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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 마태오신부님(빠다킹신부님) 10월 27일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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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7일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초등학교 다닐 때, 제일 힘든 숙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그림일기 쓰기였습니다. 지금이야 이것도 사생활 보호의 차원에서 일기를 숙제로 제출하지는 않지만, 그때는 반드시 제출해서 일기장 검사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더군다나 특별한 일이 없어서 쓸 내용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기에 거짓말까지 섞어가며 써서 제출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진짜로 쓸 내용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엇을 써야 할지 몰랐습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제 형의 일기를 훔쳐 읽고, 그 내용을 그대로 써서 냈습니다.
다음 날,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릅니다. 제 일기가 아닌 형의 일기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다 알 것만 같았고, 잘못했다고 크게 혼날 것만 같았습니다. 수업을 모두 마치고 귀가할 때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일기장을 나눠주셨습니다. 얼른 일기장의 마지막 부분을 펼쳐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저의 잘못을 꾸짖는 말을 적으셨을 것만 같았거든요. 그곳에는 이런 도장이 찍혀 있었습니다.
“참 잘했어요.”
거짓된 일기장에도 참 잘했다는 도장이 찍혀 있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론 다른 친구의 일기장에도 똑같은 도장이 찍혀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만드는 도장이었습니다.
우리 삶에도 이런 도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잘하지 못했어도 “참 잘했어요.”라고 말해주는 공동체가 된다면 어떨까요? 하루를 그대로 잘 보냈다고 칭찬하고, 힘든 삶을 잘 이겨냈다고 칭찬하고, 하기 싫어 억지로 한 것 역시 수고했다며 칭찬해 주면 안 될까요?
일상 안에 기분 좋게 하는 말과 행동은 참 많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말과 행동만을 기분 좋게 하는 이유로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살맛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말씀해 주십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이해하려면, 오늘 복음의 바로 앞의 내용인 어제 복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를 고쳐주신 기적이 나옵니다. 깜짝 놀랄만한 일이고, 하느님을 찬미할 일입니다. 그러나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셨다면서 회당장은 분노하고, 사람들 역시 예수님께 대한 의심을 품습니다.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라면 하찮아 보이는 여성의 병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로마를 쫓아내고 세상을 바꿀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거창하게 오지 않음을 말씀하십니다. 대신 눈앞에 펼쳐지는 일상 안에서 이미 시작되었음을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일상 안에서 하느님의 표징을 보지 못한다면, 이미 온 하느님 나라를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상 안에서 하느님의 표징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기분 좋게 하는 사랑의 말과 행동을 해야 합니다. 사랑 안에서만 하느님의 특별한 표징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명언: 네 운명의 주인공은 너고, 네 영혼의 선장도 너다(윌리엄 어니스트 헨리).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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