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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8주간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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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군에 입대해서 논산 훈련소를 마치고 부대에 배치되었을 때 처음 생활한 곳은 콘센트 막사였습니다. 겨울이면 ‘페치카’라고 부르는 난로에 갈탄을 넣어 추위를 견뎠습니다. 몇 달 뒤에는 군 막사 현대화 공사 때문에 천막 내무반에서 지냈습니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웠습니다. 그러다가 1년쯤 지나 새로 지은 막사에 들어갔습니다. 스팀 보일러가 있었고, 수세식 화장실과 세면대도 막사 안에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호텔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제대한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으니, 지금의 군 시설은 당시와는 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시대가 흐르면서 건물도 새로워지고, 우리의 생활환경도 점점 아름답고 편리하게 변합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도 중요합니다. 성당도 깨끗해야 하고, 집도 정돈되어야 하며, 우리의 옷차림과 말과 행동도 단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운 건물이라도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고 다투면 행복한 집이 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성전이라도 그 안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사랑과 자비가 없다면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공동체가 되기 어렵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얼굴을 아름답게 꾸미고 좋은 옷을 입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입니다. 겉모습은 시간이 지나면 낡고 변하지만, 사랑과 자비로 가꾸어진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고 아름다워집니다. 요한복음 8장에는 죄지은 여인을 예수님께 데리고 온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율법을 이야기하며 손에 돌을 들고 있었습니다. 여인을 단죄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그러자 사람들은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씩 돌을 내려놓고 떠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인의 잘못을 잘했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를 가볍게 여기신 것이 아니라, 죄인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일으켜 세워 주셨습니다. 율법의 이름으로 던지는 돌보다 사랑과 자비로 내미는 손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많은 돌을 들 수 있습니다. 말이라는 돌, 판단이라는 돌, 편견이라는 돌, 율법이라는 돌입니다. 어린아이는 장난으로 돌을 던질 수 있지만 그 돌을 맞는 개구리에게는 생명이 달린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가볍게 한 말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율법이라는 돌이 있었습니다. 병든 사람, 가난한 사람, 세리와 죄인들을 쉽게 단죄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도 예수님께 율법의 잣대를 들이댑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남을 판단하기 전에 먼저 자기 마음을 바라보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신앙생활에서도 우리는 겉모습에 머물 수 있습니다. 미사에는 빠지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기도는 열심히 하지만 어려운 이웃에게는 인색할 수 있습니다. 친절하게 웃으면서도 돌아서서는 남을 험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오늘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교회에도 제도와 규칙은 필요합니다. 제도는 공동체를 지켜 주는 그릇입니다. 그러나 그 그릇 안에는 반드시 복음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제도만 있고 사랑이 없다면 빈 그릇이 되고, 규칙만 있고 자비가 없다면 그것은 사람을 살리는 길이 아니라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돌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겉을 깨끗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속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좋은 집에 사는 것도 좋지만 그 집에 사랑이 가득한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름다운 성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성전 안에 기도와 나눔과 자비가 가득한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신앙인의 모습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야 합니다. 오늘 하루 다른 사람에게 돌을 던지기보다 그 돌을 내려놓고, 판단하기보다 이해하며, 미워하기보다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우리의 겉모습뿐 아니라 우리의 내면도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신앙인이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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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8주간 화요일 |
08:12 | 조재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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