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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 있는 평신도의 은총인 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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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는 주임신부에게 순명해야 합니다. 저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교회법, 신자의 의무와 권리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자기의 고유한 책임을 의식하여 거룩한 목자들이 그리스도를 대표하느니만큼 신앙의 스승들로서 선언하거나 교회의 영도자들로서 정하는 것을 그리스도교적 순명으로 따라야 한다."
순명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순명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에는 분별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제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주임신부의 어떤 조치에 반발하여, 마음속으로 비난하다가 고해를 보고 이후에 신부님께 따로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설명을 듣고 순명했다고 착각했습니다. 실은 올바른 순명이 아니었던 겁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설득하면 순순히 따르겠다는 마음으로 말미암은 교만이었습니다.
인간적인 나의 뜻을 내려놓고,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순종하는 것이지 개인의 납득 여부와 순명은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사제 아무개의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임을 안다면 나를 설득해야만 받아들이겠다는 어리석은 마음은 갖지 않게 됩니다. 그분은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십시오. 예수님은 설명하지 않으실 때도 부지기수입니다.
과연 순명은 단순히 말을 잘 듣는 것과 다른 개념입니다.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게 아니라 자유의지로 능동적 태도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분별력이 없는 이들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순명하는 이를 줏대 없는 무기력한 사람으로 취급하고 자기네들은 똑똑하며 심지어 분별력이 있어서 순명을 할지, 하지 않을지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착각까지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은 본당에서 사제에 대한 원색적 비난(1코린 9,3-4.12)을 하고 다니며 나쁜 영향력을 끼치고 믿음이 부족한 신자들을 혼란스럽게 할뿐더러 더 나아가 신앙을 무너뜨리는데(1코린 8,10-11.9) 일조합니다. 코린토 교회에서 일어났던 일이 지금도 그대로 일어납니다.
나를 심판하는 자들에게 나는 이렇게 변론합니다. 우리는 먹고 마실 권리가 없다는 말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의 복음에 어떠한 지장도 주지 않으려고 모든 것을 견디어 내고 있습니다. (1 코린 9,3-4.12)
지식이 있다는 그대가 우상의 신전에 앉아 먹는 것을 누가 본다면, 그의 약한 양심도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을 먹을 수 있게끔 용기를 얻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약한 그 사람은 그대의 지식 때문에 멸망하게 됩니다. 이 자유가 믿음이 약한 이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1 코린 8,10-11.9)
영적 필요에 의한 청원이 아닌 원색적 비난을 하는 것은 입으로 죄짓는 일이며, 듣는 사람도 죄를 짓게 만듭니다. 그리고 듣는 사람이 상황을 저지하지 않을 경우 비난을 하는 자의 입 닫게 하지 못한 죄로 일정정도의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스스로 죄짓는 것도 부족해서 타인도 끌어들여 죄짓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모든 걸 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사제는 본당 신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런 사제를 경계하게 됩니다. 목자라면 본당에서 자기 한 몸 편하게 있다가 떠나는 게 아닌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열심한 사목을 해야 합니다. 설령 그로 인해 본당 신자들에게 박해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저희 신부님의 경우 그러한 박해를 은총으로 생각하십니다. 인간의 뜻에 맞추어 살랑살랑 비위를 맞추고, 인간적인 영광을 받기보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그분께 영광을 받길 선택하셨기 때문입니다.
어느 평신도가 사제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다수의 평신도는 해당 사항이 없긴 합니다) 순명하지 못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사제보다 더 많이 알든, 더 뛰어나든 중요한 건 우리는 사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지금과 같은 분별력을 갖추지 못하여 순명하지 못했을 때는 제 뜻이 하느님의 뜻보다 더 옳다고 여길 정도로 마음이 완고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기꺼이 주시려고 하는 순명의 은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분별력을 갖추게 되었을 때 억지로 따르는 게 아닌 적극적인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순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밤 중에도 그게 얼마나 큰 은총인지 눈물이 납니다.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시고, 순명이라는 의로움의 열매를 주시는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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