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6일 (수)
(녹)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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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 신부 님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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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nelia2] 쪽지 캡슐

13:29 ㅣ No.191452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마태 23,27-32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서의 소명을 어떤 식으로 살아왔으며 또 왜 그렇게 살았는지를 테살로니카 교회 신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저를 포함한 가톨릭 교회의 신부들은 ‘사제직’만 수행하면 됩니다. 엄청 넉넉하지는 않지만 혼자 지내기에 충분한 만큼의 재정적 지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세속적인 걱정에 휘둘리지 말고 온전히 ‘착한 목자’로 사는 데에만 집중하라는 교회와 신자분들의 배려이지요. 그런데 바오로 사도는 그런 최소한의 도움조차 받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바쁘고 힘들게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도 신자들에게 작은 민폐도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누구에게도 양식을 거저 얻어먹으려고 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밥값’을 하며 살려고 했고, 사도로 사는데에 필요한 재정적인 부분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쉬는 시간을 쪼개 천막 짜는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말 뿐만 아니라 삶으로도 예수 그리스도를 담고 또 닮고자 했기에, 그를 보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모범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시는 이유는 그들이 바오로 사도처럼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종교 지도자라는 특별한 지위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 지위에 합당한 모습으로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율법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고 이끌어야 할 ‘모세의 자리’에 앉아있는 책임자로써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 망정, 스스로 내뱉은 말조차 실행하지 않는 안일함과 나태함으로, 거룩한 척 의로운 척 하는 겉모습과 탐욕으로 가득찬 속마음이 확연히 대비되는 위선적인 모습으로 오히려 보는 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악표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의 모습이 ‘회 칠한 무덤’같다고 하십니다. 하얗게 회를 칠하여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무덤인지 모르는 이들이 그것을 생각없이 만졌다가 율법적으로 부정해지는 것처럼, 거룩하고 의롭게 보이는 그들의 겉모습이 ‘위선’인 줄 모르는 이들이 그들의 행실을 생각없이 따라하다가 죄를 지어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만 거룩한 척 의로운 척 하는 이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 ‘나라면 안그랬을텐데…’입니다. 그런 모습이 오늘 예수님으로부터 비판받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서 고스란히 드러나지요. 그들은 억울하게 죽은 예언자들과 의인들을 기리며 그들을 위해 무덤을 꾸밉니다. 물론 그런 행동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이의 실수나 잘못을 거울삼아 자기 내면을 돌아보고 가꾸는 사람은 남을 탓하거나 깎아내리지 않습니다. 저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들에게 자기 내면을 돌아볼 의지가 없다는 뜻이며, 남의 잘못을 통해 자신의 상대적인 거룩함과 의로움을 과시하려는 속셈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그래서는 자기 안에 더 큰 죄만 잔뜩 쌓게 될 뿐이지요. 그러니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을 보면 먼저 그를 통해 나를 돌아보며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 잘못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그렇게 변화된 내 모습을 통해 다른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겠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복음선포의 소명’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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