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6일 (수)
(녹)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양승국 신부님_돌직구를 날리시는 예수님!

스크랩 인쇄

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09:53 ㅣ No.191447

 

 

로마 제국의 식민지 통치 방식은 독특했습니다. 워낙 넓은 지역을 관할하다보니 그런 스타일로 가게 된 것 같습니다. 비록 점령을 했더라도, 그 나라의 왕에게 제한된 권력을 위임하고, 대신 총독과 군인들을 파견하여 보고도 하고 세금도 상납하게 하는 그런 방식이었습니다.

 

애매하고 어정쩡한 위치의 유다 왕 주변에는 당시 어깨 힘 좀 주던 사람들이 나름 세를 과시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인물들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식민 통치하에서 고통 당하고 있는 백성들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어딜 가나 치렁치렁 거추장스러운 옷을 입고 다니면서 거들먹거리고, 길게 길게 가르치려고 하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 등쳐먹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그들을 향한 예수님의 말씀이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마태 23,27)

 

보십시오. 듣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예수님의 직언은 강도가 너 센 나머지 이가 바득바득 갈리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피가 머리로 솟구칠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로 예수님의 말씀은 적당히가 아닙니다. 애둘러 표현하지도 않습니다. 곧바로 돌직구를 날리십니다.

 

그들의 악행을 잘 알고 있었던 백성들 입장에서는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한 말씀이겠지만, 당사자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입장에서는 분노가 하늘을 찌르게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통해 당신의 죽음을 자초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 말 듣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예수님의 내면에는 하느님 아버지의 의로움을 추구하려는 거룩한 분노로 가득했습니다. 평소 그렇게 따뜻하고 다정하시던 모습, 나긋나긋한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시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이토록 독설을 퍼붓는 배경에 무엇이 있었을까, 묵상해봅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지니고 있었던 거짓 신앙 때문이었습니다. 거짓 신앙은 흔히 겉과 속이 완전 다른 이중성과 위선으로 표현됩니다. 정성과 마음이 사라진 형식적인 예배로 이어집니다. 그들이 아무리 지극정성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기도를 올리고 예배를 드린다 하더라고, 그 모든 행위들은 공염불과 같습니다.

 

그들이 당시 보였던 악행과 이중성과 형식주의가 얼마나 강했으면, 그것을 보신 예수님께서 ‘회칠한 무덤’이란 표현까지 사용하셨습니다. 유다인들의 무덤은 우리처럼 봉분이나 평장이 아니라 동굴식이었습니다.

 

라자로의 장례식 때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굴을 파서 시신을 넣고 입구는 돌로 막는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덤의 입구에는 식별 차원에서 하얀 회칠을 합니다. 겉은 새하얗지만, 내부는 죽은이들의 뼈와 살로 가득한 무덤, 바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내면이요 영혼과도 같았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내면, 우리의 정신, 우리의 마음 속은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7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