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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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가곡ㅣ향 수 (鄕愁)ㅣ이동원 & 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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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원 [lion77] 쪽지 캡슐

2024-03-22 ㅣ No.33518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던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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