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일 (목)
(자) 성주간 목요일 - 성유 축성 미사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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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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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6-03-31 ㅣ No.188816

[성주간 화요일] 요한 13,21ㄴ-33.36-38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반대자들의 손에 붙잡히시기 전 날 밤,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함께 하시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유다가 당신을 배반할 것을 이미 다 알고 계셨지요.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를 지목해서 비난하거나, 그가 당신을 배신하지 못하도록 억지로 막지 않으십니다. 한 번 돌아선 마음은 스스로 되돌리지 않는 한 누가 억지로 바꿀 수 있는게 아님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시듯, 예수님도 우리가 스스로의 자유로운 의지와 결단으로 당신 뜻을 받아들이고 따르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있던 이들 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당신을 배신할 거라는 사실만 언급하실 뿐, 그게 정확히 ‘누구’인지는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유다에게 마지막으로 마음을 바꾸어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즉 회개할 기회를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 고집과 욕망에 사로잡혀서 잘못된 길을 고집합니다. 주님께서 비춰주시는 진리의 빛, 구원의 빛을 향해 나아가지 않고, 캄캄한 죄의 어둠 속으로 나아갑니다.

 

그런 유다의 모습에 가뜩이나 산란했던 마음이 더 착잡해지려는 순간, 이번에는 당신이 ‘수제자’로 뽑으신 베드로에게서 미성숙한 모습이 보입니다. 주님 앞에 놓인 고통과 시련이 얼마나 큰 지 가늠조차 못하면서, 그분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괴로운 죽음을 맞으실 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약한 존재인지를 망각한 채로,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겁니다.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게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바로 그런 ‘영적 교만’이지요. 자신의 부족함과 약함을 잘 모르기에 자기 앞에 놓인 고통과 시련을 온전히 마주할 준비, 그렇게 마주하여 극복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태로 세상의 거센 풍랑에 휩쓸리면 주님을 굳게 믿고 그분께 자신을 온전히 의탁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깊은 두려움과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되지요.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마음은 간절하나 영적이고 육적인 몸의 상태가 따라주지 못하기에, 의도치 않게 주님을 배신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주님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그분 뒤를 충실히 따를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는 생략되었는데, 예수님은 그 비결로 ‘사랑’을 제시하십니다. 단순히 ‘사랑한다’라는 듣기 좋은 말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미워하거나 다투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는 ‘뻔한 말씀’을 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당신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조건 없이, 제한 없이, 차별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후회가 남지 않도록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사도 바오로가 말하는 것처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게” 되기에, 내가 이웃 형제 안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와 완전히 하나 되기에, 그분을 배신할 일도, 그분의 사랑에서 떨어져 나올 일도 없는 겁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나에게 베풀어주신 그 큰 사랑을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웃 형제를 힘껏 사랑해야겠습니다. 그 사랑의 힘으로 하루 하루를 기쁘게 살아가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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