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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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억 신부님_부활 제6주간 월요일 (요한15,26-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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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4-05-06 ㅣ No.172174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

 

저는 두 마음을 품을 때가 많습니다. 그야말로 양다리 걸치기를 합니다. 하느님을 갈망하면서도 마음과는 달리 세상 것을 그리워하고 쫓아갑니다. 이웃사랑을 말하면서도 손발에 이르지 못합니다. 정의를 말하면서도 정의롭지 못한 궁리를 합니다. 남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면서 이미 심판을 내립니다. 그러면서 때때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나는 내가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나는 내가 바라는 것을 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합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로마7,15. 19).

 

그리스도인은 세상 속에 살면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약육강식 논리를 따르지 않고 진리를 추구합니다. 마음을 천상에 둡니다. 빛과 사랑을 추구합니다. 몸이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끊임없이 하느님의 선을 행하는 사람입니다. 결정적으로 선과 진리에 어긋나는 것은, 분명히 거부합니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선을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생명을 함부로 하는 낙태법, 사형제도를 반대합니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그것을 싫어할 수 있고 우리는 세상의 미움을 받게 됩니다. 자기 잇속을 챙기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세상의 미움에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네 현실은 믿음의 수련기관이고, 그동안 단순히 육체적 고통만이 아니라 우리 영혼의 아픔 또한 겪어 내야 합니다(박병규). 미움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증언하는 것은, 예수님을 처형한 세상의 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권력자들은 교회를 박해하였습니다. 미움은 결국 폭력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홀로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떠나신 후의 일을 예견하시며 제자들에게 성령을 계시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먼저 시련과 박해의 시간에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시련과 고통이 생기면 마음이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마음을 아시기에 당신의 협조자 성령을 약속하셨고 성령께서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을 향한 신앙을 북돋아 주시어 혹독한 박해 속에서도 용기 있게 그리스도를 증언할 힘을 주셨습니다. 바로 그 성령께서 오늘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해 주시고 우리의 마음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시작한 모든 사람이 성령의 손길을 통해 어려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과 그리스도의 평화를 간직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령 안에서 예수님을 향한 열망을 키워감으로써 시련과 역경 안에서도 흔들림 없는 참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거룩하게 사는 이들은 그분을 추구합니다. 그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는 당신 입김으로 그들에게 생기를 주시고 도움을 주십니다”(성 바실리오).

 

사실 “성인들은 자기가 받은 은총에 늘 만족하며 살았고 하느님이 주시는 시련과 고통도 그분의 뜻으로 알고 살았습니다”(아빌라의 성 요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시련이 벌이 아니고 오히려 은총의 기회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련을 이겨 내십시오.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야고1,12). 이 시간 위로의 성령을 통해 우리의 삶이 변화되기를 희망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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