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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8일 (수)
(홍)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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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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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7:14 ㅣ No.192711

복음서에는 예수님과 시선을 마주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은 부자 청년과 유다와 베드로, 세 사람의 시선을 함께 묵상하고 싶습니다. 세 사람 모두 예수님 가까이에 있었고, 그분의 말씀을 들었으며, 그분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바라보는 마음은 서로 달랐고, 그 선택도 달랐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헤로데가 죽이려 한다는 말을 들으시고도 두려움에 흔들리지 않으십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며 예루살렘을 향해 걸어가십니다. 예수님의 시선은 자신의 안전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과 사람들의 구원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부자 청년의 시선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계명은 어려서부터 충실히 지켰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청년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재물이 많았기 때문에 슬퍼하며 떠나갔습니다. 청년은 예수님을 바라보았지만, 더 오래 바라본 것은 자신이 가진 재물이었습니다. 계명은 지켰지만, 계명의 목적인 사랑과 나눔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하늘나라는 우리의 행위로 얻는 보상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고 받아들이는 하느님의 은총이며 선물입니다.

 

두 번째는 유다의 시선입니다. 유다는 예수님과 함께 다녔지만 ‘동상이몽(同床異夢)’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과 십자가의 길을 바라보셨지만, 유다는 성공과 권력의 길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침내 사랑과 친교의 표시인 입맞춤을 배신의 신호로 만들었습니다. 교회의 역사에서도 예수님의 이름을 앞세워 명예와 권력과 이익을 추구했던 잘못이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런 예루살렘을 향해 탄식하십니다.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 그러나 너희는 마다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품으려 하셨지만, 유다는 그 사랑의 품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영적인 목마름을 느끼며 사찰 체험이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 사람은 늘어나지만, 제도 종교를 떠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영적인 위로를 원하지만, 종교 안에서 참된 가르침과 살아 있는 사랑을 발견하지 못하면 돌아섭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절이나 성당을 찾지 않는 것만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사찰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지, 예수님의 가르침이 교회 안에서 실천되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의 성공과 권력을 바라보면 유다의 시선을 닮게 됩니다. 그러나 가난한 이의 눈물과 아픈 이의 고통, 외로운 이의 마음을 바라보면 병아리들을 날개 아래 품으시는 예수님의 시선을 닮게 됩니다.

 

세 번째는 베드로의 시선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겠다고 장담했지만, 두려움 앞에서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닭이 울었을 때 예수님께서 돌아서서 베드로를 바라보셨고, 그 시선과 마주친 베드로는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습니다. 예수님의 시선에는 책망보다 연민이 있었고, 심판보다 용서가 있었습니다. 부자 청년은 슬퍼하며 떠났고, 유다는 절망하여 삶을 포기했지만, 베드로는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베드로가 교회의 반석이 된 것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넘어진 뒤에도 주님의 자비를 믿고 다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악의 세력이라고 말합니다. 탐욕은 부자 청년의 눈을 흐리게 하였고, 욕망은 유다의 마음을 어둡게 하였으며, 두려움은 베드로의 입으로 스승을 부인하게 하였습니다. 우리 안에도 탐욕과 욕망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리의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믿음의 방패를 들어야 합니다. 넘어졌을 때 유다처럼 절망하지 말고, 베드로처럼 주님의 자비로운 시선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헤로데의 위협에도 하느님의 뜻을 향해 걸어가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주어진 사명의 길을 충실히 걸어가야 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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