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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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의 중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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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규 [mugeoul] 쪽지 캡슐

2001-01-17 ㅣ No.1540

마리아의 중재역할은 천성적으로 선한 성품의 소유자가 남의 곤경을 그냥 못본채 할 수 없어 관심을 갖고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것과 비슷하다. 즉 그분의 천상적이라 할 수 있는 타고난 모성이야말로 그 중재성의 근본 바탕이 된다.

 

그것의 예가 바로 ’가나의 혼인잔치’의 경우이다. 여기에서 그분의 모성과 중재성이 절묘하게 하나로 만나고 있다. 그분은 잔칫집의 곤경을 그분 자신의 타고난 예민한 모성적 감각으로 누구보다 먼저 눈치채신다. 그리곤 그리스도께 중재자로서 나서신다.

 

다시 말해 그렇다 하여 직접 해결사로 나서시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 곤경의 해결을 요구하시는 중재를 하시는 것이다. 즉 마리아는 그리스도처럼 직접 기적을 행하시는 그런 능력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중재자일 따름이다. 그런 까닭에 어떤 의미에선 마리아야말로 말 그대로 온전하고도 순수한 중재자이신 것이다.

 

마치 외형적으론 경제권 같은 실권이 없지만, 착하디 착한 현모양처로서 지아비의 마음을 다소곳한 눈길 하나로도 움직일 수 있는 사랑스런 아내와 같은 역할이다. 그녀는 남편과 자식 사이를 지극한 사랑으로 중재한다. 거기엔 일말의 사심도 없고 오직 지아비와 자식을 위하는 사랑뿐이다. 그녀는 손에 아무 것도 지니고 있지 않으나 가정은 그녀를 중심으로 하여 살아 숨쉬게 된다.

 

마리아의 중재는 바로 이런 무아(無我)의 지경(地境)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리하여 그분은 중재자의 중재자요 길의 길이시다. 즉 인간의 간구는 하느님께로 조금도 변질됨이 없이 그분을 통해 올라가고, 동시에 내려오는 하느님의 은총 역시 그분을 통해 그대로 인간에게로 전달된다.

 

단지 여기에 더해지는 것은 마리아의 지극한 사랑의 마음에서 그윽하게 풍겨 나오는 그 향기·빛깔·느낌·탄식과 같은 음성일 뿐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간구는 마리아적이 되고 동시에 내려오는 은총 역시도 마리아적이 된다. 그래 그분과 함께 하면 모든 것은 마리아적이 된다.

 

그럼 마리아적의 특성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부드러움이다. 가나의 그 기적을 보라. 마리아를 통해, 마리아의 빛 안에서 그날의 곤경은 얼마나 부드러운 결말을 낳게 되었던가. 뿐만 아니라 마리아의 신적 모성은 얼음 덩어리가 난로 가에서 녹듯 모든 악(惡)한 것들마저도 녹여 선(善)으로 변형시켜 놓는다.

 

참으로 모든 것은 그분 모성의 품속에선 다독거려져 부드럽게 된다. 이러한 변형의 능력이야말로 모성의 본질인 것이다. 마리아의 모성을 통하여 선(善)으로 변형을 입고서 장미꽃송이되어 하느님께로 올라가는 무수한 악(惡)의 입자(粒子)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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