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7일 (화)
(자) 사순 제4주간 화요일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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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신부님_우리의 모든 성장은 순종의 믿음으로 일으키는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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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6-03-16 ㅣ No.188534

 오늘은 사순 제4주간 월요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아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왕실 관리 한 사람을 만납니다. 그는 처음엔 예수님께 "내려오셔서 제 아이를 고쳐 주십시오"라고 청합니다. 즉, 자신의 '치료 시나리오'를 가지고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가려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계획을 단칼에 거부하시며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요한 4,50)

여기서 기적이 일어납니다. 관리는 자기 고집을 꺾고 "그 말씀을 믿고 떠나갔습니다." 자신의 내비게이션을 끄고 주님의 경로를 무작정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 결과는 아들의 치유뿐만 아니라 '온 집안의 구원'이었습니다. 

 

성장은 '나'의 능력이 아니라 '타자'의 믿음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태어나서 걷고, 말하고, 글을 읽는 것까지 사실 그 어느 것 하나 우리 스스로의 능력으로 성취한 것이 없습니다. 아기가 네 발로 기다가 두 발로 일어서는 것은 "너는 인간이다. 그러니 일어설 수 있다"라는 부모의 절대적인 믿음과 그 모델을 무작정 수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기적'입니다. 성장은 내 이성을 뛰어넘는 순종을 통하여 기적을 체험하는 삶의 연속입니다.

저 역시 사제가 되려는 마음을 가지기 전에는 나의 행복을 위한 장대한 꿈과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사.시.’를 읽으니 그저 ‘순종하라!’였습니다. 그 길로 순종을 선택했을 때, 후회 없는 삶이 이어졌습니다. 제 주위에 믿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성장은 이렇게 계속됩니다. 

왜 하느님은 순종으로 성장하도록 인간을 만드셨을까요? 순종으로 성장할 필요가 없는 존재는 오직 처음부터 완전한 신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인간이 저절로 존재하는 존재가 아닌 이상, 인간의 성장은 나보다 더 큰 힘과 지혜를 지닌 분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이뤄집니다. 

제가 테니스를 배울 때 정식으로 레슨을 받지 않고 제 마음대로 쳤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왔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테니스 자세의 지혜가 있습니다. 그것에 순종하지 않고서는 더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피조물입니다. 기적은 별 게 아닙니다. 그저 더 높은 수준의 분께 순종함으로써 나의 성장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기던 아이가 걷는 것은 벌써 기적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이 기적의 원리를 잊습니다. 다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니체처럼 '신은 죽었다'고 하며 스스로 성장하고 자기를 초워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니체의 말년을 보십시오. 그는 자신의 정신조차 통제하지 못한 채 비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성장은 인간의 유한성을 인정하며 더 큰 힘의 명령에 순종함을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전문가일수록 자기 감각보다 매뉴얼에 순종해야 합니다.

1999년 7월 16일,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이자 촉망받던 법조인이었던 존 F. 케네디 주니어는 경비행기를 직접 몰고 가다 대서양에 추락하여 사망했습니다. 사고 원인은 '공간 정위 상실'(Spatial Disorientation)이었습니다. 야간 비행 중 짙은 안개 속에 갇히자 그의 몸은 비행기가 수평이라고 느꼈지만, 실제로는 바다를 향해 급강하하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매뉴얼은 단호하게 가르칩니다. "당신의 몸이 느끼는 수평을 믿지 말고, 오직 계기판(말씀)의 수치를 믿으라." 하지만 그는 계기판이라는 말씀보다 자신의 감각이라는 생각을 믿었습니다. 비행기의 자세 지시계는 비행기가 기울어졌다고 경고하고 있었으나, 그는 자기 몸의 감각을 따라 조종간을 움직였습니다. 그 결과 비행기는 그대로 바다로 처박히고 말았습니다. 

자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교만은 자기만이 아닌 자녀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성장의 믿음을 제공할 기회마저 잊게 만듭니다. 농부처럼 겸손해져야 합니다. 

일본 아오모리현의 농부 기무라 아키노리 씨는 세계 최초로 무농약, 무비료 사과 재배에 성공한 인물입니다. 그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이 불가능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지식과 노력을 다 쏟아부었음에도 8년 동안 사과나무는 꽃조차 피우지 않았고, 그는 이웃들에게 '미친놈'이라 불리며 파산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절망 끝에 산에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려던 그는 잡초 속에서 스스로 자라나는 도토리나무를 보고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는 훗날 자신의 저서 『기적의 사과』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는 사과나무가 자라게 하는 주인이 아니라, 그저 사과나무를 돕는 시종일 뿐이었구나! 사과나무가 자라는 힘은 내 지식이 아니라 흙에 있었다." 그는 사과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게 사죄하며 하늘과 땅과 식물의 본성에 순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9년째 되던 해, 기적처럼 온 산이 하얀 사과꽃으로 덮였습니다. 그의 사과는 썰어두어도 수개월 동안 썩지 않고 그저 시들 뿐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녀에게 물려줄 가장 시급한 순종이 무엇일까요? 뭐니 뭐니 해도 저는 십일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십일조를 제가 내 보고 체험을 했고, 주위에도 많이 알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따라한 이들은 지금도 기적을 체험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 기적을 증언합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 시종들을 보십시오. 술이 떨어진 자리에 물을 채우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신 성모님의 말씀에 따라 무작정 순종했습니다. 그들이 자기 생각을 섞지 않고 물을 아구까지 채웠을 때, 물이 포도주가 되는 우주적인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성장은 내가 애써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힘에 나를 내어맡길 때 주어지는 기적의 선물입니다. 피조물은 다 이 법칙을 따라 성장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미 성장 과정에서 순종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입니다. 다 컸다고 그것이 끝나겠습니까? 우리는 죽기까지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면 죽기까지 순종해야 할 말씀을 찾아야 합니다.  

오늘 왕실 관리처럼, 우리가 말씀에 무작정 순종할 때, 우리는 단순히 계명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살리는 '실로암의 빛'이 됩니다. 이번 사순 시기, 내 생각의 조종간을 주님께 내어드리고 말씀의 경로대로 당당히 걸어가는 기적의 주인공들이 되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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