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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9일 (목)
(녹)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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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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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11:01 ㅣ No.19273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들어가십니다. 그곳에는 수종을 앓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에게 물으십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병든 사람의 손을 잡아 고쳐 주시고 돌려보내십니다. 사람들은 규정을 바라보았지만, 예수님께서는 고통받는 사람을 바라보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려 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을 살리셨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마음이고 은총의 모습입니다. 은총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는 선물입니다. 은총 안에 산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물며 하느님의 생명과 본성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총을 받은 사람은 조금씩 하느님의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병든 사람을 보시고 지나치지 않으셨듯이 우리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고 지나치지 않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내가 아플 때 누군가 찾아와 주기를 바란다면 나도 아픈 이를 찾아가고, 내가 힘들 때 위로받고 싶다면 나도 힘든 사람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는 이러한 은총의 흐름을 막는 장애물도 있습니다. 바로 욕심과 교만, 시기와 미움, 그리고 죄가 있습니다. 창세기를 보면 죄의 속성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뱀은 하느님의 말씀을 의심하게 만들고,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처럼 되고 싶은 욕심에 빠집니다. 죄를 지은 뒤에는 하느님을 피해 숨고 서로에게 책임을 돌립니다. 카인은 동생 아벨을 시기하여 결국 형제의 생명까지 해칩니다. 죄는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자기 자신만 바라보게 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깨뜨립니다.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도 병든 사람의 고통보다 자기들의 기준과 판단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사람보다 규정을 앞세울 때 우리 역시 사랑의 본질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더구나 죄는 나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욕심과 미움, 험담과 분열은 가정과 공동체에 상처를 줍니다. 반대로 한 사람의 친절과 용서, 기도와 봉사는 공동체를 살립니다. 예수님께서 수종을 앓는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아 주신 행동은 하느님 나라가 어떤 곳인지를 보여 줍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람을 판단하고 밀어내는 곳이 아니라 상처 입은 이를 일으켜 세우는 곳입니다.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오늘 예수님 앞에 있었던 병든 사람도 바로 그 ‘가장 작은 이’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은총 안에 머물 수 있겠습니까? 성사 생활과 기도 생활과 봉사 생활이 중요합니다. 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생명을 받아들이고,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물며, 봉사를 통해 받은 은총을 이웃에게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특히 성체성사에서 우리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는 예수님을 모십니다. 그렇다면 성체를 모신 우리도 누군가를 살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낙심한 사람을 살리고, 용서로 관계를 살리고, 작은 봉사로 공동체를 살려야 합니다. 은총을 받는 사람에서 은총을 전하는 사람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성사 생활의 열매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는 사람을 먼저 바라보느냐, 아니면 판단을 먼저 하느냐?” 우리 주변에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로운 사람, 상처받은 사람, 공동체에서 소외된 사람,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수종을 앓는 사람에게 다가가셨듯이 우리도 그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면 좋겠습니다. 욕심과 죄로 하느님의 은총을 가로막지 말고, 성사와 기도와 봉사를 통해 받은 은총을 이웃에게 나누면 좋겠습니다.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고, 은총의 열매도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언제나 사람을 살리는 쪽을 선택합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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