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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성모성지 이상각 신부님 - 성 토요일, 침묵의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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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토요일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날이지만, 바로 그 침묵 속에서 성모님은 믿음과 희망으로 깨어 계셨습니다.
묵주를 손에 쥐고 침묵 속에 깨어 계신 어머니
성 토요일은 침묵입니다.
성 금요일의 십자가는 지나갔고, 부활의 기쁨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말도 멈추고, 움직임도 멈추고, 모든 것이 조용히 가라앉는 시간이 있습니다.
성 토요일은 바로 그 침묵의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무덤에 계십니다. 돌문은 닫혀 있습니다. 제자들은 흩어졌고, 여인들은 말을 잃었고,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느님마저 침묵하시는 것 같은 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침묵 속에 깨어 계신 분이 계셨습니다.
오직 한 분, 성모님이십니다.
아들을 무덤에 모셔 드리고 돌아온 그 밤, 성모님께서는 어떤 마음이셨을까요.
품에 안았던 아들을 이제 무덤에 모셔 드리고 돌아오셔야 했습니다. 그 아픔이 얼마나 깊었겠습니까.
말로 다 할 수 없는 슬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 아무도 대신 짊어져 줄 수 없는 어머니의 아픔이 그분 마음에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그 슬픔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여도 하느님의 약속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간에도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침묵 속에 머무르셨습니다.
말씀하지 않으시고, 설명하지 않으시고, 울부짖지 않으시고, 그저 하느님 앞에 조용히 머무르셨습니다.
느껴지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설명할 수 없어도,
성모님은 하느님을 신뢰하며 믿음과 희망으로 깨어 계셨습니다.
성토요일은 그래서 단지 슬픔의 날만이 아닙니다.
믿음의 날입니다. 희망의 날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도 하느님을 놓지 않는 날입니다.
우리는 흔히 믿음은 빛이 보일 때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은 길이 보일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토요일은 그 반대를 가르쳐 줍니다.
빛이 보이지 않아도 믿는 것, 길이 보이지 않아도 기다리는 것, 아무 소식이 없어도 하느님을 신뢰하는 것.
그것이 성토요일의 믿음입니다.
그리고 성모님은 바로 그 믿음으로 침묵 속에 깨어 계셨습니다.
어쩌면 우리 삶에도 성토요일 같은 시간이 있습니다.
기도해도 아무 응답이 없는 것 같은 시간, 하느님이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 마음이 무겁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것 같은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쉽게 지치고, 쉽게 흔들리고, 쉽게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성토요일의 성모님은 우리에게 조용히 가르쳐 주십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느님이 일하고 계시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침묵은 하느님이 떠나신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가장 깊이 일하시는 시간이라고.
무덤이 닫혀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그래서 성 토요일은 견디는 믿음을 배우는 날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억지로 답을 만들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하느님을 신뢰하며 깨어 머무르는 법을 배우는 날입니다.
성모님은 그 침묵 속에서 믿음으로 깨어 계셨고, 희망으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성 토요일은 성모님의 날이기도 합니다.
십자가 아래에 끝까지 계셨고, 무덤 앞의 침묵 속에서도 하느님을 놓지 않으셨던 그분.
그 믿음과 희망으로 부활의 새벽을 가장 먼저 품고 계셨던 분.
그래서 오늘 우리도 성모님 곁에 조용히 머물며 이렇게 기도하고 싶습니다.
성모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간에도 하느님을 신뢰하게 하여 주십시오.
아무 응답이 들리지 않는 침묵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무너진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희망을 놓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성 토요일의 성모님처럼 저도 믿음과 희망으로 조용히 깨어 있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성 토요일은 침묵입니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 깨어 계신 분은 성모님이십니다.
위의 글은 이상각 신부님의 블로그 글입니다. [출처] 성 토요일, 침묵의 어머니|남양성모성지 이상각 신부 블로그https://blog.naver.com/rsony4u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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