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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제5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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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5-04 ㅣ No.146579

예전에 동창 신부님과 스페인 성지순례를 갔습니다. 마드리드, 똘레도, 사라고자, 아빌라, 바르셀로나를 다녀왔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성가정 성당은 가우디의 설계로 건축되었습니다. 규모와 섬세함을 함께 갖춘 아름다운 성당이었습니다. 순례 중에 두 번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번은 렌터카의 기름 넣은 문제였습니다. 차는 경유를 넣는 차였습니다. 그런데 렌터카 사무실 직원은 가숄이라고 적어 주었습니다. 가숄은 휘발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주유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가숄은 경유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발음문제로 착각이 있었습니다. 다른 한번은 공항 문제였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마드리드로 오기 위해서는 공항으로 가야 했습니다. 렌터카 반납을 위해 전날 답사까지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공항에는 국제선과 국내선이 있었습니다. 저는 국제선이라고 착각하였고, 국제선에서 기다렸습니다. 나중에 국내선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시간은 늦어버렸습니다. 할 수 없이 가까운 시간으로 표를 구해서 마드리드로 왔습니다. 다행히 마드리드에 도착해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저의 실수를 받아주고, 이해해준 동창신부님이 무척이나 고마웠습니다.

 

초대교회는 복음을 전하면서 몇 가지 문제를 맞이했습니다. 첫 번째는 차별과 소외였습니다. 공동체가 커지면서 가난한 사람, 약한 사람들이 차별 받게 되었습니다. 사도들은 복음을 전하는 일에 바빠서 공동체 내부의 일을 챙기기 힘들었습니다. 사도들은 모여서 기도하였고, 공동체 내부의 일을 도와줄 협조자를 선발하였습니다. 협조자들의 이름은 부제였습니다. 초대교회의 일곱 부제는 사도들을 도와서 공동체 내부의 일을 함께 하였습니다. 과부나 고아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공정하게 나누었습니다. 가난한 이와 아픈 이가 먼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공동체는 불평과 불만이 사라졌고, 기쁨과 평화가 넘쳤습니다. 두 번째는 할례였습니다. 유대인들에게 할례는 하느님과 아브라함이 맺은 계약의 표징이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소중한 전통이었습니다. 그러나 공동체가 커지면서 이방인들이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이방인들에게 할례는 낯선 풍습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방인 출신 신앙인과 유대인 출신 신앙인 사이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유대인 출신 신앙인은 모든 신앙인은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방인 출신 신앙인들은 할례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졌습니다. 그러자 오늘 독서에서 사도들과 원로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모였습니다. 그 모임이 공의회가 되었습니다. 공의회는 시대의 징표와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기 위한 교회의 모임입니다. 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임입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공의회는 2차 바티칸 공의회였습니다.

 

성지 순례를 갔을 때, 신부님께서는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의 첫째가는 직무는 무엇입니까? 어떤 분은 출석이라고 답을 하셨고, 어떤 분은 선교라고 답을 하셨고, 어떤 분은 사랑이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또 어떤 분은 기도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모든 답에 점수를 주시면서 가장 정확한 대답은 자기성화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성화되면 누가 머라고 하지 않아도 출석을 하고, 자신이 성화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선교하며, 자신이 성화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기도 할 수 있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자신은 성화되지 않았으면서 남을 성화시키려고 하는 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뜻이 먼저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분들을 볼 때도 있습니다. 힘으로 신앙생활을 하면 곧 지치게 됩니다. 힘이 빠지면 다른 사람들 때문에 신앙이 식어버립니다. 즐거웠던 일들도 시들해지고, 성당에 나오는 것도, 기도하는 것도 재미가 없어집니다. 자신의 힘으로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성화된 신앙을 가진 사람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기도할 수 있으며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성화시킬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주님 곁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연결될 때, 주님 곁에 머무를 때 성화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원칙을 이야기하십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말씀에 머무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머물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청하는 것들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십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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