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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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위의 피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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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동 [keedongcho] 쪽지 캡슐

2024-03-03 ㅣ No.103857

고교 3학년때와 재수기간를 통해 열심히 공부했다.

고교 동기들이 200명 정도 서울대에 합격했는데 나는 40등 정도였다.

대학에 떨어진 것이 무척 괴로웠다. 큰형이 대학에 가지 말고 취업을 하라고 해서 더 그랬다. 1978년 초 죽기로 하고 고속터미날 부근 약방을 돌며 수면제를 모았다. 눈이 많이 왔다. 강릉 쯤 가서 죽을 생각이었다. 동해 바다에 몸을 던지면 수면제 과용에 동사에 익사, 확실하게 죽을 것이다.
고속버스비가 부족하여 원주로 목적지를 바꿨다. 동굴 같은 곳에 가서 죽자.알맞은 곳을 찾아 하염없이 걷다가 문득 십자가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십자가 위의 피뢰침도 보였다.

나를 맞이한 것은 키작은 초췌한 목사님.질문을 쏟아냈다.
하나님을 믿는 교회에서 십자가 위의 피뢰침은 왜 세웠습니까
노점상인 아버지도 최선을 다해 살았고 나도 하루에 4시간 밖에 자지 않고 TV도 보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저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습니까. 이것이 그분의 뜻입니까.예수님이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돌아가셨는데 왜 아직도 세상은 엉망입니까.그분은 우리에게 관심이나 있습니까.

오랫동안 목사님은 묵묵히 듣고 계셨다.“청년, 나도 명색이 주의 종인데 지금 아내가 많이 아프네. 작년에는 신축중인 교회에서 불이 났었네.... 그냥 한 달만 더 살아보게.” 그리고 나에게 수면제가 있으면 달라고 해서 발로 밟으셨다. " 목사님, 차비좀....."

서울로 돌아왔고 후기 대학에 진학 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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