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4일 (금)
(녹)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말씀을 듣고 깨닫는 사람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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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이 작고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큰 은총이요 축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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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6-07-23 ㅣ No.190756

전쟁이 계속되는 선교지에서 살얼음판 같은 하루 하루를 걷고 있는 형제들이 보내오는 소식을 종종 듣습니다.

반군에 체포되어 마치 예수님처럼 옷벗김을 당하고, 무릎꿇리고, 침뱉음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습니다.
구사일생으로 풀려났지만, 그때 겪은 고통이 평생 지우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아 힘겹게 살아갑니다. 
 
가까운 우리 주변에서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이웃들이 부지기수입니다.
피정 센터에서 사목하다보니 그런 분들을 자주 만나고 가끔 슬픈 소식도 전해듣습니다.
급격한 압축 경제 성장 뒤에 드리워진 그늘이 너무 짙습니다. 
 
극단적 물질만능주의, 세속주의의 여파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부와 성공, 첨단 매체와 기기들이 주인공이 되고 인간은 점점 소외되어 외곽으로 밀려납니다.
생활을 안락하고 편리해졌지만, 여기저기 죽음의 문화가 은근슬쩍 우리 주변에 또아리를 틀고 유혹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마음이 여린 양들입니다. 혹독한 현실을 견디다 못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선택합니다.
남아있는 가족들은 무슨 죄입니까?
한도 끝도 없는 죄책감과 우울감에 시달리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때로 의문을 지니게 됩니다.
사랑의 하느님이시라면서?
우리를 향한 자비와 측은지심으로 똘똘 뭉쳐진 하느님이시라면서?
하느님이 계시다면, 어찌 이리 참혹한 고통을 허락하시나요? 무어라 할 말을 잊습니다. 
 
그분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 어찌 보면 너무나 작은 것이어서 안타깝습니다.
딱 한 달만 시간을 뒤로 되돌이킬 수 있다면. 딱 한 번만 그 사랑스러운 모습 볼수 있다면,
그 다정한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그러면서 저는 평범한 우리가 누리고 있는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 작고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것인지를 말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 일과를 끝내고 식탁에 둘러 앉아 이런저런 잡담을 해가며 오순도순 함께 식사하는 것, 얼마나 큰 축복이고 은총인지 말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정말이지 정곡을 찌르는 한 말씀을 우리에게 건네고 계십니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듣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니 저도 제대로 보지 못하며 살아왔습니다.
내가 얼마나 큰 주님 축복 속에 살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큰 인내심을 가지고 나를 참아주시고, 끝도없는 자비와 용서를 베풀고 계시는지를 말입니다. 
 
우리가 엮어가고 있는 이 지상 생애가 엄청 긴것 같지만, 주님 눈으로 보면 한 바탕 꿈이요,
하루살이같이 덧없고 짧은 인생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내가 비록 나약하고 부족하지만, 그래도 내가 주님께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를
보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천천히 돌아보면 사방이 축복거리요 감사거리 투성이인데, 그것 역시 보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 말씀처럼 마음이 무뎌져서 그렇습니다.
무뎌지다는 말은 둔감해지다, 무덤덤해지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초심을 잃어버리다, 긴장이 풀리고 생기와 활력이 사라지다는 말입니다. 
 
무뎌진 조리용 칼을 정기적으로 갈아주듯이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가끔 갈고 벼려주어야 하겠습니다.

육적이고 인간적인 시선에서 영적인 시선, 주님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이웃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고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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