희생의 의무를 지고 이 땅에 태어나신 어머니...

 

 

 

오늘은 그 분을 위해 25년간의 희생의 보답을

 

조금이라도 해드리고 싶습니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 자꾸 쳐져만 가는

 

 그 분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가족을 위해서만 기도를 하신 그 분을 위해

 

오늘은 그 분 만을 위한 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어렸을때 업혔던 그 따스한 등을 기억하며...

 

 

 

 

(다음은 제 나름대로 감동을 받은 부분만을 발췌한 것입니다...

 

여러분께 작은 감동이 되길 바라며...)

 

 

 

"정수야, 나 누구야?"

 

"...엄마."

 

"한 번만 더 불러봐!"

 

"엄...마."

 

"정수야, 너... 다 잊어버려두 엄마 얼굴두 웃음두 다 잊어버려두...

 

니가 이 엄마 뱃속에서 나온 것 잊어버리면 안돼!"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방긋 미소 짓는 인희씨를

 

정박사는 처연한 시선으로 마주 보았다...

 

이름도 모르고 산, 차 한 잔에도 저렇게 행복해 하는 여자를

 

그 동안 왜 그렇게 못해 줬던가...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 아니 한 달에 십분만이라도

 

아내를 저렇게 기쁘게 해주었더라면

 

지금처럼 마음이 헛헛하지는 않았을 것을...

 

 

 

 

"나, 보고 싶을 거는 같애?"

 

정 박사는 아내를 더이상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언제? 어느때?"

 

"...다."

 

"다 언제?"

 

"아침에 출근하려고 넥타이 맬 때..."

 

"...또?"

 

"맛없는 된장국 먹을때..."

 

"...또?"

 

"된장국 맛있을때..."

 

"...또?"

 

"술 먹을때, 술 깰 때, 잠자리 볼때, 잔소리 듣고 싶을때,

 

어머니 망령 부릴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갈 때,

 

그 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부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정박사는 아내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길고 오랜 영혼의 입맞춤을 나눴다...

 

"너... 정말... 고마웠다..."

 

 

 

 

 

참 묘하다...

 

살아서는 어머니가 그냥 어머니더니...

 

그 이상은 아니더니...

 

돌아가시고 나니 그녀가 내 인생의 전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녀 없이 세상이 살아지다니

 

참 묘하다...

 

내가 그녀를 사랑했다는 걸...

 

목숨처럼 사랑했다는 걸...

 

그녀는 알았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모든 것은 너무 빨리 시들어 버린다...

 

욕망마저 고갈되어 버리고,

 

끝내 남는 것은 뼈와 한줌의 먼지뿐...

 

그래도 한 가지 남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영원한 어머니...

 

슬프고도 무서운 사랑의 미소를 짓는 영원한 모상이다...

 

세계의 저 끝에서 꿈꾸듯 앉아

 

한 잎 한 잎 생명의 꽃잎을 따서

 

심연으로 끝없이 던지는 영원한 거인...

 

어머니...

 

(- 헤르만 헤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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