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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묵상 : 손자가 할머니 하늘나라 가시는 길에 올리는 추모곡을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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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하나를 봤습니다. 고3 손자입니다. 할머니 영정 앞에서 할머니를 위해 할머니께서 병원에 계실 때 잘 불러드린 노래였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그 영상에 댓글로 직접 손주라고 하면서 간단한 언급을 했습니다. 이 손자가 노래도 잘 불렀습니다. 제가 손자의 할머니라면 그 영혼은 참으로 기뻤을 겁니다. 종교와 신앙을 떠나서 그럴 겁니다. 가슴에 뜨거운 전류가 흐르는 듯했습니다. 저는 할머니께서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사셨는지는 잘 모릅니다. 손자가 할머니를 위해 불러드리는 이 추모곡 하나만으로도 할머니는 정말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다가 가시는 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할머니는 기뻐하시면서도 또한 눈물을 흘리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할머니의 피가 흐르는 손자를 위해서도 하늘나라에서 손자가 잘 되기를 눈물로 응원하실 것 같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서 같이 묵상을 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우리도 이 세상을 그리 먼 시간이 아닌 시간이 되면 떠날 날이 올 것입니다. 한국 가톨릭에만 있는 유일한 전통이 있습니다. 바로 연도입니다. 연도는 하느님을 믿고 떠나는 영혼을 위해 곡조 있는 운율로 그 영혼을 하느님 품에 잘 가실 수 있도록 노래로 하늘나라까지 수 놓는 길과도 같습니다. 저는 가톨릭으로 개종 후에 아마 근 15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제가 영세 받은 본당에서 일어난 장례에 대해 연도는 거의 빠지지 않았고 장례미사는 몇 번 정도만 참례를 하지 않을 정도로 다 챙겼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제가 공동체를 위해 남에게 어떤 열심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건 추호도 없습니다. 냉정하고 정확하게 말하면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 영혼을 위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우리가 연옥영혼을 위해 기도를 하는 게 그 영혼이 우리의 기도로 연옥을 벗어나면 그 영혼 또한 천국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처럼 제가 빌어드린 그 영혼이 또한 먼 훗날 제가 이 세상을 떠날 때 하느님께 제 영혼을 위해 빌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기브앤테이크 개념보다는 서로 윈윈하는 개념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영세를 받은 본당을 떠나 있어도 협조단원으로 있으려고 한 이유는 그래야 톡으로 본당 장례 소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영세를 받은 본당의 상황을 보며 우리 한번 생각해보야 할 게 있습니다. 14년 전만 해도 연도가 쁘레시디움 별로 계속 조별로 이어졌는데 이젠 어느 순간부터 연도가 확 줄어들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변화인 것입니다. 또 초기에는 긴 연도를 많이 했습니다. 정말 어쩌다가 시간상 애매할 때 짧은 연도를 하는 경우는 있었는데 이것 또한 언제부터 그냥 짧은 연도를 하는 게 공식 아닌 공식화가 됐습니다. 이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시대의 변화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긴 연도를 하면 40분 이상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어쩌면 편의상 짧은 연도를 하는 건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양보를 한다고 해도 만약 역으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는 입장이 됐을 때 말입니다.
한번 상상해봅시다. 지금은 아직 이 세상에 죽은 영혼인 상태로 조문을 오는 사람들이 기도를 하려고 하는데 선택하는 모습을 본다고 합시다. 짧은 연도를 할까 긴 연도를 할까 하고 말입니다. 그때 그 영혼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게 될까요? 내 영혼을 위해 긴 연도를 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 겁니다. 근데 그때 문상 온 교우들이 "짧은 연도 62 페이지 하겠습니다." 하고 말한다면 그 영혼은 참으로 슬플 것입니다. 긴 연도를 해 줘야 자기 영혼이 하늘나라 가는 데 노자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때 그 영혼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습니다.
나는 살아서 본당 교우들이 상이 났을 때 얼마나 연도에 참석했고 또 그들이 하느님께 돌아갈 때 장례미사를 얼마나 참석해 기도를 해 주었는가 하고 되돌아보니 자신도 그렇게 그들에게 긴 연도를 해 주기를 바랄 처지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도 역시 살아생전에 열심히 연도를 하거나 장례미사를 참석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제가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말씀드린 것입니다. 한번 묵상해보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이처럼 우리도 영원히 이 세상에 있게 될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잠시 이 세상에 소풍 왔다 다시 떠나는 손님과 같습니다. 그때 우리가 가야 할 목적지를 잘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평소 우리 이웃들에게 연도로 기도의 씨앗을 잘 뿌려놓아야 뿌린 씨앗이 다시 우리의 영혼을 위해 기도로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가능하면, 가급적이면 본당 공동체에 연도가 발생하면 빠지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 영혼을 위한 것도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영혼을 위한 투자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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