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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간 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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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봄은 왔지만, 그 봄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4년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봄이 왔지만, 그 봄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에도 봄은 왔지만, 그 봄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부활불사부활(復活不似復活)’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해마다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기뻐하지만, 눈으로 직접 보아야만 믿겠다고 했던 토마스처럼 어쩌면 우리도 세상의 것들에 눈이 가려져서 주님 부활의 기쁨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평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평화는 언제나 인류의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평화는 항상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시대에는 힘으로 유지된 평화가 있었고, 어떤 시대에는 제도와 질서에 의해 유지된 평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교와 철학은 또 다른 평화를 이야기해 왔습니다. 인류 문명의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보면 세 가지 평화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Pax Romana, Pax Americana, 그리고 Pax Christi입니다. 먼저 Pax Romana, 로마의 평화입니다. 고대 로마 제국은 약 200년 동안 지중해 세계에 비교적 안정된 질서를 만들어 냈습니다. 로마의 군사력과 행정 체계는 광대한 지역을 통합했고, 도로와 항구는 상업과 문화 교류를 촉진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이 시기를 Pax Romana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 평화는 군사력과 제국의 권위에 의해 유지된 평화였습니다. 힘이 약해지자, 제국의 질서도 서서히 무너졌습니다. 그럼에도 Pax Romana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남겼습니다. 로마의 도로와 언어, 행정 체계는 지중해 세계를 하나로 연결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격언도 있습니다. 바로 그 시대에 그리스도교 복음이 널리 전파될 수 있었습니다.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군사력으로 유지된 제국의 평화 속에서 사랑과 자비의 복음이 세상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로마의 제도와 문화가 그리스도교의 사랑과 자비를 만나면서 중세 천년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다음 시대에 등장한 질서는 Pax Americana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새로운 국제 질서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협력 체제와 세계 경제 질서가 형성되었습니다. 유엔이 창설되었고 국제 무역과 금융 체계가 만들어졌습니다.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은 이 질서를 유지하는 중심 역할을 했습니다. 냉전이 끝난 이후 약 30년 동안 세계는 비교적 안정된 시기를 경험했습니다. 세계화가 확산하였고 정보 혁명이 이루어졌습니다. 인류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 긴 평화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이 평화 역시 완전한 평화는 아니었습니다. 국제 질서는 여전히 힘의 균형 위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다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강대국 간 경쟁이 다시 나타나고 국제 질서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또 한 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에 강대국은 힘으로 약소국을 식민지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세계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비극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봄은 왔지만, 아직 그 봄을 느끼지 못하는 시대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주님의 부활은 왔지만, 그 부활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시대가 시작되려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부활은 단순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소생의 차원이 아닙니다. 부활은 물과 성령으로 새로이 태어나는 것입니다. 세상의 것을 추구하였다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절망과 슬픔 속에 있었다면 희망과 기쁨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들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의 종들이 주님의 말씀을 아주 담대히 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그렇게 할 때, 주님께서는 손을 뻗으시어 병자들을 고치시고, 주님의 거룩한 종 예수님의 이름으로 표징과 이적들이 일어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를 마치자,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이 흔들리면서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였다.” 그렇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담대하게 선포하는 것, 예수님의 이름으로 표징과 이적들을 일어나게 하는 것, 병자들을 고쳐주는 것이 부활 신앙입니다. 교회는 언제나 가난한 이들의 아픔에 함께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부활의 삶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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