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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 마태오신부님(빠다킹신부님) 4월 4일 부활 성야 성토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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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4일 성토요일
저는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믿습니다. 말이 안 되는 생각이었어도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험을 자주 겪었기 때문입니다. 신학생 때, 제게 있어 말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울렁증도 심했고, 사람들 앞에만 서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일이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남들 앞에 서서 주님의 기쁜 소식을 잘 전하고 싶었고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앞에 서서 말하게 될 때, 늘 이렇게 되뇌었습니다.
‘나는 최고의 강사이다’, ‘이 자리에서 내가 제일 말을 잘한다.’ 부족함이 많았지만, 점점 나아지는 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당시에 저를 아는 친구들이 “사실 네가 말을 잘 못하잖아.”라고 할 때가 많았습니다. 충분히 인정할 말이었고, 그래서 말하는 것을 멈추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꿋꿋하게 스스로 믿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디 가서 말 못 한다는 소리는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못 해”라는 말은 한계를 주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 말을 내뱉는 순간, 그 자리에서 멈추게 됩니다. 하지만 ‘최고, 제일’ 등의 말은 한계가 없어서 계속 노력하게 됩니다. 계속 나아지는 나를 만날 수 있게 해 줍니다.
한계 없는 주님께서 우리 편이십니다. 지금의 ‘나’ 이상의 것을 주고 싶어 하시는데, 마음을 열지 못해서 주님의 일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성토요일은 성목요일의 뜨거운 사랑, 성금요일의 처절한 십자가 죽음이 지나간 후 찾아온 침묵의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미사나 예식도 거행되지 않으며, 제대는 텅 비어 있고, 감실은 열려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혀 계신 이 빈자리의 시간을 묵상하는 날입니다.
제자들은 이 토요일에 모든 희망이 무너져 내린 절망과 혼돈의 하루를 보내야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을 사는 우리 역시 같은 시간을 맞이합니다. 간절하게 기도했지만, 하느님께서 전혀 응답하시지 않는 것 같은 하느님 부재의 경험입니다. 무덤 속에 갇혀 도무지 빛이 보이지 않는 고통과 시련의 시간, 상실과 아픔의 시간 등에 우리는 제자들처럼 철저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제자들처럼 포기하고 좌절하려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무덤 안에서 쉬고 계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덤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우리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성토요일의 침묵을 깨고 부활하십니다.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 되시어 큰 기쁨으로 다가오십니다. 그래서 주님 안에서 커다란 희망을 간직해야 합니다. 자기의 한계라고 할 수 있는 무덤을 열고 세상 안에서 힘차게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단지 죽은 물고기들만이 물결을 따라 흘러간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마라(맬컴 머거리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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