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7일 (수)
(백)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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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관상과 이웃 사랑의 실천은 두 개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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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6-10-06 ㅣ No.192318

사용한 침구들을 뚤뚤 뭉쳐 어깨에 메고 낑낑대면서 세탁실로 가는데, 성당 안에는 한 형제가 깊은 침묵 속에 성체조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도 마르타의 볼멘 목소리에 크게 공감하며 동병상린의 정을 느꼈습니다.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그런데 야속하게도 예수님께서는 육체 노동에는 전혀 관심 없고 영적 생활에만 재미를 붙인 마리아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입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속으로 저도 투덜거렸습니다. 아니, 그럼 다들 성당에만 앉아있으면, 피정 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이 많은 일들 대체 누가 할 것입니까? 손님은 누가 맞이하고, 밥은 누가 하며, 침실은 누가 준비할 것입니까?

 

그러나 요즘은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서 좀 더 폭넓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영적 생활이 더 가치 있고 우선적이라고 말씀하신 것이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사랑의 봉사는 무의미하다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는 것. 신체적 조건도 다르다는 것, 영성의 단계도 각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어떤 사람은 체질상 몸으로 때우는 일이 적격입니다. 적극적인 헌신과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봉사활동이 더 어울립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 할지라도 상관없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여기 저기 다니면서 몸을 움직여야 하루가 행복합니다. 전형적인 마르타 스타일입니다. 공동체의 유지와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깊이 있는 관상 생활이 어울립니다. 하느님과의 통교가 너무 감미로워 묵상 시간이 끝나면 일상적인 활동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싫을 정도로 영성 생활에 심취합니다. 성체 앞에 앉아있으면 그저 만사 오케이입니다. 기도하고 있으면 그게 가장 큰 기쁨이요 보람입니다. 전형적인 마리아 스타일입니다.

 

교회 공동체를 위해,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복음적 삶을 살아가기 위해 둘은 항상 같이 다녀야 합니다. 서로 적대관계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 상승작용을 해야 합니다.

 

한 신앙인 안에서도 관상과 이웃 사랑의 실천은 마치 두 개의 톱니바퀴같이 어울려야 하며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해와 비가 하늘에서 서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둘 다 같은 시간에 하늘을 독차지하고 싶었습니다. 서로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기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동시에 햇볕 또한 쨍쨍 내리쬐었습니다.

 

그 덕분에 하늘 이편에서 저편까지 아름다운 무지개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때로는 불화나 대립이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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