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옥잠화야! 일어나래이~ 제발 ♪

스크랩 인쇄

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1-06-17 ㅣ No.99806

 

 

"이것보세요! 할머니들...

아이들 보는 앞에서 이게 뭐하는 짓들이에요?..참내

얘들아 니네 집 몇동에 살아? 응 몇 동이야?.."


꼬맹이 가브리엘 왈..

"응 응.. 우리집은 풍동에 사는데요."


아차싶어 뒤돌아 가서 냅다 고개를 숙이며

"내가 잘못했네요. 용서해요. 얼라들 보는데 공원에 달려있는

매실이 하도 아깝고 탐스러서 나무를 잡고 매달려가며

따다보니 얼라들이 덩달아 신나서 줏어 담는다고 나무밑에 있는

옥잠화 이파리들까지 밟아 뭉그러 뜨려버렸네요."


"아니, 어른들이 아이들 보는데서 나무가 꺾어질것같이 잡아 당기고

꽃들이 뭉개지는 것들을 가르치는 교육을 하다니 말이 되는 거예요?"


"아니, 내가 진짜로 미안하요. 잘못했네요. 기냥 버려질 매실이

너무 아까바서 생각없이 딸라고 그라다가 이리됐네요.

할매들이 주책없이 그랬으니까 용서하이소...~~"


그제서야 젊은 엄마는 뒤돌아 서며 "얘들아~ 이쪽으로 가야지

나비들이 저어기 많이 날아가네.." 하며 자기 아들들 거느리고

발자국을 옮겨간다.


"휴~~!세상에 ~ 인자 살았네~ 망신도 망신도 이리도 숭하게 당하다니..."

쪽팔려서 우짜노"를 연발해대며 아이들찾아 내려오면서도..

"그래도 얼매나 다행이고.. 안그랬으면 경찰이라도 부를 태세로

용감무쌍했었는데... 그란데 사돈행님은 오데로 잽싸게 내빼고 없노?"


쪽팔리고 놀란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이들과 친할매가 있는 벤치로 돌아오니

가브리엘 놈의 손에 꽃망울 맺은 옥잠화 꽃대가 한움큼 쥐어 있었다.


"옴마야! 까불이 이놈 니 이거 뭐꼬?... 세상에... 우짜노 행님..

이꽃대까지 꺾어댔으니 그 젊은엄마가 또 봤으믄 할매가 무르팍까지

꿇고 석고대죄 라도 할뿐 했네요..."


사돈형님 왈...

"ㅎㅎ.. 젊은엄마가 보통이 아닐것같아 나는 얼른 도망쳐 와버렸네요."


며칠전 비오고 난뒤 땅바닥에 흐드러지게 떨어져 있는 매실을 온 동네사람들이

줏어가고 또 나무에서 봉다리 봉다리 따가지고 가길레 관리실  아저씨한테

"아저씨! 매실을 다 줍고, 따가던데 우리도 따가도 돼요?" 하고 물었더니

"다른 사람들 다 따가면 알아서 하세요." 하길레... 꼬맹이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도 되게끔 온 숲이 떠나가도록 들썩거려 되었던게 화근이 된것이다.


첫날은 땅에 떨어진 매실들을 줍고 나르고 영치기영차~!하며 

새들이 쪼아먹은거 하며 모두 모아오니

커다란 유리항아리에 가득차도록 기분좋게 담가놓고...


담날은 아파트앞 귀퉁이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매실을 콘크리트 벽을

타고 올라가 따고있으려니 길가던 아저씨들이 흔들흔들 나무를 흔들어주자


'후르륵~ 후르륵~ 모조리 썩은 매실 알갱이들이 길바닥에 나뒹굴어 모두들 신나

웃고 떠들고 하며 담아온 것들은 친할매가 가져가 담가라고 보냈는데

쪼금 모자란듯 하여 다시 매실사냥 나섰다가...

이 낭패를 본 것이다.~~~!!


마지막 산을 돌아내려오다 매실나무 아래 쓰러진

옥잠화 꽃을 세우고 쓰다듬으며


"에고~ 참 미안타. 제발 오늘밤 이슬물 묵고 일어나거라~이!

누가 우리밭 고추나무를 이리 자빠뜨려났으믄 가만 안 놔뒀을 낀데..

리노할배도 원통절통해서 화가 머리끝까지 모락모락~뻗쳐 오를 텐데...

거게다... 일년을 지두리다 한번 예쁘게 피어나겠다고 긴긴겨울 잘 참아내고

뽐내려던 옥잠화 꽃대까지 달라당 꺾어온 까불이 놈들...

진짜로 못할짓 했네... "


미카엘놈 하고 둘이 꽃동산에 쪼그리고 앉아

"옥잠화야 일어나라 일어나라 제바 알 ~~"


"나무에 매달려있는 사과가

        너무 이쁘고 맛있게 보여 따먹었습니다."


어쩔수없는 하와 할매의 디앤이를 품고 있는 리노할매도 오늘...


"행님 ! 아까 봉께 ~ 저 아래 매실나무 끝에 매실이 너무 너무 예쁘고

싱싱하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데 우리 같이가서 따봅시더!"

 

친할매도 외할매 농간에 홀라당 넘어가 버리고 말았던 매실 서리 ?

사건은 오늘 새벽녘까지 양심을 두드려대어 

 

"복 달라꼬 기도를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면목없어 앉아있다가.

"그래도 해야제.... 같이 죽더라도 예수님 배반안켔다고 맹세했던

베드로도 안면 몰수하고 잘못했다 빌었다 카던데~~!!"


아멘~~


PS**

첫번째 매실 체취하던날 꼬맹이들 에미 왈

"엄마! 나무에 매달려 있는 매실은 절대로 따면 안돼요.

땅에 떨어진 것만 줏으세요."

신신당부 해샀더니... 

요즘 젊은 세대들에겐 얄짤없는

법의 잣대가 그 옛날 율법과 맞먹는 것과 같은가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7,101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