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5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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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구원이란? 진정으로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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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10:20 ㅣ No.192299

 

인적이 드문 시골에 살다 보니 특별한 일을 겪습니다. 더 이상 키우기 힘들어진 반려견을 이곳에 버려두고 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민가도 없는 허허벌판 한가운데 유기하고 떠나고 나면, 강아지는 비바람을 피할 곳도 없는 들판을 정처 없이 돌아다닙니다. 차량이 지나갈 때 마다 혹시라도 주인이 다시왔나 싶어, 다가와 확인합니다.

 

난데없이 닥친 날벼락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친구들의 가련한 모습을 보면서, 대체 어떤 사람이 저런 몹쓸 짓을 했나 분노도 치밀지만, 우선 안쓰럽고 딱하고 짠한 마음에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골수에 사무치는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혹독한 시련 앞에서 피 눈물 흘리는 분들을 뵈면 제 마음도 함께 미어지고 애간장이 타들어 가는 느낌입니다.

 

한갓 인간의 마음도 이럴진 데 우리 인간을 향한 사랑과 자비, 연민과 측은지심으로 가득한 하느님의 마음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자비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예수님 자신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비란? 한 마디로 너의 고통이 곧 내 고통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결국 자비롭다는 것은 너의 슬픔이 곧 내 슬픔이요, 네가 눈물 흘릴 때 나도 눈물흘리는 것입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 딱 그러하셨습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을 절대 외면하지 못하시는 분, 우리의 깊은 상처에 저절로 손길이 가시는 분, 우리가 눈물 흘릴 때, 저절로 손수건을 꺼내시는 분이 바로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과연 어떤 곳일까요? 여러 이론과 상상을 동원해 다양하게 정의 내릴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할 때 그곳은 더 이상 고통이나 눈물, 울부짖음이나 상처가 존재하지 않는 곳, 우리의 모든 결핍과 아쉬움, 죄와 죽음이 모두 하느님의 한없는 자비와 뜨거운 사랑 앞에 순식간에 녹아 사라져버리는 곳, 우리의 오랜 병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치유되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현존 그 자체로, 당신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에너지로 환자들을 치유시킴을 통해 그토록 은혜롭고 축복된 하느님 나라의 한 실상을 미리 잘 보여주셨습니다.

 

기적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능력이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잘 드러내는 것입니다. 공생활 기간 내내 예수님께서는 끝도 보이지 않게 늘어섰던 불치병 환자들의 행렬들과 마주서셨습니다. 조금도 귀찮은 내색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오랜 병고를 말끔히 치유시킴을 통해 하느님의 능력과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잘 보여주신 것입니다.

 

구원이란 무엇이겠습니까? 한 인간이 더 이상 행복해할 수 없는 상태가 구원이 아닐까요? 그 상태는 아마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 인간의 구원은 사랑이신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 자비하신 하느님 품 안에 머무는 것, 그분 큰 사랑 안에 푹 잠기는 것, 그래서 하느님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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