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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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민 [hollymop] 쪽지 캡슐

2001-02-17 ㅣ No.2812




- 아 버 지 -


몇년전의 일일까요?


기억이 나질 않네요.. 글쎄......


IMF가 다가온..가을.....


어느날..........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무슨일때문에 나가야 되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아마도 늘 그렇듯이 친구를 만나러 갔었겠죠..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윈도우 너머로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아이들..


재잘대고 웃으며 지나가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뒤뚱뒤뚱 걷는 작은아이..


그런것들이 윈도우란 작은 스크린을 통해


지나쳐 갔습니다.


짧은 영화의 조각들처럼..


모든것들이 행복해 보입니다...


끼익~!


기사 아저씨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그러고는 차를 인도 쪽으로 대더군요..


그러더니 경찰 한명이 택시로 다가왔습니다.


경찰 : "면허증 좀 보여주시죠..."


기사 아저씨가 무얼 잘못한 모양입니다.


전 교통법규도 모르고


자동차 신호도 볼 줄 모르기때문에


무엇때문에 아저씨가 잘못한 줄 모릅니다.


아마 그때 알고 있었더라도..


지금쯤은 기억의 저편에서


망각이란 식충이가 잡아먹고 있겠죠.. 뭐...


아저씨가 차에서 내리더니 경찰에게 조릅니다.


아저씨 : "한번만 봐주게.IMF라 벌이도 쉬언찮아..."


경찰 : "안됩니다..면허증 보여주십쇼..."


아저씨는 봐달라는 말을


경찰 아저씨 팔을 잡으며 이야기 하더군요..


완고한 경찰 아저씨는


안된다는 말만을 되풀이 하고...


기사 아저씨가 경찰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저씨 : "한번만 봐주게.... 정말..


벌이가 쉬언찮아......봐주게.."


놀란 경찰 아저씨도 무릎을 꿇고


기사 아저씨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경찰 : "아저씨.. 이러시면 어떻게 합니까...?


일어나세요....."


아저씨 : "한번만 봐주게.. 다신 안그럼세.....


미안허이..."


경찰 : "그렇다고 그러시면 어떻게 합니까?


저도 당신같은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들뻘 되는 사람에게....


이러시면.. 어떻게 합니까..


죄송합니다..


그냥 가세요................."


아저씨 : "고맙네.. 고마워........"


택시는 출발했습니다.


윈도우 넘어로 보이는 세상이 끔찍했습니다.


팔짱을끼고 걷는 연인들의 아버지도


어디선가 가족들을 위해 무릎을 꿇을것이고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아버지도


어디선가 가족들을 위해 무릎을 꿇을것이고


웃으며 재잘대는 아이들의 아버지도


어디선가 가족들을 위해 무릎 꿇을것이고


엄마의 손을 잡고 뛰뚱 뒤뚱 걷는 아이의 아버지도


어디선가


그 아이와 그의 아내를 위해 무릎을 꿇겠죠....


고개 숙인 우리의 아버지는.......


어디선가 오늘도 무릎을 꿇겠죠...


우리를 위해............


무릎꿇는 아버지의 모습을 제눈으로는..


절대..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한번 아버지란 글자를 써봅니다.


아 . 버 . 지





- 어 머 니 -


"떨그럭~! 떨그럭~!"


아침입니다.


언제나 떨그럭 소리에 잠이 깨어 아침을 맞이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침이면


늘 들려오는 떨그럭 소리...


어머니가 밥도 하고 도시락도 싸는 소리입니다.


적어도 우리보다 1시간은 먼저 일어나시죠..


나 : "엄마~! 몇시야??"


엄마 : "미안하다.. 얘야.. 7시야...."


나 : "뭐... 왜 지금 깨웠어? 지각이잖아.....씨..."


엄마 : "엄마가 어제 늦게 자서... 미안하다..


빨리 뛰어가면 되잖아..."


나 : "몰라.. 씨...."


늘 늦게 일어나시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있는 어머니의 실수 입니다.


그런데도.. 친구들이 자주.. 잘못한거 보다


더 화가 납니다.


왜일까요??


교복을 대충 챙겨 입고 세수도 하는둥 마는둥 하고


뛰듯 집을 나섭니다.


엄마 : "도시락..도시락... 가져 가야지....."


나 : "안가져가.. 씨.... 라면 사먹을껴..


지각이잖아.. 씨... "


도시락을 든.. 엄마의 손이 무거워집니다.


현관에 서있는 어머니의 고개가 숙여집니다.


엄마의 속이 탑니다.


엄마는 울고도 싶어집니다.


하지만.. 울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엄마이기 때문이지요..


엄마에게 미안한 맘에 집에 전화를 겁니다.


나 : "엄마... 미안해.. 아침에 투정 부려 서....."


엄마 : "아니다.. 얘야.. 지각 안했어??


선생님한테 혼나진 않았어??"


나 : "응... 엄마....미안해..."


전화를 하면서는 울지 않던 어머니가


전화를 끊고는 웁니다.


기쁘기 때문입니다.


자식의 작은 사과.........


기쁩니다. 우리 어머니는...


내일도 우리 어머니는 도시락을 쌉니다.


내일은 먼저 일어나서..


밥을 짖는 어머니의 뒤로 가서....


꼬옥~! 안아줄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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